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산행 총결산
2009년에 이어 2010년 연임을 하게된 현 집행부는 사실 연임할 형편이 못되었다
지자체 선거가있는 올해 신회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구설수에 오를수있어 꺼려했고
먼 부천에서 오가며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변총무와 가사관계로 바쁜 최총무도
많은 개인업무를 마다하고 2년 연속 맡아야 한다는게 가족들에게도 미안할수밖에
힘들고 고생스럽지만 한번 더 우리 임원진들의 삼고초려(三顧草廬) 같은 마음으로
몇번이나 부탁을 하여 겨우 승낙을 받아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동안 열정을 가지고 잘 이끌어주신 운영진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남은 100회 산행과 100회 기념행사및 정기총회를 잘 이끌어 잘 마무리 지어주시길 바래본다
벌써 1년이라니............
보았던 사진들이지만 간추려 한해를 마무리하며 기록으로 남겨본다
2009년1월 - 2010년 12월까지 집행부
회장 : 신학근 등반대장 : 권영석
부회장 : 장영수, 유영범, 강순열, 박정운 부등반대장 : 김유성
총무 : 변해봉, 최현희 감사 : 최정숙
용봉산(381) 1월 10일
용봉초교- 미륵암- 악귀봉- 전망대- 수암산- 덕산온천
2010년 1월!
회장단 연임으로 정기총회를 생략하고 첫 산행지로 눈쌓인 용봉산으로 정했다
용의 몸집에 봉황의 머리를 얹은 듯한 형상이라 지은 이름이다
아기자기한 암릉산행으로 쌓인 눈꽃산행에다 하산후 따끈한 덕산온천에 몸을 풀었다
마니산 시산제(496) 2월28일
화도주차장- 단군로- 참성단- 정수사- 시산제장소
2월엔
1년동안 무사안전산행을 기리기 위한 마니산 시산제 산행으로 화도주차장에서
단군로로 올라 1년에 두번(12월31일 1월1일과 10월3일양력,음력)만 참성단을 개방하는데
그날 우리 산들산악회를 위해 특별히(?) 개방하여 전국에서 氣가 가장 세다는 곳에서 기를 받고
정수사 아래로 하산하여 돼지머리와 떡과 과일로 정성스레 차려놓고
변해봉총무의 사회로 내외빈 소개와 이진우고문의 降神에 이어
신학근회장의 올 한해 안전산행 기원하는 시산제 인사와 등반대장의 산악인 선서
그리고 모두 진솔한 마음으로 올 한해 안전산행의 삼배를 올렸다
공작산(887) 3월 14일
노천저수지- 안공작재- 정상- 맛바위(동봉사)
혹한이 조금씩 누그러져 산행하기가 적기인 3월!
산세의 아름답기가 공작새와 같다하여 이름붙여진 산으로 높이에 비해 산세가 아기자기한
바위와 노송으로 이루어져있고 주변의 수타사와 수타계곡이 유명한 공작산에 올랐다
하산길에 108탑이있는 동봉사에 들려 茶한잔 나누었다
영취산(510) 4월 11일
영취산- 여수오동도
꽃피는 춘 4월엔
전국 최고의 진달래 군락지로 소문이난 여수반도의 주산인 영취산을 향해
남으로 남으로 내려갔다. 영취산을 오르고 가는길에 오동도를 둘러오니
남해의 쪽빛 바다에 취하고 붉게 물든 진달래에 취하고 함께한 회원들과의 술잔에 취해
밤늦게 귀가했지만 오래토록 기억될 즐거운 하루의 긴 여정이었다
검봉산(530) 5월 9일
강선사입구- 강선봉- 정상- 문배마을- 구곡폭포- 강천사입구
5월엔 산란기를 맞은 물고기를 대동하고 양수리를 거쳐 북한강 줄기를 거슬러
춘천가도의 강촌에있는 검봉산에 올라 북한강의 경관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고원지대인 문배마을을 거쳐 꼬불꼬불 오솔길을 따라 구곡폭포까지!!
아홉구비를 돌아서 떨어지는 하늘벽과 기암괴석 사이로 작은 물방울이 땀을 식혔다
가은산(575) 6월 13일
옥순대교- 452전망대- 정상- 둥지고개- 옥순대교
6월은 靑風明月의 고장인 단양, 제천!!
충주호를 둘러싼 수많은 나즈막한 그림같은 명산들!!
오르는 재미보다 사방으로 내려다보는 재미가 더한 봉우리들....
말목산이 목적지였지만 입산금지라 발길을 가은산으로 돌렸다
사향산(664) 7월 11일
이동면주차장- 정상- 주차장- 백운계곡(차랼이동)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7월답게 후덥지근한 여름산행인데다
장마가 북상하면서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을 출발했으나 마침 산행중에는 비가 그쳤다
군사시설로 정상엔 못올랐지만 정상부근에서 바라본 국망봉과 운악산 그리고
운무에 싸인 저멀리 산정호수와 명성산을 바라보면서 아쉬움을 뒤로했다
시간이 남아 백운산 아래의 백운계곡에서 물만난 철부지들처럼 우린 동심으로 돌아갔다
용추계곡트레킹 8월 8일
용추주차장- 공무원연수원- 노적봉중턱- 칼봉쉼터- 장군민박(물놀이)- 주차장
여름산행은 뭐니뭐니해도 계곡산행이 최고다
출발부터 산행이라기보다 물놀이에 관심이 많다
전날 내린 폭우로 계곡물이 흘러 넘쳤지만 물폭탄 세레를 주고받으며
8월의 한증막속에 시원한 계곡물에서 정성껏 끊인 삼계탕으로 배를 채우니 세상 부러울게 없었다
불곡산(470) 9월 12일
양주시청뒤- 정상(상봉)- 상투봉- 임꺽정봉- 대교아파트- 일산호수공원(자유시간)
9월엔
한동안 잊혀졌던 임꺽정 형님을 뵈러 양주의 불곡산으로 향했다
낮은 산이었지만 적당한 암릉과 숲길이 잘 어우러진 등산로에
예전에 임꺽정이 기거했다는 전설 하나만으로도 관심 갖기엔 충분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 귀가길에 들린 일산의 호수공원에서의 자유시간은
또다른 의미를 둘수있었다
남설악 10월 10일
한계령- 흘림골- 여심폭포- 등선대- 주전골- 오색약수
오랫만에 한계령을 넘어 남설악의 흘림골에서 시작하여
등선대와 주전골을 거쳐 오색으로 넘어가는 남설악코스를 트레킹하는 기분으로 이어갔다
10월의 단풍철답게 수많은 인파로 산행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사방 펼쳐진 오색 찬란한 가을단풍과 기기묘묘한 군상에 넋을 잃어
힘들지않게 즐겁게 완주한 멋진 코스였다
가야산(1430) 11월 14일
백운야영장- 용기골- 서성재- 정상(상왕봉)- 마당바위- 해인사
이미 가을 단풍은 하나둘 퇴색해가고 길가엔 흩어진 낙엽들이 딩구는 11월!!
30여년만에 개방했다는 가야산 만물상 코스를 탐방하기 위해
시간을 한시간 앞당겨 출발했는데 우리와 깉은 기대로 몰려든 전국의 등산객이
이미 입구에 꽉 찼고 특히 만물상 오르는 코스는 움직일줄 모른다
어쩔수없이 용기골 코스를 택했지만 역시 명산답게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아쉬움속에 다음을 기약했다
왕방산(737) 12월 12일
오지재고개- 정상- 깊이울계곡- 심곡저수지- 식당
오늘 12월 마지막 산행은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산행인것 같다
올 들어 영하 6도로 가장 날씨가 추운날이고
청와대 안가 궁정동에서의 박대통령 시해사건으로 촉발된 12.12사태!!
그날밤 모든 공영방송이 군부에 접수되고 정승화 육참총장이 연행되든 날이다
99차산행인데 99라는 숫자는 중국인들이 88 다음으로 좋아하는 숫자로
九字는 중국 황실에서 제일 좋아했던 숫자다
워낙 추워서 빠질 사람이 많을걸 예상해서 집행부에서 예비자를 많이 확보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진정한 산악인들답게 추위에 빠짐없이 신청자 50명 모두 참석하여
산행 출발지인 포천의 오지재고개로 향했다
눈이 내린 후 비가 약간 내려서인지 버스가 고개마루 노면에 미끄러졌고
얼어붙은 눈길 등산로가 여간 미끄럽지않다
오르막은 웬만해선 아이젠을 차지 않는게 좋다 힘이 배가 든다고 보면된다
나무가지를 이용하거나 낙엽쌓인 길섶을 이용하거나 스틱을 최대로 활용하면된다
마침 험난한 코스가없이 완만하게 오를수있어 도란도란 옆사람과 한달동안 못다한 이야기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 나누며 희희락락 하다보니 벌써 정상이다
최초 계획은 정상에서 국사봉을 거쳐 심곡저수지였지만 점심시간을 고려
깊이울계곡으로 하산하여 심곡저수지를 지나 식당까지 계획을 변경했다
하산길은 경사가 급한데다 눈이 얼어있어 아이젠이 없어면 위험하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깜박 잊고 오는 사람이있어 예비로 한벌 더 준비했는데
마침 두분이 준비를 못해 한쪽씩이라도 나눠드렸다 겨울 산행은 아이젠과 스틱이 필수다
深山流谷이라 계곡의 멋이 그대로 표출된 아름다운 계곡이다
간간히 얼음장 사이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모여모여 지천을 이뤄 심곡저수지로 빨려들어간다
예전엔 이런 계곡물속에 개* 락 *가 많아 영양보충을 했었는데ㅎㅎ
금년 한해 마지막 산행에다 추운 날씨탓에
얼큰한 동태탕에 한잔술로 경인년 마지막 산행을 마감했다
2010년 경인년 한해!!
내가 살아온 지금까지의 세월중 가장 힘들었고 행복했던 한해가 아닐까??
수술 후 병상에서 처음으로 죽음이란 단어를 떠올렸고
항상 용감하고 떳떳하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내 자신이
한순간 별볼일 없는 이렇게 초라한 몰골이 내 모습이라는걸 알았을땐....
그러나 내게도 실오라기 같은 자존심이있고
마침 조직검사 결과 다행히 심하지않다는 의사샘님의 말에 한숨 놓았다
수술로 몸무게는 10키로가량 줄고 6개월의 항암치료 기간엔 병원옆만 지나도
구역질로 토해 버리는 그리고 독한 항암제에 이빨이 시리고 정신이 몽롱해지면서도
의사선생님 앞에선 괜찮다며 웃으면 의사도 웃는다
웃지못할게 뭐 있느냐가 나라면 그걸 보는 의사의 어이없는 웃음일게다
2010년을 결산하는 산행기에 내 개인의 일을 이렇게 말미에 올리는건
함께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저같은 일이 없기를 바라는 나의 진솔한 바램이다
알면서도 실천이 어려운 건강에 대한 경험과 경고로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으로 받아줬어면 한다
절대 정기검진 빠트리지 마시고 이상 있을때 때를 놓치지말라고....
또한 길고 긴 어려운 시간들이 행복으로 이어질수있는건
특히 즐겁게 산행을 하면서 위로해주신 여러분들의 덕분이다
독한 항암제에 취해 앞이 보이지않아도 여러분들의 발자욱을 따라 나섰고
힘들고 괴로울땐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함께 웃어주던 사랑하는 여러분들.....
내가 건강해져서 이 모든 고마움을 갚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산행에 참석하고 하루도 거르지않고 운동을 일상화했다
재발율이 높은 나의 병이 재발되어 죽는다해도 나는 최선을 다했기때문에
살아 내년을 기약할수있는것만으로도 전 행복합니다
고통을 나눠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올 한해 고생하신 집행부 여러분과 임원및 회원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12월 오 창 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