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어제 서재응 선발등판 경기를 보셨습니까?
어제 축구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지나치신 분들이 많으셨지만, 나는 어제 서재응보다 상대팀인 시카고 컵스의 선발투수 마크
프라이어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더욱 기뻤다. 국내 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나 리그를 압도할 만한 대형투수들이 노쇠화하거나 없기 때문에 야구에 대한 인기가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은 메이저리그를 이끌고 갈 투수가 있으니 그가 바로 마크 프라이어이다.

마크 프라이어가 잘생겼다고 하는데 내가 볼땐 짐 케리다...
마크 프라이어는 2001년도 드래프트 1라운드 2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을 받는다. 당시 1위 지명권을 미네소타가 가지고 있었지만 조 마우어(맞나?)란 포수를 지명하면서 프라이어가 시카고 컵스의 유니폼을 입게된다.
통상적으로 투수의 능력을 분석할때 신체조건 / 딜리버리 / 스터프 /
커맨드 / 멘탈리티 등을 따져본다. 이러한 5가지정도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킬수는 없지만 많은 부분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면 좋은 투수로 성장을 하는데, 프라이어의 경우는 5가지를 모두 겸비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말이다.
1. 신체조건
6피트 5인치 / 230파운드 - 195cm / 103Kg

굵은 하체와 농군패션 때문에 프라이어는 키가 작아보인다.
처음 프라이어를 화면에서 봤을때는 키가 195까지 될꺼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유난히 굵은 종아리와 농군패션으로 인하여 다리가 길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하체를 보는
순간 투수로써 갖춰야할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종아리와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로 이어지는 하체라인은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그야말로 균형이란 단어가 어울릴 듯하게 잘빠졌다.
사실은 종아리가 너무 굵어 보인다. 그의 패션스타일이 농군패션이기
때문에 종아리가 다 들어나는데 만약 다른 선수들처럼 유니폼을 길게
입는다면 균형잡힌 하체를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2. 딜리버리(Delivery)
좋은 한글 놔두고 자꾸 영어를 쓴다고 혼내시는데, 원문에 충실하고
또한 한글로 표현하기에는 어딘지 모르는 어색함이 있어서 그냥 원문
그대로 딜리버리라고 하겠다. 딜리버리를 굳이 우리말로 풀어쓰자면
투구폼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투구폼 보다는 좁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듯하다.

딜리버리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무튼 프라이어의 딜리버리는 스카우트 리포트에 perfect란 말이
있을 정도로 완벽 그 자체이다.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전문가나 야구
해설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프라이어의 투구폼이나 딜리버리이다. 프라이어의 투구폼을 보시면 알겠지만, 와인드업(혹은
셋포지션)에서 공을 최종적으로 놓는 릴리스까지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딜리버리를 구사하기 때문에 하체의 힘을 고스란히 공에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치 야수가 1루에 송구할때 동작처럼 간결하고 다이나믹하다. 그리고 1구를 던질때나 100구째를 던질때나 변함없는 딜리버리나 투구폼으로 인하여 혹자들은 그를 피칭머신이란 칭호까지 부여한다. 그만큼 완벽한 투구폼과 변함없는 딜리버리로 연투를
해도 연투에 대한 무리가 적다는 반증도 되겠다.
3. 스터프(Stuff)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대형투수들도 스터프는 좋다. 대형투수의 우선 조건이 바로 스터프이기 때문에 프라이어의 스터프도 역사상 그
어떤 투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프라이어는 직구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던진다.
직구는 90마일 중반대를 형성하고 커브는 빠른커브(80마일 초반대)와
느린커브(70마일중후반대)를 던진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가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중계를 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우리가 박찬호가 전성기때 그러니까 떠오르는 직구로 삼진을 잡을때 보았던 그런 직구를 구사한다. 문제는 그런 직구가 1회에서도 그리고 9회에서도 똑같이 들어온다는 것이고, 더욱 큰 문제는 그런 직구가 완벽한 코너워크를 바탕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건 다음항목에서 짚어본다.

그리고 커브 자체도 두종류의 속도로 구사한다. 빠른 커브와 느린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구사하기 때문에 직구의 위력을 더욱 배가 시킬수가 있다.
스터프 이야기는 대형투수로써 갖춰야할 기본항목이라서 많이 설명을 피하겠다. 스터프 자체는 전성기 박찬호도 최강이었으니까...
4. 커맨드(Command)
프라이어를 앞으로 메이저리그를 이끌어갈 투수로 꼽는 이유중에 커맨드를 빼놓을 수가 없다. 우리 주변에는 완벽한 스터프를 가졌지만
최악의 커맨드로 운명을 달리하거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투수들이
많다. (박찬호가 자꾸 생각나네...) 스터프와 커맨드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복되는 말이 많다.

우선 프라이어의 직구 제구력은 완벽하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가장
낮은쪽을 그리고 좌우폭을 거의 다 활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록
구속이 93마일에서 95마일정도로 최고수준은 아니지만 제구력이 바탕이 되는 공이기 때문에 100마일의 직구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변화구의 제구력도 직구 못지 않게 낮고 그리고 큰 각을 이룬다. 스트라이크를 잡는 커브나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커브 모두 상하변화와 좌우변화를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에 공을 맞추기도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프라이어 커맨드의 백미는 바로 그의 영특함에 있다.
ESPN칼럼리스트 톰 캔디오티의 분석에 따르면 프라이어를 케빈 브라운의 팔과 제이미 모이어의 영특함 그리고 매덕스의 연속적인 딜리버리를 가졌다고 할 만큼 그의 마운드에서의 영특함은 신인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영특함을 바탕으로 구종선택과 구속변화 그리고 완벽한 제구력을 조합하여 최강의 커맨드를 만들어 낸 것이라 생각한다.
5. 정신력 - 멘탈리티(Mentality)
이 멘탈리티란 말을 양놈들도 쓰나 모르겠는데 본인은 이말을 쓴다. 그러니까 투수로써 가져야할 정신상태, 프로근성을
말하는 것인데, 투수들이 너무 호전적이거나 너무 소극적인 성격의 극단성을 가지면 대형투수로 성공하기 힘들다. (너무나도 극단적인 성격차이를 보여주는 박찬호와 김병현...) 따라서 호전성과 침착성을 적절히 겸비해야 하고 팀과 자신을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동기부여나 프로근성 그리고 여타 투수에 관한 정신세계 모두를 통칭한다고
보면 된다...
아무튼 프라이어는 투수로써 가져야할
모든 정신세계를 통달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멘탈리티가 좋은 투수들은 10년 넘게 메이저리그를 압도하고 있지만 프라이어는 이제 겨우 22살이란 점이다...
프라이어의 멘탈리티를 보여주는 인터뷰 예가 "고등학교 시절에 팀은
1점 점수내기도 벅찬 팀이었죠... 내가 완봉하지 않으면, 우리 팀은 지기 일쑤였구요... 그때 그 경험이 내게 프로근성을 가져다 준거 같아요..." 그리고 부진한 투구를 했을때 마이크를 갖다대면..."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투구를 할 수는 없다. 다만 컨디션이 좋지않을때 극복하는 방법을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다"라고 했다. 물론 말이야 그렇게 못하겠냐 라고 반문하겠지만 프라이어는 그런 말을 자신이 스스로 지켜나가고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본인이 프라이어에게 가장 감동받고 그를 인정하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철저한 프로정신과 침착함을 잃지 않는 도전정신이라 하겠다. 이런 멘탈리티가 그의 재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며, 다른 비슷한 나이의 경쟁자들과 비교되는 우월성일 것이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대형투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는데 몇년이 걸렸지만 프라이어는
프로 입문과 더불어 리그를 압도할 수 있는 원동력 역시 그가 가진 멘탈리티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이렇듯. 투수가 가져야하는 재능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메이저리그에 입문을 했던 프라이어는 작년시즌 부상투혼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올시즌에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현재 그는 2년의 경력만으로 사이영상에 강력한 후보로 올라있으며, 앞으로는 향후 10년동안은 내셔널리그에서 사이영상을 받으려면 프라이어에게 물어보고 받아야할 정도로 성장을 했다. 나를 비롯한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은 현재 리그 최고의 투수들인 페드로, 로켓맨, 매덕스, 빅유닛의 전성기를 보지 못했고, 전설적인 투수인 사이영, 코우팩스, 칼튼, 구든, 시버등은 얼굴조차 보지 못했는데 프라이어를 통해서
어느정도 대형투수의 욕구를 해결할수 있을 것이다. 또한 푸홀스가
본즈와 비교되듯 프라이어 역시도 어린 나이에 리그를 제압하고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사이영과 비교하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나도 먼 훗날 내 아들에게 이런말을 할것이다.
"내가 젊었을때는 프라이어란 훌륭한 투수가 있었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