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문학사랑] 2012년 겨울호에 ‘해외 교포 특집’에 수록되었습니다.
고욱-중국 길림성 교포 시인
* 숙맥 드림 외 2수
숙맥 같은 자가 오늘은 눈에 쌍심지 켰다.
가노사되…
저 한무리 인간들은 미쳐버렸구나.
신단 하나, 신단 둘, 신단 셋,…
무릅 꿇고 머리 조아리며 올리는 꽃다발
또 하나 신단 나올 땐 어떡하지?
줄 것이 없다
먹을 것도 없다.
에이잇
어차피 울고 왔다가 울고 갈 인생인 걸 가지고
뭘 그러니.
개혁개방하고 배불리 먹으면 얼마나 좋아.
숙맥같은 자가 오늘은 눈을 횝뜬다.
저 한무리 인간들은 지랄하는구나.
산업혁명 민주화 모질게 해놓고는
콩을 팟이다 팟을 콩이다 시글벅글 하니
하나가 두 쪽 나면 어떡하지?
백승이 어려워도
어깨를 쳐올려라.
어차피 발가벗고 왔다가 발가벗고 갈 인생인 걸 가지고
새마을 노래부르며 잘살아가면 얼마나 좋아.
숙맥같은 자가 오늘은 눈에 뿔났다.
저 한무리 인간들은 제정신이 아니구나.
땅도 팔고 집도 팔고 처자식 팔아 때돈 벌러 가더니
달러색 옷을 입고 4불상이 되어
또 다시 이민족의 틈바구니에서 어떡하지?
설곳이 없다
이름도 없어지나.
어차피 재더미나 덤북 안고 사라질 일신을 가지고
자식농사 돈농사 다 잘하면 얼마나 좋아.
숙맥같은 자가 오늘은 눈에 독기 서린다.
촉촉한 담록수가 깡마른 저무리들을 적시고
흩어진 모래알 같은 그 모양세를 다독이니
산이 되고 바다가 되고 하늘이 될 땐
선조의 얼굴에도 희색이 돌겠지.
어차피 “아리랑” 노래에 울고 웃을 걸 가지고
다 함께 똘똘 뭉쳐 잘 살아가면 그 얼마나 좋아.
* 순리
하늘이 슬피 울더라.
빵빵빵 쏘아대는 야릇한 물건통에
더러운 우주쓰레기만 가득차니
별똥이 되어 이마 암타할가 두렵다고.
땅이 슬피 울더라.
벌통을 쑤시둣 에너지 찾느라 졸랑대고
지구판이 넘치도록 개미차만 가득하니
남북극도 사라지면 다 타죽는다 두렵다고.
인간이 슬퍼 울더라.
다 잡종이면서도 제만 순종놈이라 기싸움에만 눈어둡고
있는 놈은 배터져 죽고 없는 놈은 “―어 죽어”
지랄하는 인간이 다 두렵다고.
하늘이 부르더라.
인구는 70억에 남북극은 원점으로 돌려
개미차 50%감량에 저탄소차 행진곡 소리 요란할 땐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가 좋더라고.
* 관용
꽃배미가 나를 꽉 물었다.
돌덩이를 들어다가 내리치렬제
꽃배미는 울었다
난 이빨 없어 독이 없다고.
그래서 난 돌을 등뒤에 획 뿌렸지.
언젠가 꽃배미가 또 찾아 왔다.
왁짝놀라 돌덩이로 내리치렬제
꽃배미는 피이익 웃었다
난 꾸러미 하나만 들고 왔는데요.
풀어보니 “관용” 두글자 아롱졌지.
난 꽃배미가 그리워 울었다.
꽃배미같은 악돌이도 관용을 다 아는데
인간은 왜 이다지도 지독할가?
지난세월 악착스레 달려들 왔건만은
“관용”이란 두 글자 알고나 달렸는지.
출처: 아트 매거진-아띠마 원문보기 글쓴이: 리헌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