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을 태우며 / 정외숙]
침묵 속에서 물어본다
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
바람직한 것인지
기도 속에서 물어본다
입에서 나온 말과 행동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무의식 중에 생긴
모든 생채기들
모두 내 탓이었으니
견뎌내고 또 참아야지
비록 보듬어 주면서
일어나는 혼돈일지라도
밤이면 오손도손 그리운 것
내가 풀어야 할 숙제니까
시도 때도 없이
매캐한 연기가 피어나더라도
차가운 가슴 녹이는 사랑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지
l해설l
장작은 통나무를 길게 잘라서 쪼갠 불을 때는 나무이고, 불은 빛과 열을 내면서 타는 물체입니다. 이 둘이 만나서 만들어지는 장작불은 지금처럼 천연가스가 없던 시절, 아궁이에서 밥과 국을 끓이며 사람을 먹여 살렸고, 겨울에는 온돌방을 데워 우리 체온을 보호하고 잠을 잘수 있게 하여 기운을 비축할 수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연료입니다. 이 장작이 탈 때 온도는 450도에서 1,200도까지 올라가는데, 일반적으로 밝은 빨간색이나 주황색으로 묘사되나, 불의 색은 반응하는 원소에 따라서 적색, 주황색, 노란색, 흰색, 연청색 등 다양한 색깔을 내는데, 불은 사람의 감정 스펙트럼 중에서 분노에 비유되는 물질입니다. 우리가 분노의 이유는 생존 본능, 스트레스, 기대와 현실의 불일치, 대인관계, 정치, 경제, 문화적 영향, 개인의 특성 등 다양합니다.
정외숙 선생님은 불멍 중에 분노했던 여러 기억들을 구들장을 데우는 따뜻한 사랑의 불로 승화시키는 詩 한편을 지었습니다.
https://story.kakao.com/ch/pusanpoem/fWbSx7fR5DA/app
- 맹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