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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2024년 01월 18일 목요일 저녁7시 ~ 8시 50분
2.장소: 김해도서관 2층 구지봉실
(경남 김해시 왕릉길 72)
3.정모도서 : 조지 쉬언 <달리기와 존재하기>
4.진행 : 시카님
5.회비 : 5,000원/ 농협 302 -1267 - 7217 - 61 (김지희)
6.참석자
①시카님 ②써니님 ③Jane(제인)님 ④바다맘님 ⑤싱송님
⑥럭키짱님 ⑦영원한제국님 ⑧강빈님 ⑨바신님 ⑩애몽이님
⑪러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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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 중에서 머리말과 맺음말 부분은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 사고,
감정과 삶의 가치관 등을 녹여서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후기라는 글 자체가 형식이 따로 없는 자유 형식이라서 그저 자유롭게 쓴 글이니
바쁘시거나 불편하신 분들은 토론 부분만 보시면 될 거 같아요~^^
7.독서모임 스케치
♣머리말
◐연하장: 새해 축하 인사의 글이나 그림을 담은 간단한 편지
러너님이 연하장을 준비해오셨다.
참석 댓글을 확인하고, 인원수를 체크했다.
러너님까지 11명이었다.
댓글 없이 참석할 경우를 대비해서 몇 장 더 챙겼다.
혹여나 못 받아서 서운해할 누군가를 생각하니 마지막까지 섬세한 배려가 필요했다.
시중에 파는 게 아닌 손수 만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연하장!
카드 앞면에는 작년 12월 정모 사진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봤다.
인물과 배경의 색깔과 선명도 등이 달랐다.
참석자들을 더 돋보이게 한 것이었다.
뒷면에는 모임 사진을 배경으로 상반기 동안 토론할 책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이것으로 그가 '포토샵의 달인' 임을 알 수 있었다ㅎㅎ
카드 안의 속지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진실을 알려드릴게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러너님 화이팅!
러너 드림
2024.01.18'
러너님은 러너님 자신에게도 카드를 드렸다.
종이와 봉투를 사서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사진 선정과 색보정을 하고.
칼라로 복사해서 알맞게 자르고 붙이고.
카드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안에 들어갈 링도 사고.
속지의 글귀를 고민고민해서 진실되게 쓰고.
그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 펼쳐졌다.
그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러너님은 러너님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당신의 머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빛나군요.
눈이 부셔 당신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거 같아요.
하지만 난 눈이 부셔 눈이 멀더라도 당신을 사랑할 거에요.'
그는 진실을 얘기했고, 그 진실은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았다.
♣토론
▲1. 책을 읽은 소감?
■시카님(진행)
▲1.이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는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이 김연수 작가로
제가 좋아하는 분이다.
정모 신청하기 전에는 읽어 본 책은 아니었다.
좋아하는 작가가 번역한 이런 책이 있어서 읽게 되었다.
달리기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읽었었는데, 이 책도 새롭고 좋았다.
책이 많은 내용을 담고 있고, 조금 어려워서 발제문을 쓰기에도 이번에
굉장히 어려웠다.
●Jane(제인)님
▲1.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메타인지(※아래보충설명)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저자가 계속 말하는 게 내가 어떻게 운동을 하고, 어떻게 해서 운동이 나한테 맞는지
찾아가고.
음식도 내가 어떤 것을 먹음으로써 내가 더 건강해지고, 나아지는 가.
그런 걸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마무리는 나에 대해서 점점 알아가는 것.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달리기든 그 무엇이든. 나에 대해 찾아가는 것.
그런 부분은 보면서 이 책을 읽었던 거 같다.
※메타인지(metacognition) / 출처:나무위키
▷1970년대에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 H. Flavell)가 창안한 용어.
자기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을 말한다. 상위인지, 초인지라고도 한다.
간단히 말해 자기 성찰 능력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지식에 대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체적으로 검증을 거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정신 상태, 곧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정상인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술을 먹었을 때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혹시 잘못되지는 않을지
생각해보는 사람이라면 뛰어난 지성을 발휘한 것이다.
이 능력이 부족할 경우 암기력과 무관하게 학습 능력의 향상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판단했으므로 암기나 기억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맘님
▲1.마라톤이라는 힘든 운동을 왜 할까? 다른 재밌는 운동도 많은데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달리기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어떤 의미나 긍정적인 영향이나
가치 등을 심리와 철학적인 해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달리기는 아니지만 평소에 꾸준히 에어로빅과 수영을 한 20년 정도 해오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 상당히 공감을 하면서 읽었다.
예전에 벚꽃 마라톤대회를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더 흥미있게 재밌게 읽은 거 같다.
특히 책 내용중에 권태감, 몰입, 몸이 영혼이 되고, 영혼이 몸이 되는 경험 등의 표현이
상당히 인상깊게 남아있다.
저도 운동을 하다보면 주변에서 어떻게 그렇게 오래 운동을 하느냐? 뭐가 좋으냐? 는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게 된다.
그때마다 뭐라고 표현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근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점을 최선을 다해서 표현한 거 같다.
이 책을 작년 12월에 읽었다.
마침 1월부터 수영 강습이 끝나서 다른 운동을 뭘 할까 생각했다.
지금 공원에서 인터벌 운동. 걷다가 달리기를 하고 있다.
●싱송님
▲1.책을 읽으면서 약간 힘들었다.
작가가 백인 의사고, 93년에 돌아가셨고, 83년도쯤에 이 책을 썼다.
지금 보면 이건 좀 이건 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았다.
다른 분들은 여기서 어떤 좋은 점을 보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어서
이 모임에 오게 되었다.
체형심리학 이런 얘기도 나오고. 체형에 따라서 성격을 알 수 있다.
이런 얘기는 요즘 세상에서는 옛날 얘기긴 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너무 영적인 얘기를 강조하는데 약간 종교적인 느낌을 받았다.
제가 종교가 없다보니까 저랑은 잘 안 맞았다.
<나는 지금 50이 넘었지만 달릴때는 20대가 된 거 같은 기분이다.> 이런 내용이
나올때마다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다.
작가가 달리기를 하면서 노화로부터 초탈한 거 처럼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집착한 거 같았다.
백인남성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지만 많이 나르시시스트(※아래보충설명) 같았다.
※나르시시스트 [narcissist] / 출처:다음국어사전
▷자신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자기도취자. 자기애성 성격장애.
*출처:나무위키/
※나르시시즘(自己愛 / Narcissism)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에서 유래된 단어.
이상화된 자신에 대한 자기애적 왜곡을 의미.
나르시시즘은 누구나 적어도 본인의 마음 속에 한 조각 쯤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심하냐 덜 하냐의 차이일 뿐이다.
겉으로 드러난다면 본인의 이상이 좀 지나쳐서 표면으로 허영심이 표출되며
일부 타인들한테 구설수를 당하는 정도의 약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조금 더 심하면
흔히 공주병, 왕자병이라 불리는 정도거나, 허영심의 과다로 인해 타인에게
민폐를 밥 먹듯이 끼치거나, 타인의 인생, 꿈을 망치는 중증의 것까지 넓은 범위를 포괄.
*출처:위키백과/
※나르시시즘(영어: narcissism) 또는 자기애(自己愛, self-love)는 정신분석학적 용어.
▷자신의 외모, 능력과 같은 어떠한 이유를 들어 지나치게 자기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자기 중심성 성격 또는 잘난체 하는 행동을 말한다.
자만심과도 유사하며, 리비도가 자기 자신을 향하여 발산되는 사랑으로,
이는 대부분 청소년들이 주체성을 형성하는 동안 거쳐가는 하나의 과정이지만
일단 발달한 후에 퇴행하여 이 시기를 재현하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보통 인격적인 장애증상으로 본다.
자기의 신체에 대하여 성적 흥분을 느끼거나, 자신을 완벽한 사람으로
여기면서 환상 속에서 만족을 얻는다.
이 단어의 유래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서 물에 빠져 죽었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의 이름을 따서 독일의 네케가 만든 용어이다.
●럭키짱님
▲1.이 책을 다 못 읽었다.
책을 한 번 읽으면 깊이 몰입해서 하루나 삼일만에 다 읽는 편인데.
이 책 같은 경우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고, 생각을 하기 싫게 만들고.
작년 12월 책이나 이 책을 접했을때 지금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계속
주제 선정이 되는 거 같다.
인생의 전환점을 고민하는 시기라서.
기존의 내 일을 계속 가져갈 것이냐 아니면 아예 새로운 일을 할 것이냐 의
고민이 정말 많은 시기이다.
지난 번 책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이렇게 몰두해서
쓰는 분들의 인생과 삶은 어떤 것인가 를 들여다 보게 되면서.
결국 20대, 30대, 40대.. 끊임없이 다양하게 방황을 했는데.
작가는 18개의 챕터로 달리기를 통해서 자신이 방황한 것을 정의를 많이
해두었다.
책 속에 보면 <삶이란 진짜 위대한 실험이다> 는 부분이 나온다.
저도 근 3, 4, 50년동안 방황했던 게 방황이 아니고, 이 작가가 말한 것 처럼
실험정신으로 했구나.
오히려 책은 불편하게 읽었는데, 제 삶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완전하게 몰두할 수 있는 걸 만난다면 그것만큼 행운인 게 없다 라는 게
지난 번 책이나 이 책에서 느껴졌다.
■영원한 제국님
▲1.앞에 말씀하신 분처럼 조금 어렵게 읽었다.
어제 완독을 했다. 이 모임이 아니었으면 못 읽었을 거 같다.
모임때문에 하루에 2,30페이지씩 읽었던 거 같다.
이 책에서 '육체적, 정신적, 영적 경험으로써의 달리기'라고 작가는 말한다.
제가 독실한 종교인은 아닌데.
달리기를 종교에 많이 대입시켜.. 성스러운 수행을 하듯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달리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표현을 했다.
물론 운동을 하면 육체적으로 건강해지고, 정신적으로 안정감이 오고,
마음도 편해지고,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해소 하는 등..
이런 부분은 저도 운동하면 느낄 수 있으니까 납득이 된다.
하지만 영적 경험 등의 종교적인 것이 나오면 책에서 멀어지는 부분이
있는 거 같다.
대체적으로 어렵게 읽었다.
■바신님
▲1.책 중간중간에 저자가 달리기에 대한 애정이 좀 많이 있음을 느꼈다.
달리기를 권한다는 느낌. 너도 한번 뛰어봐. 이런 느낌이 되게
부담스럽게 하는 거 같았다.
왜 뛰어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저자는 달리기에 몰두하는 것도 보이고. 또 그것에 고집하기보다는 즐기는
그런 모습도 떠올라서 되게 좋아보이긴 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스스로 말하는 것 처럼 좋은 인생을 사는 것 처럼 저자가 얘기하고 있어서
좋아 보였다.
●애몽이님
▲1.운동을 일도 안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이번 기회에 운동에
맛을 들일 수 있게 도와줄 책인지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오래 걸리는 사람이 아닌데 이 책은 읽는데 엄청 힘들었다.
힘들었던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인용된 글이 너무 많다. 이 책에서 수백명을 만난 느낌이다.
그것 때문에 사실 읽기가 많이 힘이 들었다.
인용된 작가의 글들만 다 빼고, 백 몇 십페이지로 축약해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충분히 다 담길 수 있을 거 같은데.
인용된 글들 자체를 우선 내가 잘 모르기 때문에 중간중간 수없이
나오는 부분에서 읽기에 힘들었다.
번역가가 김연수 작가로 제가 좋아하는 분이고, 소설가가 번역을 했기 때문에
그나마 인용된 부분이 잘 흐르는 느낌으로 영향을 준 거 같다.
이 책을 읽고 동기부여를 받아야 하는데, 런(run)까지는 모르겠고.
걷기는 좀 열심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러너님
▲1.다른 분들이 말씀해주신 것 처럼 인용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까
책을 읽기에 굉장히 힘들었다.
달리기 하는 사람으로써 작가가 말하는 달리기에 대한 얘기는 대체적으로는
공감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달리기에 대해서 조금 지나치게 미화한 느낌이 들 정도로 살짝 거부감도
느껴졌다.
애몽이님이 말씀하신대로 인용 부분을 빼고, 작가 자신의 달리기에 대한 진솔한
얘기만을 담았다면 읽기에 좀 더 편했을 거 같다.
작가처럼 달리기하는 나도 읽기가 힘들었는데, 달리기를 하지 않고, 관심없는
분들에게는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써니님
▲1.다른 분들 얘기처럼 인용이 많아서 잘 안 읽힌다.
2003년에 김연수 작가가 번역을 한 것에 대해서 저는 최근 책이라고 생각했다.
미국 작가답게 인용이 많은데, 인용 부분을 모으던지 아니면 한 줄로 하면
읽기에 괜찮을 거 같은데.
중간중간 인용된 부분이 나오니까 흐름이 끊기고, 읽기에 너무 힘들었다.
■시카님(진행)
▲1.예전에 여기 책풍경에서 어떤 회원 분이 마라톤에 도전해서 실제로 완주한
분이 있었다. 그때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 달리기에 대한 욕구가
조금씩 계속 있었던 거 같다.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아래보충설명) >라는 책이
역사책 중에서는 고전에 들어가는 반열이다.
'에드워드 카'라는 영국 교수가 쓴 책이다.
이 책에 대해서 유시민 작가가 하는 말이..
'거기에 나오는 인용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받은 영국 중산층 이 정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고.
우리가 그걸 읽을때 그것을 해석하고 또는 해석하지 못 함을 크게 신경쓸 필요없다.
작가가 하려는 말이 중요한 거지.'
이 책의 저자인 조지 쉬언도 미국 독자를 대상으로 이렇게 쓴 거에 대해서 인용부분을
잘 모르겠으면 넘기고, 찾아보면서 할 필요는 없다.
작가가 말하는 본질을 깨닫는 게 더 중요하다 고 생각한다.
작가가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이다.
백인 중산층이 교육을 받아서 성공하고.
미국은 소비사회인데, 작가는 러너로써 미니멀리즘. 내려놓고 소비를 줄이고.
지금도 어떻게 보면 대단하지만 그 시절에는 굉장히 획기적인 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 선구자적인 작가의 행동이 굉장히 인상적이게 다가왔다.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출처:나무위키
▷에드워드 카가 쓴 역사철학 도서이다.
역사의 정의 중 하나인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가 이 책에서 나온 표현이다.
※에드워드 카/ 출처:예스24 책소개
▷1892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런던의 머천트 테일러즈 스쿨과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했다.
1916년에 외무부에 들어가 수많은 업무에 종사하다가 1936년에 사임하고,
웨일스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국제정치학 교수가 되었다.
1941년부터 1946년까지「더 타임스」의 부(副)편집인을 역임했으며,
1948년 국제연합의 세계인권선언 기초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1953년부터 1955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의 베일리얼 칼리지의 정치학 튜터(Tutor)를
맡았으며, 1955년에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의 펠로우,
1966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베일리얼 칼리지의 명예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영국이 낳은 금세기의 대표적 사가로, 특히 소비예트 러시아사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맺음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
러너님이 주신 연하장은 무척 감동이었다.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카드를 직접 만들어서
서로 주고 받은 기억이 생각났다.
그때 이후로 누군가가 나를 위해 손수 만든 연하장이라니!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요즘 시대에 그의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이 심쿵하게 만들었다.
카드의 구멍에 링을 끼우고,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다.
그가 꾹꾹 눌러쓴 글귀가 생각났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부자가 되고,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사회.
그러한 사회에서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 그 어떤 것에도 상처받지 말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그의 씩씩한 목소리는 귀청을 뚫고 가슴으로 전해졌다.
그의 마음처럼 따뜻하게..
◐달리는 세상
궁금했다.
그곳은 어떤 세상일지?
대회를 신청했다. 5키로.
대회장은 출발 1시간 전임에도 많은 참가자들로 북적거렸다.
흥겨운 음악과 식전 공연으로 축제임을 알 수 있었다.
어디선가 화이팅 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단체로 참가한 동호회 회원들의 함성이었다.
그 소리 사이사이에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러너님 이었다.
그는 마치 '기자' 라도 된 듯 달림이들과 대화하고 있었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토론할 때처럼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고,
빛나는 머리는 여전히 눈에 부셨다.
민소매 상의와 몸에 착 달라붙는 5부 타이즈는 미끈한 몸매를 드러냈다.
무척 생경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하프 코스가 출발했다.
우렁찬 함성 소리와 함께 그의 모습이 달림이들 사이로 사라졌다.
10분 뒤 10키로가 출발했고.
마지막으로 드디어 5키로가 출발했다.
가족끼리 함께 온 참가자가 많이 보였다.
중간에 힘들면 걷다가 다시 뛰다가 하면서 달렸다.
바쁜 일상으로 운동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걷뛰' 도 힘들었다.
하지만 화창한 봄 날씨에 많은 달림이들과 함께 뛰니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골인하고 완주 메달을 받았다.
비록 5키로 지만 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러너님이 궁금했다.
그의 말로는 골인하고 바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피니쉬 지점으로 갔다.
하프 코스 달림이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그 사이에 무언가 빛나는 머리가 보였다.
한 손에 카메라를 쥐고, 빛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빛나는 머리에 빛의 속도까지 더해져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이윽고 그는 골인 지점을 통과했고.
허리를 숙이며 숨을 헐떡거렸다.
러너님 이었다.
반가움에 그의 곁으로 다가가려는 찰나
갑자기 그는 허리를 세우고는 뒤이어 들어오는 달림이들을 맞이했다.
'하이파이브'와 '축하한다'는 얘기와 함께.
아는 체하기 힘들 정도로 그는 바빠 보였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었고.
골인하는 달림이들과 얘기도 나눴고.
힘든 내색 없이 시종일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윽고 달림이들이 다 들어왔을 즈음.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기고, 뒤돌아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등에는 채널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있었다.
'삐리리 티비' 였다.
(간접광고로 삐리리로 처리했음을 양해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짤리게 된다ㅎㅎ)
'삐리리 티비' 의 운영자였던 러너님은
집으로 가는 내내 무릎이 삐리리함을 느꼈다.
하지만 뿌듯함과 성취감에 어느새 삐리리는 사라졌다.
핸드폰이 삐리리 하고 울렸다.
전화를 받았다.
조지 쉬언이었다.
그는 이렇게 물었다.
'이제 다 놀았나요?'
'예. 어린아이처럼 마냥 신나게 놀았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당신은 내가 찾던 러너군요'라고!
◐감사함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갑진년 새해 첫 정모는 시카님이 진행을 해주셨다.
작년부터 달리기도 시작했다고 하니 진심으로 응원드린다.
올해도 늘 한결같이 수고해주시는 애몽이님을 비롯한 운영진 분들께 깊은 감사드린다.
어떠한 말로도 감사함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거 같다.
하지만 우린 알고있다.
참석자들 모두 고마운 마음 항상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국 최고의 토론 모임' 으로 유명세를 탄 덕분에 새로 오신 분이 세 분이나 되었다.
영원한제국, 싱송, Jane(제인)님 이었다.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가슴에 와닿는 좋은 말씀을 많이 들려주셨다.
덕분에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다음달 정모는 러너님이 진행을 한다.
작년처럼 깜짝퀴즈와 선물을 준비한다고 한다.
어려운 형편에 선물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집을 팔아야 할지도 몰랐다.ㅎㅎ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이번 기회에 무소유를 실천한다고ㅎㅎ
아무쪼록 갑진년 새해에도 새로 오신 분들과 함께 즐겁고 유익한 정기모임이
되었으면 한다.
매번 후기를 쓰면서 느끼는 게 있다.
이 단어를 빼면 글을 쓸 수가 없다.
그 단어는 무얼까?
바로 '덕분에'라는 단어다.
그들 덕분에 새해 첫 정모도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미흡한 글과 연하장으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수줍게 숨어 있던 고마움을 끄집어내었다.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고.
진심이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본다.
언젠가 이별이 있더라도
이 마음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변치 않을 거라고.
그들이 있어 행복하다.
나만 그런 걸까?
첫댓글 "속지의 글귀를 고민고민해서 진실되게 쓰고"
그 진심과 진정성이 너무 잘 느껴졌던 연하장이었어요!!!!
매번 책풍경 회원의 마음 온도를 올려주시고
유쾌한 후기까지 감사드립니다^^
읽는내내 미소짓게 하는 재미있게 후기 올리시고.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