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의 매각을 위한 두개의 시나리오가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 총재와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의 비밀회동에서 그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논의하고 최종 결론을 끌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리오의 방향은 두가지.
첫째는 호남기업의 인수다.
해태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과 매각을 위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K BO는 금호,기아,광양제철 등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들을 최우선 인수 대상으로 꼽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 기업이 해태를 인수할 경우 현재의 연고지를 그대로 이어 받는 등 올 시즌 프로야구 일정에 전혀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광양제철이 컨소시엄 형태로 해태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기 도 했고 금호,기아는 꾸준히 해태인수 대상기업으로 물망에 올랐다.
현재 이들 가운데 어느 기업도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표명하지 않자 KBO 는 두번째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연고지 변경을 검토해 호남 이외의 기업에 해태를 넘겨 연고지를 옮긴다는 내용이다.
현재 물밑작업을 통해 제일제당과 모 증권회사가 인수대상 기업으로 떠오 른 것으로 확인됐다.
두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호남지역의 여론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판단 하는 KBO로서는 현재 첫번째 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해태마저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 쌍방울의 매각에 이어 호남지역에 프로야 구팀이 하나도 없게 되는 현상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제2안은 최후의 극약처방이다.
KBO의 한 관계자는 9일 “호남 유지와 연고지 변경이라는 두가지 안을 모 두 검토하고 있다.여의치 않으면 야구단이 호남을 떠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는 그동안 네슬레,LA 다저스 등 외국자본의 해태인수를 통 한 한국프로야구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왔다.해태의 주채권은행인 조 흥은행에 인수의향을 밝힌 외국기업은 24개나 됐다.
그러나 이들이 실사를 통해 인수에 난색을 표명함에 따라 채권단과 KBO는 최근 이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순수한 국내기업쪽으로 해태매각 구도를 압축 하고 있다.
해태 채권단은 해태제과와 타이거즈의 분리매각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 는 것으로 알려져 해태의 매각작업은 앞으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