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하구 처음으로 학교 도서관에 갔다.
집에서 오락하구 운동하구 놀구있는데..
엄마가 나한테 막 모라구 하셨다.
3학년이니까 제발 니 할일 알아서 하라구 하셨다.
알았다고 했다.
근데 계속 잔소리를 하셨다.
엄마가 많이 걱정되시나 보네..
에잇! 공부해야지.
가방을 싸고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들어갔다.
근데 학생증검사를 했다.
다행히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짓이야!
학생증 검사라니...
인하대가 인하대학생들만을 위한건 아닌데..
지역주민들에게 무슨 욕을 먹으려고 안하던 짓을 할까?
열람실에 들어갔다.
구석탱이에 한자리가 있었다.
그곳까지 가면서 수많은 유혹을 느꼈다.
여학우들이 모두 반바지나 치마나 나시를 입고 있었다.
그런게 무슨 유혹이냐구?
나도 모르겠다.
내가 왜 이지경이 됐는지...
한때 누가 옷벗구 댐벼도 목석같은 자태를 잃지 않았는데... 오해하지마~ 때밀이 아저씨였어!
자리에 앉아서 책을 폈다.
역시 집중이 안됐다.
사춘긴가?
집중을 위해서 기를 운용했다.
기를 운용하니까 잠이 왔다.
그대로 잤다.
자고 일어나니까 앞에 여자가 앉았다.
하얀어깨가 보이는 반바지 차림의 여인이었다.
난 집중해서 책한줄을 읽었다.
그런데 눈이 막 올라갔다.
더욱더 집중해서 다음줄을 읽었다.
역시 눈이 올라갔다.
집중력을 최고로 발휘하고 손으로 줄을 그으며
책을 읽었다.
이번에 향수가 밀려왔다.
난 향수에 약하다.
향수를 맡으면 속이 메스꺼우면서...
울렁울렁거린다.
그리고 양쪽 뇌가 젖는 느낌이 든다.
그럼 아무생각이 없어지고..
눈에 초점이 사라진다.
가방을 챙기구...
나왔다.
따가운 태양...
후문가쪽으로 걸었다.
젊은 남녀가 도서관 옆 벤취에서 오만가지 체위로 해괴한짓을 해댔다.
인경호 거너편 벤취도 연인들 차지였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연인인것 같다.
목적없이 후문가를 한바퀴돌았다.
롯데리아 앞에는 역시 만원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 그리고 여자들..
누굴기다릴까...
이히! 나를 기다리나?
미친놈...
여자들의 옷차림이 가볍다.
좋은 현상이지...
정확히 기억한다..
이런 노출 패션의 붐은 97년 여름부터였다.
당시에 주안에 나가면 중고생같은 애들이
속옷같은걸 입고서 삼삼 오오 다녔다.
그리고 간혹 단란주점 아가씨나 입을만한
옷을 걸친 애들도 있었다.
대단한 붐이었다.
이 붐은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계속될것 같다.
서론이 또 길었네..
언제부턴가 여자를 볼때 제일 처음보는 곳이 바뀌었다.
나도 모르게 바뀌었다.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언제부턴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얼마 전만해도 여자를 볼때 처음 눈이 가는 곳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눈..
그리고 전체...
그런데.. 이젠 아니다.
거참 이상하다.
왜 그럴까?
여자가 길거리에 지나가면 가슴에 눈이 간다.
그리고 허리! 다리! 얼굴이다.
25년동안 지켜온 생활양식의 파괴를 가지고 온건 과연 무엇일까?
의식적으로 얼굴을 보려해도 눈은 이미 가슴에 꽃혀있다.
그리고 평가한다.
치!
오~
이유를 알아냈다.
내가 갑자기 변태가 되어서?
아니다! 그건 나이때문이다.
남자는 나이에 따라서 여자를 쳐다보는 그리고 머무르는 곳이 바뀐다.
통계에 의하면 나보다 어린것들은 거의 얼굴만
이뿌면 좋아한다. 몸매가 어쩌구 저쩌구 해도
결국 얼굴이뿌면 껌뻑한다.
그리고 내 나이전후부터 10년 정도는 여자의 가슴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그보다 더 더먹은 진정한 아저씨들은 이쁜선을 가진 종아리 특히 발목에 숨을 몰아쉰다.
그리고 중년의 아저씨부터 할아버지들은 오직 엉덩이에 목숨을 건다.
이상이 대한민국 대부분의 남자가 여자의 외모를 보는 시각이다.
물론 성격과 취향에 따라 조금씩은 다른다.
그러므로 요즘 내가 지나가는 여자들의 가슴을
눈여겨 보는 것은 응큼해서가 아니라...
바로 초보아저씨대열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
나도 언젠가 여자 엉덩이만 보는 날이 있겠지..
그날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모니모니모니해도 !
여자는 마음이다!
얼굴이뿌고 몸매 좋아도
입에서 쌍소리가 나오고 하는짓이 양아치이면..
정말 싫다!
여자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