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불성설. 이치에 맞지 않아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화 <도가니>는 흥행했으나 장애인의 영화 관람을 위한 한글자막이나 화면해설이 없어 정작 장애인은 영화를 관람할 수가 없었다. 재판을 진행하면서 정작 수화통역사도 배치하지 않았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9일 오전 11시 장애인영화관람권확보를위한대구지역공동대책위(영화관람권대책위)는 대구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 앞에서 장애인영화관람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화견을 열었다. 전국적인 도가니 열풍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은 일부 이루어졌으나 장애인 문화접근권권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해 10월 결성된 영화관람권대책위는 차별진정 기자회견, 대종상영화제 피켓시위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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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영화관람의 현실을 발언중인 농인당사자인 김정중 데프연대 공동대표. [출처: 영화관람권대책위] |
영화관람권대책위는 “2010년 한국영화는 168편이 상영되었으나, 한글자막이나 화면해설을 제공한 영화는 10편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장애인들은 한국영화의 90% 이상을 제대로 관람하기 힘든 실정이다.
영화 <도가니>도 지난해 9월 22일에 개봉했으나 자막상영이 극히 일부 시간대에만 이루어졌다. 이후 청각장애인 영화관람을 위한 요구가 일어나자 10월부터 확대상영이 이루어지긴 했으나 이마저도 일부 영화관에서만 이루어졌다.
영화관람권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농인을 위한 한국영화에 한글자막 상영을 의무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상영 의무화 △이동장애인을 위한 영화 접근환경 개선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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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람권대책위는 9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장애인영화관람권 확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영화관람권대책위] |
농인당사자인 김정중 데프연대 공동대표는 “농인 등을 비롯한 장애인들은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개봉하는 한국영화의 10%만 관람이 가능한 현실이 너무나 어이없고 가슴 아프다”며 “대구지역에서도 기자회견과 1인시위를 통해 장애인영화관람권 문제를 우리사회에 알려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영화관람권대책위는 9일부터 총선 전날인 4월 10일까지 한일극장 및 동대구역 앞 1인 시위를 통해 장애인의 영화관람권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려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