"이렇게 사람 대접 받아본 것은 생전 처음입니다!"라며 정체경락맛사지를 받은 60대 중반의 한 아주머니가 테이블에서 일어나며 눈물을 주루룩 흘리는 모습에 주위 사람들도 눈시울이 붉어지며 가슴속에서 뭔가 뭉클함을 느꼈다고 한다. 정체경락맛사지를 시술하는 경희대학생들은 자원봉사의 참 맛을 알게되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케된 땅 정읍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또 오세현교수 등 지도교수들도 강단에 서는 보람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황토현 동학축제 활인마당에 '동서의학의 만남'이라는 주제가 있는데 맡아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두어달 전 (사)정읍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기획위원으로부터 받았다. 어떤 내용이든 할 수 있다며 흔쾌히 대답했다. 당시 경복궁 역 서울매트로전시실에서 20일간 열린 만몽 김산호 역사회화전에서 일을 돕고 있을때였다. 간략한 설명을 듣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예산이 적다는 말을 들었지만 예산에 상관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몇 몇 선배들과 상의를 했더니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민중의술살리기 부산연합에 이 사실을 알리며 협조를 부탁했더니 서로 참가하겠다며 경쟁이 붙었다고 한다. 서울에서도 하루 수백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지인들도 동참하겠다고 했다. 인적자원은 넘쳐날 정도였다.
나는 서울에 온지 5년째다. 여러 경로를 거쳐 현재 '비누장사'라는 닉네임을 달고 다닌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비누라는 호평을 받는지라 누구를 만나든 당당하게 '비누장사'라 소개한다. 전라도 사투리는 떼어놓을래야 떼어놓을수가 없다. 서울에 첫 발을 내디뎠을때 고향 친구들은 전라도 사람 티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충고를 했다. 그러나 나는 누가 묻더라도 고향 정읍을 자랑스레 얘기했다. 웬일인지 건강사업과 관계 깊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또 명상 등 정신수련 관계자도 만난다. 때로는 도를 닦는다는 사람들도 만난다. 그들을 만날때마다 종종 묻는다. '정읍을 아십니까?'라며.
내 고향 정읍땅은 예로부터 신령한 기운이 깃들어 있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전국 어디를 뒤져보나 지명 앞에 '우물井'가 있는 곳은 없다. 井이라는 글자는 함부로 쓰지 못하는 모양이다. 우물은 곧 생명과 직결된다. 우물은 시작이며 항상 새롭다는 의미를 갖는다. 외침에 대항하며 썩은 부패관료에 맞선 정의로움의 시작도 정읍에서부터였다. 증산 강일순선생의 탄강은 신흥종교 500여개에 영향을 미쳐 지금도 해마다 수십여만명이 성지순례차 정읍땅을 찾는다. 400여년전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장군도 정읍현감을 거쳤다. 살펴보면 예로부터 나라의 어려움이 있을때마다 정읍땅에서 새로운 기운이 일어났다. 잘못을 바로잡고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위해 불현듯 일어선 성스러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 전국을 휩쓸고 다닌 동학농민군을 치료한 사람은 민중의술인이었다. 지금 우리는 FTA의 압력으로 의료시장도 개방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되어있다. 미국의 엄청난 의료사업은 국내 의료진에게 막강한 존재로 부각되어져있다. 또다시 나라의 어려움이 닥치고 있음을 누구나 실감한다. 이 상황에서 '동서의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는 아주 적절하다 생각한다. 따라서 황토현 동학축제의 총감독의 제안이라고 들었는데 아주 훌륭한 기획이라며 참여했던 의술인들의 칭찬이다.
사람과 사람을 소개할때 서로에게 이익이 있도록 해야만 한다. 자원봉사를 하는 전통의술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고향 사람들에게 어떻게 봉사를 해야할까?하는 고민을 해 보았다. 개막식때 민중의술 전국연합 이규정회장이 참석했다. 그리고 서울.경기연합을 제외한 전국 각 지회장이 참석했다. 그들은 숙소인 백학농원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단합대회를 간단히 했다. '우물井'자의 의미를 부여하며 정읍땅에서 시작하면 일머리가 잘 풀린다고 설명했었다. (사)한국정체대체의학협회 송자회장은 경희대학교에서 만들어지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공동체조직의 발대식을 담당 지도교수들과 함께 정읍땅에서 갖었다. 나는 좋은 일을 도모하는 일에 대해 정읍땅에서 시작하면 잘 풀어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강조한다.
'한글의 신비' '바람이어라'의 저자 금일권선생은 한글에 깃든 깊은 의미를 국내외 2천여명에게 교육시켜 세계로 진출하려는 뜻을 세우고 있다. 정읍땅을 처음으로 밟았다는 금일권선생은 정읍을 중요한 교육장소로 선택하겠다고 했다. 이번 행사로 인해 정읍땅을 처음 밟아보았다는 전국의 전통의술인들도 한결같이 정읍의 기운이 좋다며 입을 모았다. 내장산을 가보았으나 정읍은 처음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장산이 정읍의 땅인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60살이 넘은 사람들도 정읍땅을 처음 와봤다며 고맙다는 말을 했다.
삼성메디홀스에서 검진차량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행사장 진입이 어려워 포기했다. 잔디가 상할것을 염려한 전북도 공무원의 반대입장에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려 했으나 이미 빼곡히 들어선 차량을 정비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기때문이었다.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내 불찰이었다. 침,뜸,부항 등 수천여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의술은 역시 우리네 정서에 딱 맞는다는 것을 체감했다. 토요일 일찍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으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그쳤으나 날씨가 추워 오후 일찍 철수했다. 이런 날씨를 예상하지 못한 것 역시 불찰이었다. 일요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많은 시민들이 시술을 받았다. 마침 부스 앞에서 죽봉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거리가 가까와 시술받으러 온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침,뜸,부항,맛사지 등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무척 아쉬운 것은 사전에 읍면동사무소의 도움을 얻어 이 행사를 제대로 알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부항은 어느 가정이나 한두개씩은 갖고 있으나 사용법을 잘 몰라 먼지가 쌓여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항시술의 경력이 30여년 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사용법을 조금만 알아도 시골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기회가 되면 언제든 무료교육을 해주겠다며 (사)한국부항요법연구재단.학회장은 말한다. 또 침,뜸을 시술했던 전통의술인들 역시 자원봉사에 대해 동감의 뜻을 나타냈다. 한 평생 시골에서 고생하고 남은것은 팔,무릎,허리의 통증뿐이라는 것이다. 대략 80여명의 전통의술인이 900여명을 시술했다. 시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하루종일 침,뜸,부항을 시술하고나면 피로감이 증폭된다는 것을 생각치 못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일하도록 인원배정을 했어야 했다. &n! bsp; 그러나 피로감에 대! 해 누구 한사람 불만을 나타내지 않아 고맙고 미안하다.
서울,부산 등 전국에서 모인 전통의술인들이 황토현 동학축제에 참가한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 나 역시 인터넷 등 여러 경로로 알렸다. 축제장을 찾는 외지인들이 불편을 겪은 것 가운데 하나가 교통수단이었다. 셔틀버스가 시청앞에서는 20분 간격으로 운행되었지만 정작 외지인들이 첫 발을 내디디는 역,터미널에는 불편이 많았다고 한다. 전북도민들은 TV광고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외지인들은 황토현 동학축제에 대해 잘 몰랐다. 심지어 '황토현'이 어느 지역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황토현의 위치를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불편을 많이 겪었다. 시술을 받으러 왔던 외지인들도 하루 이틀 정읍에 머물며 축제장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행사가 여기 저기 분산되어 있어 혼란스럽다고 했다. 보고싶은 행사가 있다면 안내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나 역시 활인마당 부스에서 길 찾는! 사람들에게 부분적으로 ! 안내를 해 보았다. 진입로에서 행사장을 안내하는 책상이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교통안내를 맡은 자원봉사자들이 행사 안내 팜프렛을 나눠주며 안내를 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주차장 문제 역시 해마다 어려움이 많다. 내장산에 가면 경내버스가 운행하듯 행사장 인근에 넓은 주차장을 확보한 후 행사장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필요할 것이다. 해마다 지적을 받는 것 가운데 하나가 초청가수인데 사람을 모으기 위한 적절한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동학축제와 주제가 빗나간다. 이처럼 주제와 맞지않는 행사가 더러 있다는 시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더 나은 축제로 승화시켰으면 좋겠다. 황토체험마당은 황토현의 이미지와 잘 맞으며 어린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이다. 동학농민군 천도굿에 대해 외지인들은 볼거리에 의미를 두고 많이 찾았다고 한다. 감동받고 싶은 마음과 우리네 정서에 잘 맞다는 것이다. 죽봉전은 흥미로웠다고 한다.
활인마당을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다. 정형외과를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은 서울에서부터 서서히 바람이 일고있는 '동서의술의 협진'에 관심을 갖고 찾았다고 한다. 서양의술과 동양의술의 장점 그리고 좋은 건강식품과 농산물을 둘러보기 위함이었다. 분당의 한 피부미용 샵 운영자는 일본 무역상과 함께 왔다. 좋은 먹거리와 의료기기,전통의술인을 만나 일본에 수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에 유럽 등 53개국에 무도 아카데미를 갖고 계신 총재님을 만나뵈었다. 그리고 120여개 나라에 우리의 무예를 가르치는 총재님도 자주 뵙는다. 우리나라의 무농약농산물을 비롯 좋은 건강식품을 찾아 보급하는 일도 한다. 훌륭하신 분들이다.
정읍에서 '대장금축제'를 개최하면 좋겠다. 이번 행사를 마치고 주변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정읍땅은 쌀농사를 하기는 너무나도 아깝다는 말을 들었다. 약초재배에 적합한 땅이며 전세계로 수출하면 좋다는 말을 그동안 많이 들었다. 2년전 중국에서 열린 어떤 행사에서 우리의 약초를 선보여 매스컴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사실 여부를 떠나 대장금의 고향이 정읍 산내면 장금리라는 주장에 대해 의미부여의 필요성을 말한다. 어떤 행사든 행사에 촛점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부대적인 효과 즉 시너지효과의 증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1억원을 투자해서 10억원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얻게 된다면 성공한 것이다. 그 과정을 이뤄주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이라고 생각한다. 잘잘못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참고한다면 매년 발전하는 행사가 된다. 또 언론보도에 대해 행정 등 관계기관에서는 지나치?! ? 민감한 반응을 보여서! 안될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시켜 더욱 발전하도록 채찍질을 하는 역할을 언론에서 맡아야 한다.
의술인들은 한결같이 좋은 먹거리를 주장한다. 우선 질병을 치료하지만 치료하는 과정에서 무농약농산물,무항생제축산물 등 건강에 유익한 먹거리를 권하고 있다. 결국 먹거리가 건강에 직결된다는 것이다. 대장금축제를 한다면 좋은 땅을 갖은 정읍에서는 무농약,무항생제를 적극 권해야 한다. 무농약농산물을 생산했으나 판로가 없어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축제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결시키도록 해야한다. 약초재배 역시 그렇다. 참 좋은 약초는 아무리 가격이 높다해도 반드시 잘 팔린다. 국내시장만 봐서는 안된다. 가까운 일본이 있고 조금 멀리보면 유럽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전통의술인들에 대해 유럽시장 진출을 장담하기도 한다. 인맥을 통해 얼마든지 유럽시장 진출이 가능하고 나아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유럽 등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 물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의료관광을 온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여?! 퓽? 어렵다. !
금년에 새롭게 열린 황토현 동학축제는 행사장의 분산으로 혼란이 많았다는 등 비판의 소리도 없지않다. 이제 전체를 보는 시각과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더 나아가 시너지효과를 노린다면 분명 성공하는 축제가 될 것이다. 113년전 부패관료 및 무능한 정부에 맞서고 외침에 맞서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위해 순수한 열정으로 분연히 일어섰던 어른들의 음성을 들어보자. 그들이 진정 두눈 부릅뜨고 이 시대를 바라보는 것이 무엇일까?
하 재 성
(사)한국양명회 서무이사
(사)아세아-태평양 자연의과학 연구재단 연구위원
(주)펑미인비누 연구위원
세계한글문화연구중심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