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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내 가슴에] 12
S#1. 녹음실 (밤)
11부 마지막 장면의 연결.
연이, 기가 막혀 이화를 보는데 민, 놀라 달려온다.
민 : (이화의 앞을 막아서며) 무슨 짓이야?
이화 : 나쁜 년, 여우같은 년, 니가 뭔데 오빨 뺏는거야?
민 : 이화야!
이화 : 너 내가 분명히 얘기 했었지? 민이 오빠 내꺼라구.
민 : 뭐? 니꺼?
이화 : (당황) 아니, 그게 아니구 내 남자라구.
민 : (기가 막힌다) 너 정말...
이화,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민을 본다.
이화 : ... 오빠 정말 너무해.
이화, 주루룩 눈물을 흘리며 민을 보고 다시 연이를 보다가 홱 나간다.
민 : 이화야...
민과 연이, 기분이 이상해져서 이화가 나간 문을 보고 있는데
이화가 다시 홱 들어와 연이를 째려보다가 가방을 집어들고 나간다.
S#2. 순애집 앞 (밤)
골목 입구에 민의 차 서있고, 그 안에 민과 연이 나란히 앉아있다.
연이 : 그래두 어딘가에 살아계시잖아요.
민 : ...
연이 :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민 : ... 그래
연이 : ...
민, 연이가 더이상 말이 없자 돌아보는데
연이, 잠시 자기 신세를 생각하는 듯 침울한 표정으로 있다가 민이 보는 것을 느끼고 돌아보며 씩 웃는다.
연이 : 다음엔 나두 데리구 가줄수 있어요? 어머닐 다시 찾으면요.
민 : ...
연이 : 뵙구 싶어요
민 : ...그래.
연이, 민이 뚫어질 듯 자신을 바라보자 민망하여 시선 돌린다.
민 : 나 좀 모자란거 같애.
연이 : 왜요?
민 : 연이 앞에서 이런 얘기나 하구.
연이 : ...
민 : 연인 나보다 훨씬 큰 상처가 있는데..
연이 : .... 그렇지 않아요. 내가 아무런 위로도 못되는게 더 속상해요.
민 : .. 니가 내 옆에 있다는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를거야.
연이 : ...
민, 연이의 머리결을 한가닥, 한가닥 쓸어올린다.
연이, 민의 뜨거운 눈빛에 민망해져서 고개 돌리는데
민, 연이의 머리를 힘주어 자기쪽으로 끌어당긴다.
두사람, 뜨거운 호흡이 오가고 애틋한 키스를 나눈다.
민 : (씩 웃으며 장난스럽게 허벅지를 찌른다) 으으...
연이 : 왜요?
민 : .. 같이 있고 싶다.
연이 : (웃으며) 들어가요, 갈께요..
연이, 차에서 내리면 민도 따라 내린다.
두사람, 각각 차문 앞에 서서
연이 : 가세요
민 : 먼저 들어가.
연이 : 가는거 보구요.
민 : 안가면 안돼?
연이 : (웃다가) 그럼, 먼저 갈께요.
연이, 아쉽지만 돌아서 간다.
민, 가는 연이의 뒷모습을 한참 지켜보고 서있다가
민 : 연이야.
연이 : (돌아본다)
민 : 잘 자.
연이 : 조심해서 가요.
연이, 민에게 손 흔들고 다시 돌아서 가는데 민, 다시 불러세운다.
민 : 연이야.
연이 : 네?
민 : 내 생각 하면서 자.
연이, 활짝 웃고 다시 돌아서는데
민 : 이연이!
연이 : (돌아보면)
민 : .... 왜 벌써 보구 싶지?
S#3. 골목길 (밤)
다른차 안. 연이에게 민과 만나지 말 것을 종용하던 어깨들.
연이가 민의 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골목으로 올라가자 차에서 내려 연이쪽으로 온다.
연이와 어깨들의 사이가 숨막히게 좁혀지는데 뒤에서 순애가 부른다.
순애 : 연이야.
연이, 돌아보고 어깨들 순간 당황하다가 순애의 뒤에서 장서의 차가 빵빵 클락션을 누르자 다시 차로 돌아간다.
순애 : (연이에게 보란듯이 장서의 차 창에 대고)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장서, 손 흔들고 간다.
순애도 손 흔들고 서있다가 연이에게 다가온다.
연이 : 누구야?
순애 : (들떠 있다. 연이의 팔짱을 끼며) 우리 음반회사 기획실장님.
연이 : 아, 그래?
순애 : 너무 늦었다구 여기까지 태워줬어.
연이 : 응...
순애 : 요새 너무 바쁜거 있지? 노래 연습하랴, 춤 연습하랴, 사람들 만나랴.
연이 : 잘 돼?
순애 : 응, 자기네들끼리 하는 얘기 살짝 들었는데, 모처럼 물건 하나 건진거 같대.
연이 : 응...
순애 : 솔직히 나, 노래실력은 별루잖아. 근데, 내가 들어두 깜짝 놀라게 만들어 놓은거 있지. 가수가 별게 아니드라구.
연이 : ....
순애, 신나서 얘기하는데 연이, 왠지 불안하다.
어깨들, 낭패다.
S#4. 준희의 집 (새벽)
준희, 소피아의 원고를 자신의 컴퓨터로 정서하여 밀라노로 보내며, 팩스가 들어가고 있는 동안
소피아가 찍어놓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소피아, 방에서 나오다가 힘없이 문에 기대어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본다.
준희, 테이블 위에 사진들을 늘어놓다가 문득 방쪽을 돌아본다.
소피아, 마치 유령처럼 다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준희, 일어나서 가려다가 다시 사진 쪽으로 시선 돌린다.
S#5. JS패션 외경
S#6. 회의실
준희, 연이, 준영, 이화, 실장, 재봉, 광영 외 직원들 회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다.
이화, 간밤에 부은 눈의 붓기가 안빠졌는지 선그라스를 끼고 연이를 째려보고 앉아있다.
준희 : 송'스 컬렉션의 제품들이 이번에 정식으로 시장에 선보이게 되면 JS패션은 중저가에서부터 고가까지 브랜드의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새로운 브랜드와 기존의 브랜드를 어떻게 조화시켜 시장을 선도하는 패션 이미지를
창출해 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준희, 이야기 하는 동안 준영, 하품을 뻑뻑하면서 연이를 눈여겨 보는데
연이, 그런 준영의 눈길이 싫어 인상쓴다.
준영 : (말 끊으며) 이연이씨.
준희 : (화난다)
준영 : (유머랍시고) 이연이씨 말이야, 디자이너면 디자이너 답게 입구 다녀야 되지 않겠어?
다른 사람들이 JS패션을 우습게 볼꺼 같애.
연이, 민망해 하면 준희와 개발팀들 열받고 사람들, 웃는다.
준희 : 주목하세요. (이화에게) 회의중에 썬그라스 좀 벗을래요?
이화 : (연이를 째려보며) 죄송해요, 눈이 좀 부어서요.
이화, 끝까지 안벗는다.
준희 :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모두 분발해서.
준영 : (말 끊으며) 아, 안이화씨는 이반의 동생이라면서?
이화 : 어머, 우리 오빨 어떻게 아세요.
이때, 유리벽 밖에서 이반 서성대며 준영에게 손짓한다.
준영, 이반을 보고 일어난다.
준영 : 아, 그럼 회의들 계속 해요. 난 바빠서 이만!
준영, 나가면 이화도 이반을 보고 손짓한다.
준희, 개판인 분위기에 화가 나서 들고있던 자료들을 책상 앞에 팽캐친다.
S#7. 기획실장실
준영과 이반, 마주 앉아 있다.
이반 : 그러니까 이번에 우리 엄마랑 같이 하는 브랜드 런칭 패션쇼를 나한테 턴키루 몽땅 넘겨주면 안될까?
준영 : 이벤트까지 하게?
이반 : 모델만 납품해가지구는 타산이 안맞드라구. 내가 워낙 남기는거 없이 정으루다 하다 보니까 말이지.
준영 : 해봤어?
이반 : 뭐 꼭 해봐야 아나? 내가 맨날 보는게 그건데.
준영 : 그럼 기획서나 내놔.
이반 : 아, 그게 말이지.. 사실 내가 기획서 같은거 한 번두 안써봤거든.
준영 : ...
이반 : 그러니까 제일 괜찮다고 생각되는 기획안을 나한테 주면 내가 그거보다 조금 싸게, 똑같이 해주는 걸루 하면 안될까?
내가 섭섭하지 않게 할께. 호호.
S#8. 기획실장실 앞 복도
이반, 건들거리며 실장방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며 비서에게 윙크하고 지나가다가
연이가 박스에 옷을 잔뜩 담고 낑낑대며 맞은편 복도에서 오자
기겁을 하여 다시 비서 테이블로 돌아서서 가방으로 얼굴을 가린다.
비서 : 뭘 도와 드릴까요?
이반 : 아, 그냥, 아가씨가 너무 이뻐서..
이반, 살짝 돌아보는데 연이가 없자 다시 윙크하고 간다.
S#9. 준희의 집 (낮)
간밤에 준희가 이태리로 보낸 서류들이 파일에 담겨 테이블 위에 놓여있고 그 옆에 메모지가 놓여 있다.
'사진은 회사에서 보내려고 가져간다. 밥 챙겨먹구 푹 쉬구 있어'
소피아, 준희의 와이셔츠를 걸치고 넋이 나간 모습으로 앉아 있다.
소피아, 두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잠시후 전화벨 울리기 시작하지만 받지 않는다.
S#10. 개발실
준희, 수화기 들고 있는데 신호음만 계속 울리자 불안해 한다. 준희, 전화를 끊고 초조하게 앉아 있는데
광영 : 이제 그만 잊어버려요.
준희 : 예?
재봉 : 뭘 그까짓 걸 갖구 그럽니까? 앞길이 구만리 같은 청춘인데.
광영 : 다시 갈 꺼 같은데 뭐. 곧.
준희 : ... 누가요?
광영 : 왜, 있잖아요. 재수!
S#11. 녹음실
승욱, 들어와 콘솔의 덮개를 치우고 녹음실 안 쪽 불을 켜는데 유리벽 너머로 사람 그림자가 보인다.
승욱, 이상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승욱 : 거기 누구요?.. 민이냐?
민, 구석자리에 누워 자고 있다가 부시시 깬다. 옆에 빈 술병이 놓여 있고 작곡하다 만 악보가 바닥에 널려있다.
민 : 어, 형 왔어?
승욱 : 너 또 여기서 잤구나.
민 : ..
승욱 : 어머니 생각해서라두 니 몸 니가 챙겨라.
민 : (픽 웃는다)
승욱 : (바닥에 널린 악보를 집는다) 나에게 너만큼 소중한 사람은 없어.. .. 단 하루를 살아도 너와 함께 하고 싶어.
(민에게 씩 웃으며) 뭘 하고 싶은데?
민 : (웃으며) 어으, 왜그래.
숭욱 : 들어보자.
민 : 아직 다 안됐어.
승욱, 피아노 앞에 앉아 악보를 보고 치기 시작한다. 피아노 반주로 몇소절 치는 동안 음악이 흘러 나온다.
S#12. 송부틱
송여사, 작업대에서 바쁘게 디자인하고 있는데 이반, 들어온다.
미스정 : 안녕하세요.
이반 : (미스정은 본척도 않고 송여사에게 쪼로록 간다) 엄마, 어맘.
송여사 : 엄마 바빠.
이반 : 엄마, 나 말이야. 이벤트 땄다?
송여사 : 무슨 이벤트?
이반 : JS 앤드 송부틱 브랜드 런칭 패션쇼.
송여사 : (이반을 흘겨보다가) 안돼.
이반 : 왜? JS두 O.K 했는데.
송여사 : JS 누구?
이반 : 기획실장
송여사 : 아니 어떻게?
이반 : 내가 말씀 안드렸나? 나랑 고등학교 동창이거든.. 흐흐..
송여사 : (놀란다) 정말이니?
이반 : 엄마. 이번엔 좀 짭짤할거 같애.
송여사, 한심해 하는데 이번엔 이화가 급하게 들어온다.
미스정 : 오셨어요?
이화 : (들은 척도 않고) 엄마, 엄마.
송여사 : 엄마, 일좀 하자.
이화 : 나두 일 땜에 왔어.
송여사 : 무슨 일?
이화 : 엄마 옛날 책들 좀 볼려구.
S#13. 지하창고
연이, 옛날 패션 잡지책들과 카타로그 등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화,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서며 연이를 짝 째려본다.
연이, 문소리에 놀라 보면 이화, 천천히 다가온다.
연이, 외면하고 다시 정리를 하는데
이화, 그런 연이를 잠시 더 노려본다 연이가 정리해 놓은 책들을 마구 어지르며 뒤지기 시작한다.
이화 : 역시 넌 여기가 어울려.
연이 : (대꾸하기 싫다)
이화 : 차, 지까짓게 무슨 디자이너라구!
연이 : ...
이화 : 디자이너 다 얼어죽었다.
연이 : ..
이화 : 너 사람말이 말같지 않아?
연이 : ..
이화 : (짹) 야!
연이 : (조용히) 왜?
이화 : (잠시 할 말을 잃고 서 있다가) 주제 파악 좀 해!
연이 : 내 주제가 어때서?
이화 : (기가 막혀) 몰라서 묻니? 너 정말 뻔뻔하다.
연이 : ..
이화 : 잔심부름, 복사나 하면 딱 알맞을 애가 디자이너랍시구 깝쭉대는 꼴 정말 못봐주겠어.
연이 : (안참는다) 그러는 넌.
이화 : 내가 뭐!
연이 : 넌 내 디자인 훔쳐서 입사했잖아.
이화, 연이가 치명적인 상처를 건드리자 눈에서 불이 난다.
이화 : 니껀지 몰랐어!
연이 : 어쨌건 훔쳤잖아.
이화 : (부들부들 떨며 노려보다가) 치사한년
이화, 더 할 말이 없어 나가려는데
연이 : 잠깐만.
이화, 돌아보면 연이, 느닷없이 이화의 뺨을 갈긴다.
연이 : 그날 진 빚이야.
연이, 돌아서 다시 정리하러 가는데
이화, 엉겁결에 한 대 맞고 파랗게 질려 부들부들 떨다가 들고 있던 잡지책으로 연이의 머리통을 내리친다.
연이, 불의의 일격에 비틀거리다가 돌아선다.
이화 : 나쁜년. 민이 오빠나 꼬시구.
연이, 잡지책을 하나 집어들고 이화를 때리면 이화, 들고 있던 잡지책으로 탁 막는다.
뒤엉키는 두사람.
이때 미스정, 들어오다가 이 광경을 보고 놀라 달려들어 말린다.
미스정 : 선생님.. 선생님..
S#14. 송부틱 2층
몰골이 엉망이 된 연이가 송여사 앞에 서 있다.
역시 엉망이 된 이화, 송여사와 이반 옆에 서서 씩씩 댄다.
연이와 이화, 격렬하게 싸운 듯 머리와 옷이 다 헝클어져 있고 얼굴에는 상처가 나 있다.
이화는 코피를 흘리고 있다.
송여사 : (연이와 이화를 번갈아 보다가 싸늘히게 연이에게) 무식하게 힘만 센 년 같으니라구.
이화 : 민이 오빠두 꼬시구, 실장두 꼬시구, 그것도 모자라서 순진한 우리 오빠한테까지 꼬리치구.
송여사, 이화를 무섭게 노려본다.
이반, 이화의 팔을 툭툭 치며 곤란한 얼굴이 된다.
송여사 : 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이화 : 오빠가 그랬단 말이야. 저 기집애한테 당할뻔 했다구.
연이, 기가 막혀 이반을 보면 이반 당황하는데
송여사, 이복남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의 이성을 잃고 다짜고짜 연이의 뺨을 갈긴다.
송여사 : 너, 너.
이반 : 엄마, 그런게 아니구.
송여사, 홱 돌아서 이반을 노려보다가 역시 귀뺨을 갈긴다.
이반 : 아야야야야야야. 엄마, 왜 그래. 그게 아니라니까.
송여사,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쓰러질 듯 내실로 들어가 버린다.
이화, 연이를 노려보다가 엄마를 부르며 송여사를 따라 들어가면
연이, 이반을 노려보다가 이반의 뺨을 한 대 갈리고 내려간다.
연이 : 더러운 자식
이반, 양쪽 뺨을 어루만지며 울상으로 서 있다.
S#15. 회장실 앞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준희. 비서가 다가온다.
비서 : 들어오시랍니다.
준희, 일어나 안으로 들어간다.
S#16. 회장실
회장과 준희, 마주 앉아 있다.
회장 : 집에 와있다구?
준희 : ..예.
회장 : 두사람 사이가 정리됐든 게 아니었나?
준희 : ....
회장 : 듣자니 이태리 남자하구 결혼두 했었다든데.
준희 : ...
회장 : 그래, 어떻게 할 생각이냐?
준희 : .. 결혼하겠습니다.
회장 : 으음... 회산 어떡하구?
준희 : ....
회장 : 니가 지금 어떤 입장에 처해 있는지 니가 잘 알거 아니냐?
준희 : ..... 알고 있습니다.
회장 : 니가 어떤 결정을 내린다구 해도 난 니 편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안 좋아, 신중하게 생각해라.
회장, 휠체어를 창쪽으로 돌려 밖을 본다.
S#17. 준희집 (밤)
준희,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소피아, 낮에 앉아 있던 그 자세 그대로 소파에 앉아 준희가 들어오는데도 고개도 들지 않는다.
앞에 술병과 잔이 놓여 있다.
준희 : (초밥 도시락을 테이블에 내려 놓는다) 밥 안 먹었지? 너 좋아하는 생선초밥이야.
준희, 옷을 갈아 입으며 안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소피아 : (취했지만 또박또박 낮게)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거야? 내가 얘기했잖아, 사랑하지 않는다구.
준희, 잠시 서 있다가 말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S#18. 술집 앞 (밤)
순애와 장서, 누군가의 승용차 옆에서 정중하게 배웅한다.
장서, 대리운전기사에게 차 창으로 돈을 건넨다.
장서 : 잘 모셔다 드려. (뒷자리에 대고) 제가 기사요금 줬습니다. 음반 잘 부탁드립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순애 : 안녕히 가세요.
차, 떠난다.
장서 : (순애를 음흉한 눈빛으로 곁눈질하며) 아, 취한다. 우리 어디 가서 차나 한잔 하구 갈까?
차 떠나면 장서의 핸드폰 울린다.
장서 : 네, 구장섭니다. 아이구, 후배. 누구? (씁쓸하다) 어, 같이 있긴 있는데? .. 어디? 어, 그래 알았어. (전화 끊는다)
(순애에게) 어디 좀 가봐야겠는데?
순애 : 어디요?
S#19. 호텔 복도 (밤)
순애, 조심스럽게 방문 앞에 선다. 방안에서 음악소리와 떠드는 소리가 작게 새나온다.
순애, 벨을 누르는데 아무 반응이 없자 다시 누른다.
잠시후 누군가 문을 여는데 안의 소음이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준영과 이반 외 칠팔명 정도의 오렌지족들이 질탕하게 놀고 있다.
여자들은 거의 벗다시피했고 남자들 중에는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체 아래에서 팬티와 양말만 입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순애, 놀라 돌아서려는데 준영이 알아보고 손짓하자 여자애들이 나와서 순애의 손목을 끌고 들어간다.
S#20. 호텔 특실 (밤)
순애, 얼떨결에 안으로 이끌려 들어오면 준영이 무리를 조용히 시킨다.
준영 : 아, 조용. 신입회원 소개할께. 이름은...? (자기가 말할것처럼 하다가 순애를 본다)
순애 : 순애요.
준영 : 순애, 그리구 인기가수가 아니라 신인가수, 맞지?
순애 : ...네.
준영 : (이반에게) 얌마 뭐해? 신입한테 먼저 한 잔 따라야지.
무리들 다시 왁자지껄해진다.
이반 : (양주병과 잔을 들고 와 따라준다) 오랜만이야.
순애 : 안녕하셨어요?
준영 : 야, 술따랐으면 저리비켜.
이반, 옆으로 슥 밀리지만 낄려고 애쓴다.
순애 : 저번에 말씀 못드렸는데요, 제 친구가 JS패션에서 일해요.
준영 : (공원쯤으로 알고) 아, 그래?
순애 : 디자이너예요.
준영 : (약간 놀란다) 디자이너?
순애 : 이연이라구요
준영 : 아, 그 친구
순애 : 어머, 아세요?
이반 : (나서며) 언제적 친구?
순애 : 어릴때부터요.
이반 : 그럼, 고아원 친구?
순애 : (놀란다) 네?
이반, 더 이상 얘기 않고 슥 돌아서 다른 애들에게 간다.
이반 : (혼잣말) 고아는 정말 싫어!
준영, 당황해 하는 순애를 보다가 어깨에 자연스럽게 팔을 올린다.
준영 : 과거 얘기 듣자구 오라 그런거 아니구. 노래나 하지. (좌중에게) 야... 조용히 해! 음악 꺼!
일동, 조용해지며 순애와 준영을 본다.
준영 : 너 요번에 판 낸다면서? 그거 한 번 해봐.
순애 : (머뭇머뭇)
준영 : 돈 줄께.
순애, 너무 기가막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무리들, 키득키득거린다.
준영 : 아, 뭐해? 분위기 깰꺼야 정말? 아, 이 씨....
순애, 무리들을 한번씩 둘어보다가 입술을 팍 깨물고 노래를 시작하지만
목이 메어 한소절을 채 끝내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 나간다.
무리들 깔깔대고 웃는다.
준영 : (기분 나쁘다) 시끄러!
일동 조용.
S#21. 몽타쥬
1. 순애,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운다.
2. 민, 피아노를 쳐 가며 작곡을 하고 오선지에 그려놓고 있다.
3. 준희, 베란다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
4. 연이, 방에서 열심히 디자인을 하고 있다.
S#22. JS패션 외경
S#23. 개발실
연이, 들어온다.
연이 : 안녕하세요.
재봉 : 안뇽!
광영 : 밤새 더 이뻐졌네요.
재봉 : 요즘 연애하는 거 같애.
연이 : (당황) 어떻게 아셨어요?
재봉 : 얼굴에 써 있는데요.
연이, 자기 얼굴을 의심하며 회의 테이블쪽으로 가는데 테이블 위에 예쁘게 포장된 꾸러미가 놓여있다.
연이, 의아해서 꾸러미를 보는데 재봉과 광영, 휘파람을 불며 연이를 힐끗 본다.
연이 : 이게 뭐예요?
광영 : 풀어 봐요..
연이, 포장을 열면 그 안에 멋진 옷이 한 벌 들어있다.
광영 : 남는 원단으로 한 벌 만들어 봤는데 맞을래나 모르겠네.
재봉 :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덜떨어진 사람들 틈에서 살래면 그런 옷이 한 벌쯤은 있어야 될 꺼 같아서요.
연이 : .. 너무 이뻐요
재봉 : 어디서 많이 본 디자인 같지 않아요?
연이 : (옷을 펴 본다) 이거 제 디자인 북에서..
광영 : 디자인은 도용했지롱.
재봉 : 한번 입어봐요..
S#24. 화장실
연이, 옷을 갈아입고 거울 앞에 선다. 기분이 좋다.
S#25. 복도
연이, 새 옷을 입고 기분이 상쾌하다.
명랑하게 인사하는데 준희가 맞은 편에서 걸어오다가 연이를 보고 놀란다.
준희 : 오우, 멋있는데요.
연이 : 선물 받았어요.
준희 : 누구한테요?
연이 : 남자들이요.
연이, 씩 웃고 간다.
준희, '남자들?' 하고 역시 씩 웃고 지나간다.
S#26. 디자인실 앞
연이,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준영과 마주친다.
연이, 목례하면
준영 : (연이의 옷을 보고) 내 말이 충격이었나 보지? 그냥 농담한건데.
연이, 억지로 웃어보이고 들어간다.
S#27. 디자인실장 방
연이, 자기가 그린 디자인 스케치들을 실장에게 건네면 실장 무성의하게 넘겨보다가 책상 옆으로 치운다.
실장 : 시간두 없을텐데 용케 다 해냈네? 건질 건 없지만
연이, 기분 나쁘지만 꾹 참고 서있는데
이화, 들어오다가 연이를 보고 얼굴 굳히며 외면하다 다시 고개 돌려 아래 위로 연이의 옷을 훑어본다.
이화 : 안녕하세요, 실장님.
이화도 자신의 디자인들을 실장에게 제출한다.
실장 : (성의있게 넘겨보며) 톡톡 튀네.
이화 : 고맙습니다.
실장 : (서 있는 연이를 보고) 됐어, 나가봐.
S#28. 강장군 집무실
강장군과 휘광, 소파에 마주 앉아 있다.
강장군 : 지 애미 옮긴거 알면 한 번 찾아올 줄 알았더니 안오네? 요새 뭐해?
휘광 : 녹음실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강장군 : 집은?
휘광 : 거의 안 들어갑니다.
강장군 : 에이, 그 자식 팔자두..
휘광 : 그래두 몰두할 음악이라두 있어서 그나마 견뎌내는 것 같습니다.
강장군 : 걔는 어떻게 됐어? 아주 떼어 놨나?
휘광 : ... 아직 만나고 있습니다.
강장군 : (잠시 생각하다) 당분간 놔두구 지켜봐. 거기라두 마음 붙이게.
휘광 : 예.
강장군 : 하, 자식이 어떻게 하는 짓마다 그모양이야. 그렇게 여자가 없나? 하필이면 어디서...
S#29. 녹음실
민, 작곡을 끝내고 볼펜을 던지며 의자에서 기지개를 켜다가 전화로 손을 뻗는다
S#30. 송부틱 1층
연이, 수줍게 전화를 받고 있다.
연이 : (작게) 지금 위에 어머니 와 계신데..
S#31. 송부틱 2층
송여사, 김여사의 치수를 재고 있다.
대화하는 짬짬이 송여사, 치수를 부르면 미스정이 받아 적는다.
김여사 : 아니, 쟤는 왜 데리구 있는 거야? 무섭지두 않아?
송여사 : 34! 그래두 곁에 두는게 아예 속 편해요. 30! 안보이는데서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겠어요 35!
김여사 : 진짜 여간내기가 아닌가 봐. 우리 민이한테 딱 붙어 가지구.
하다가 미스정을 한번 슥 보고 말 끊는다.
김여사 : 음.
송여사 : 개더 스커트로 하죠. 자연스럽게 셔링이 생기게.
김여사 : 그러지 뭐. 독한 것두 혈통인가?
송여사 : 그럼요. 피는 못 속인다잖아요. 23!
김여사 : 그래, 씨도둑질은 못한다잖아?
송여사 : 무슨 말씀이세요? 38!
김여사 : 연이 아버지 말이야.
송여사 : (긴장) 아니, 우리 그이, 아니 연이 아버지가 왜요?
김여사 : 집에서 하두 결혼을 반대 하니까 유산이구 뭐구 다 버리구 둘이 도망나와서 살았대잖아. 연이 낳구 고생을 그렇게 했대.
(속삭) 쟤가 확실히 재수가 없는 앤가봐.
송여사 : (의아) 연이 아버지가요?
김여사 : 안사장님두 참 안됐어. 그 양반 목청만 컸지, 마음은 여려 가지구 친구 부인 돌봐주다가 집안에 분란 만들어.
그 자식 보살피다가 쯧쯧쯧.. 송여산 무슨 팔자야. 아유 내가 무슨 얘길 하는거야. 송여사 앞에서.
송여사 : 그럼 연이가 이씨는 이씨란 말이죠?
김여사 : 그게 무슨 말이야?
송여사 : (활짝 웃으며) 아무리 그래두 얘가 참 밉상이예요. 그렇죠?
S#32. 백화점 귀금속 코너
준희, 반지를 고르고 있다.
S#33. 준희집
소피아, 가방을 챙겨들고 현관을 나서다가 다시 한번 집 안을 돌아본다.
무표정한 얼굴로 잠시 둘러보다가 결심한 듯 나간다.
S#34. 준희집 앞
소피아, 택시를 타고 떠난다.
곧이어 준희의 차가 집 앞에 선다.
S#35. 준희집
준희, 소피아가 떠난 집안에 망연히 서 있다가 손에 든 반지 케이스를 떨어뜨린다.
케이스가 열리며 안에서 빠져나온 반지가 반짝인다.
S#36. 녹음실
연이, 녹음실로 들어선다.
민, 의자에 비스듬히 걸쳐져서 자고 있다.
연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민을 내려다 본다.
민의 얼굴이 많이 상해 있다.
연이, 민의 뺨에 손등을 살며시 대보는데 민, 연이가 눈치 못채게 깬다.
연이, 손을 떼려는데 민, 연이의 손을 꽉 잡는다.
연이 : 어? 깨 있었어요?
민 : 아니, 깜빡 졸았나 봐.
연이, 민의 손에 잡힌 손을 빼려는데 민, 손에 더욱 힘을 주어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다른 손으로 바꿔쥐고
한 손으로 연이의 허리를 껴안으며 연이의 배에 얼굴을 묻는다.
연이, 부끄럽다.
연이 : 왜 이래요?
민 : 잠깐만 이러구 있어.
연이, 잡힌 손을 빼내 겨우 민을 밀어낸다.
민, 씩 웃고 일어나며 연이를 의자에 앉힌다.
민 : 여기 잠깐만 앉아봐.
민, 연이를 의자에 앉히고 콘솔을 조정한 다음 안으로 들어간다.
민, 피아노 앞에 앉아 유리벽 너머에 앉아 있는 연이를 보며 쑥스럽게 손짓하고 웃는다.
민 : (마이크를 끌어당겨 입가에 대고) 내 소리 들려?
연이 유리벽 너머에서 고개 끄덕인다.
민 : 음, 음. 지금부터 강민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민,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연이 유리벽 너머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민, 노래를 마치고 연이를 보면 연이, 넋이 나간 얼굴로 민을 본다.
민 : (마이크에 대고) 우리 결혼하자.
연이, 얼굴 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