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이라 소주 한박스 사들고 회장님댁으로 먼저 갔다.
커피를 한잔 마시는데 회장님이 술 한잔 맛보라시며 간이 술상이 나온다.
- 막걸리는 이웃에서 준 건데 무슨 가루에 물 붓고 하루만에 술이 된 거라고 한다.
발효를 하지 않고 술이 된다는 얘긴데 마시고 나니 주기가 오른다.
- 물김치는 솎아낸 배추와 무우로 담근 것이며 맛이 상당히 달고 시원하다.
- 복숭아는 집 뒤에 있는 나무에서 딴 것이라는데 맛은 보통이지만 이렇게 늦게
수확하는 것이 별스럽다.
아침을 먹고 갔는데 만두까지 쪄 주시니 아침부터 배를 두드린다.
밭에 나가서 2포기 심은 애호박 덩쿨을 뒤지니 또 이만큼 나온다.
시기를 놓친 두어개는 할 수 없이 늙은 호박으로 만들기로 했다.
지난주에 비료를 조금 주어서인지 비온 후에 늘씬한 가지가 한 바구니 쏟아진다.
비료를 먹은 대파도 이제 성장모드로...
회장님 밭에 심은 배추도 폭풍성장중인데 3-4포기에서 벌레가 보여 손으로 잡아냈다.
작물들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에 큰다고 하듯이 자주 들여다 보고 벌레도 잡어줘야 한다.
무우도 지난 주에 솎아주었더니 잎이 무성해졌다.
깻잎을 따오라는 마님의 지시로 회장님 밭에서 한 봉지를 따왔다.
모처럼 회장님이 하우스까지 오셨는데 친구가 잘 가꾼 밭을 보고서 칭찬해 주신다.
안과 치료로 술을 자제하신다면서 안경을 쓰고 오셨다.
내일이면 또 추석으로 동네가 시끌벅적할 것이다.
민통선 명물인 농주도 4병을 사고, 홍고추 풋고추도 호박과 함께 담으니 바구니가 한가득이다.
다음주부터는 무우 배추에 추비를 주고 배추벌레 잡기에 신경을 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