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과 양평군
양평군 최대 이슈로 떠오른 횡성 이전 59탄약대는 이전 비용이 100억이다. 횡성군이 양평군 입장에서 보면 매우 괘씸하지만, 횡성군민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다르다.
총사업비 290억 가운데, 횡성군이 국방부로부터 양도받는 금액을 제하면 횡성군의 부담은 100억 이하라고 한다. 그럼에도 횡성군의회는 100억이 횡성군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며 엄살이다.
반면, 양평군은 양평종합운동장 부지 구입에만 300억을 썼다. 양평종합운동장이 주민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숙원사업이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있지도 않았던 걸 새로 지으니 그렇고, 주민들은 종합운동장 건설에 대해 아는 바도 별로 없다. 즉, 민의를 모은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민도 모르는 수백억 예산, 사업은 지지부진
없는 오빈역을 만들고, 지금까지도 비용을 물고 있다. 강상 IC도 그렇다. 처음 만들자고 했을 때는 거부했다가 다시 만드는 바람에 그 비용의 일부도 양평군이 부담하게 됐다. 백운테마파크로 알려진 쉬자파크 역시 산 속에 땅 사고, 도로 만드느라 적지 않은 돈을 들였지만 사업은 지지부진이다.
양평군이 주민들도 잘 모르는 사업에 수백억을 쓰면서도, 정작 돈을 걷는 데는 소홀했다. 양평군에 들어선 여러 채의 아파트들은 지금까지도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은 곳도 있다. 흔적을 더듬으면, 양평군이 개발부담금을 받으려는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양평주민들은 지금도 종합운동장이나 쉬자파크에 대해 존재 여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업에 들인 금액과 받을 것 못 받은 금액을 모두 합하면, 횡성군이 탄약대대를 옮긴 100억 비용의 10배도 넘을 것이다.
횡성군이 양평군 지평으로 옮기겠다는 59탄약대대는- 양평군 말대로 전혀 몰랐다고 하자, 그렇다면 알고도 들인 그 많은 예산은 무엇 때문인가?
주민 목줄 죄는 댓가로 받은 수계자금도 합의과정 없어
게다가 양평군이 한 해에 받는 수계자금은 200억이 넘는다. 이 많은 금액은 관계법령에 의거해서 쓰이게 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양평군민의 생활권을 제한하는 댓가로 받은 수계자금에 대해, 함께 논의라도 한 적이 있는가?
이리저리 쪼개서 마을마다 냉장고 사고, 운동기구 사고, 에어컨 사고, 마을회관 고친다고 다 쓰면- 양평군민을 묶고 있는 수많은 규제를 뛰어넘을 수 있나? 다시 말해서- 중요한 자금이니만큼 양평군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억이면 양평군에서 대학을 가는 학생들에게 전액장학금을 주고도 남는 금액이다.
양평군과 양평군의회는 두 얼굴의 한 몸?
그리고 무엇보다 양평군은 집행부와 의회가 분리되지 않았다. 심하게는 의회의 의원이 집행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을 경우, 집행부의 수장에게 불려가는 일까지 있다. 이는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불러 왜 내가 올린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았느냐고 불호령을 내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삼권분립은 초등학생도 아는 일이다. 하지만, 양평군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심심치 않게 벌이고 있다.
부른 집행부도 문제지만, 불려가서 그런 일을 겪고도 가만히 있는 의원들은 무엇인가? 이는 스스로 주민의 민의를 대표하는 기구가 의회라는 걸 부정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대의민주주의는 선거로 얻은 힘이다. 힘의 최정점에 있다고 해도 그 힘의 근원은 주민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뽑아준 자리다. 양평군민이 언제 종합운동장 만들고, 쉬자파크 만들고, 오빈역 만들고, 강상IC 만들자고 했는가? 들어도 보지 못한 수계자금 220억을 냉장고 사는데 쓰자고 했는가?
양평군민을 위한 정치 펼쳐야
횡성군이 양평군에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적어도 횡성주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나라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들 한다. 경기도는 내년도 무상급식비를 전액 삭감했다.
지금까지 자립도보다 자주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 양평군 집행부이다. 국비며, 도비가 모자라는 시절이 오고 있다. 국비, 도비가 없으면 자주도 역시 하락한다. 양평군은 지금이라도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지켜가길 바란다.
마을만들기나 협동조합은 국가가 최악의 경제난을 염려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부터 형식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내용성을 담보해줄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주민을 위해 설명회나 교육, 센터설립 등 민간의 힘을 키우는 데는 인색한 면모를 털고, 주민의 힘을 키우는 양평군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햇살이 만물을 골고루 비추듯이- 군의 수장은 모두에게 햇살이어야 한다. 나를 따르는 사람도 있고, 따르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를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적대감을 갖고 대할 일이 아니다. 합의를 끌어내고, 수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수장의 몫이다. 새는 한 쪽 날개로는 날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