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는 지구에서 가장 작은 독립 공화국이다. 호주 북동쪽에 위치한 이 섬나라는 인구가 1만 명 남짓에, 크기도 우리나라 울릉도 3분의 1에 불과하다.
찻길이라고는 길이 18Km인 일주도로가 유일한데, 제한속도 40Km인 이 도로에도 한때 최고급 스포츠차가 굴러다닌 적이 있었다. 집집마다 큰 차를 구입하고, 어떤 집은 일곱 대나 있었다.
나우루가 떵떵거리며 살았던 것은 바다를 오가던 철새들이 이 섬에 들러 똥을 쌌고,수천 년 동안 쌓인 똥은 산호층과 결합해 인광석으로 변해 비료 원료로 비싼 값에 팔렸다.
나우루가 하루아침에 보물섬으로 떠올랐고 1968년 신탁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자, 돈을 물 쓰듯 했다. 졸부가 된 국민은 흥청망청했다.
어떤 경찰 간부는 고급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를 샀는데, 몸이 너무 뚱뚱해서 운전석에 앉지도 못했다. 타이어가 터지면 갈아 끼우는 대신 새 차를 샀다.
어떤 이는 1달러 지폐를 화장지로 쓰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에 나우루의 국민소득은 2만 달러였지만, 사람들은 달러를 새똥보다 우습게 알았다.
비극은 1990년대부터 닥치기 시작했다. 주민의 90퍼센트가 비만이고, 50퍼센트가 당뇨를 앓게 됐다. 냉장고에 가득한 수입 가공식품 탓이었다.
더 큰 문제는 돈줄이 말라간다는 것이었다. 새똥으로 만들어진 인광석은 무한정 캐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2003년 인광석이 공식적으로 고갈됐다.
2005년 12월엔 국적기 에어나우루가 운항을 중단했다. 이로써 30여 년 동안 파티를 벌였던 나우루는 파산했고, 빈곤국가로 전락했다.
['곁에 두고 읽는 장자', 김태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