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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섬&산) 좋은사람들--버스매일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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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여행 후기 스크랩 65년 만에 그 속살을 드러내는 해안길, 속초 바다향기로(‘18.5.21)
갈하늘 추천 0 조회 460 18.06.20 03: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외옹치 바다향기로

 

산행일 : ‘18. 5. 21()

소재지 :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조양동·대포동

산행코스 : 7번 국도(하나님의 교회 앞)속초해수욕장데크로드외옹치항(소요시간 : 30)

 

함께한 산악회 : 좋은 사람들

 

특징 : '바다향기로'는 속초의 외옹치 해안에 올해 들어 새로 난 둘레길이다. 속초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외옹치 해안을 거쳐 외옹치항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조성됐다. 외옹치 해안은 1953년 휴전 이후 사실상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온 곳으로 1970년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겪은 후부터는 해안경계 철책이 설치되면서 완전히 차단됐었다. 65년 동안 막혀있었던 셈이다. 그러다가 2014년 롯데가 외옹치에 리조트 건설을 추진한 데 이어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관광특구 활성화 지원사업'에 속초시가 신청한 '바다향기로 조성사업'이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방 작업이 진행됐다. 1.74에 이르는 구간 가운데 속초해수욕장 구간 850m는 속초시가, 나머지 구간은 외옹치에 리조트를 운영 중인 롯데가 맡아 공사를 진행했다. 탐방로에는 전망대와 벤치 등 편의시설과 함께 공연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들어섰다. 특히 해안경계 철책 일부를 남겨 과거 무장공비 침투지역이라는 점을 관광객들이 알 수 있게 했다고 한다.

 

트레킹의 시작은 하나님의 교회맞은편(속초시 조양동 1383-6)

동해고속도로(삼척-속초) 속초 IC에서 내려와 56번 지방도를 이용해서 시내로 들어오면 ‘7번 국도를 만나게 된다. 교동지하차도로 들어가지 말고 오른편으로 국도를 올라타고 양양방면으로 내려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속초 고속버스터미널앞을 지나게 되고 이어서 잠시 후에는 3층짜리 속초 하나님의 교회건물 앞에 이르게 된다. 참고로 트레킹이 시작되는 속초해수욕장에도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나 대형버스의 진입이 불가능한 탓에 이곳에서 내려줄 수밖에 없다는 운전기사의 전언이었다.




교회의 맞은편으로 난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서 트레킹이 시작된다. 들머리 왼편의 ‘design Blue i’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단층짜리 건물을 참조하면 될 것 같다. 아니면 전신주에 매달려 있는 새마을 3이라는 표지판을 참조해도 될 일이고 말이다. 조금 더 들어가면 오른편에 한신아파트가 보인다. 이젠 안심해도 된다는 얘기이다.




5분쯤 걸었을까 길 건너에 소나무 숲이 나타난다. 1976년에 처음 개장한 외옹치 해수욕장으로 속초에서는 하나뿐인 해수욕장이란다. 아니 아까 지나왔던 7번 국도에 걸려있던 이정표에는 속초해수욕장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이밖에 설악산해수욕장으로도 불린단다. 아무튼 청호동에서 조양동을 거쳐 대포동까지 이어지는 길이 2km에 넓이가 75m인 이 해수욕장은 투명하고 맑은 바닷물과 고운 모래가 자랑거리다. 한여름엔 해수욕은 물론이고 각종 수상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해송(海松) 숲을 가운데 두고 해수욕장의 반대편에는 작은 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산책로 외에도 벤치와 조형물 몇 개를 놓아 쉼터를 겸하도록 했으나 그늘이 없는 탓에 효용가치는 많이 떨어질 것 같다.




공원과 모래사장 사이에는 해송(海松)이 숲을 이루고 있다. 그 길이가 무려 600m나 된다니 꼭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속초 시민들에게는 최상의 쉼터가 될 수도 있겠다. 벤치나 운동기구 등을 만들어놓은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 싶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자 해송의 싱그러움이 가슴속까지 파고든다. 도심에서 움츠렸던 세포조직이 시원하게 열리는 느낌이다. 좋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일 것이다.



송림(松林)을 통과하자 널따란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그 뒤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닷물은 이국적인 기분마저 들게 한다. 넘실대는 파도 위에는 속초8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조도(鳥島)가 두둥실 떠있다. ‘새들이 많이 찾는 섬조도는 일출이 장관인 곳이다. 아니 굳이 새벽녘이 아니더라도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에메랄드빛 수평선과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풍경이 잘 그린 한 폭의 그림 같기 때문이다. 섬이 흔하지 않은 동해안의 특성 때문에 더욱 돋보이지 않나 싶다.




아직 물놀이 철이 아닌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백사장에서 노닐고 있다. 그만큼 속초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아니 속초시내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 덕분일 것이다. 또한 외지인들에게도 이곳은 휴가철이나 비수기를 불문하고 친숙한 방문지라고 한다. 설악산과 가까워 내설악 쪽에서 대청봉을 거쳐 설악동으로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코스라는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대포항이나 외옹치항에서 값싸고 싱싱한 활어회로 배를 채운 다음 산책삼아 들른단다.



탐방로는 모래사장의 뒤편, 그러니까 소나무 숲과의 경계선을 따라 만들어 놓았다. 널찍하게 보도블럭을 깔아 서너 사람이 나란히 서서 걸어도 충분할 정도이다. 이 탐방로를 따라 오른편으로 향한다. 진행방향에 롯데리조트의 고층빌딩이 보이면 제대로 길을 들어선 셈이 되겠다. 쏴아쏴아 소리 내며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와 시원한 바닷바람이 해변 산책을 더없이 즐겁게 해준다.



모래사장에는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유독 많아 보인다. 앞에서도 설명 했듯이 그만큼 속초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어쩌면 저들은 그네들의 앞마당쯤으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바닷가인데 낚시꾼이 없을 리가 없다. 선상(船上)은 고사하고 갯바위도 아닌 곳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풍경이 낯설기는 하지만 사람마다 개성이 있는 법이니 어쩌겠는가. 어쩌면 저네들은 세월을 낚는다는 진정한 강태공(姜太公)’들 일지도 모르겠다.




외옹치천을 가로지르는 목교(木橋)를 건너면 잘 지어진 팔각정이 나타난다. 휴양지에 걸맞는 시설이라 하겠다. 하지만 또 다른 면도 있다. 아직도 이곳은 군()의 경계 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국가안보에 중요한 지역인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서슬 시퍼런 경고판을 세우고 오전 6시에서 자정까지라는 개장시간 안내문 외에도 군의 경계 작전 지역에서 해서는 아니 되는 행위들을 줄줄이 적어 놓았다.




이어서 잠시 후에는 대문 하나를 만난다. ‘외옹치 바다향기로의 외옹치해수욕장 방면의 출입문이라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총 1.74에 이르는 바다향기로가운데 롯데에서 조성했다는 950m 구간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그래선지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탐방로 외에도 롯데리조트의 안내도까지 그려 넣었다. 어쩌면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주차장과 워터파크 등 리조트 내의 시설들까지 상세하게 표기해놓은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어쩌랴 그네들이 만든 탐방로이니 그 정도는 봐줄 수 있지 않겠는가.




대문 안으로 들어선다. 군사지역으로 묶여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되어 있다가 56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했다는 바다향기로외옹치 해안구간이다. 그렇지만 24시간 내내 열려있는 것은 아니란다. 아직은 완전한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4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며 10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란다. 참고로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외옹치 해변외옹치 항등 두 곳을 통해 입장할 수 있으며 두 곳 모두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다.




눈을 들면 망망대해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잘게 부서지는 파도는 맑고도 투명하다. 그 물결에 기대어 바람이 불어온다. 시원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바람이다. 겨울 등산복을 입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도 말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5, 그것도 하순이다. 어느새 여름의 문턱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해안가를 따라 데크로 길을 내었단다. ’데크 로드인 셈이다. 덕분에 새로 낸 950m의 산책로를 발끝에 모래 한 톨 묻히지 않고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바닷가를 따라 내놓은 이 길은 길고 깊게 뛰는 하얀 파도를 따라 걷게 된다.



탐방로를 따라 잠시 걸으면 얼마 전에 완공했다는 롯데리조트 속초가 눈에 들어온다. 173개의 호텔 객실과 콘도 219실을 갖췄는데, 로켓 블라스터와 볼슬라이드, 바디 슬라이드가 있는 워터 파크가 가장 입소문을 많이 탔다고 한다. 또한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내츄럴 소울 키친과 투숙객 전용 인피니티풀, 찜질방, 루프톱 등을 운영한다고 한다.




탐방로는 여러 번에 걸쳐 갈림길을 만든다. 하나 같이 롯데리조트로 연결되는 길들인데, 들머리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니 조금만 유의한다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것이다.



시원한 푸른 바다가 산책로 바로 아래로 펼쳐진다. 기암괴석에 닿아 부서지는 상쾌한 파도소리가 귀에 와 부딪친다.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라는 뜻으로 지어졌다는 바다향기로에 걸맞는 풍광이라 하겠다. 힐링(healing)이란 정녕 이런 곳에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바닷가 쪽에는 군()의 경계용 철조망이 그대로 남아있다. 3층짜리 경계초소도 보인다. 60여 년간이나 민간의 출입이 금지된 군 경계지역이었으니 군의 시설물들이 널려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다향기로는 그런 기존의 군 경계 철책 일부를 살리면서 그 옆에다 흙길을 내어 걸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벙커나 초소는 전망대로 활용했다고 한다. 안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셈이다. 남북화해 무드가 한창 무르익어 간다고는 하지만 분단되어 있다는 현실까지는 뛰어넘지 못했나 보다.





그래선지 철책에다 수상한 사람, 물건, 선박을 발견하면 적극 신고해 줄 것을 요구하는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국가 안보’, 그게 우리의 현실이 아니겠는가.




탐방로 곳곳에는 쉼터를 겸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잠시 쉬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경관을 감상하라는 배려일 것이다. 가끔은 속초 인근 해안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이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멋진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서로서로 손을 흔들어주는 것을 보면 바라보는 사람이나 바라보이는 사람들 모두 즐거운 모양이다. 하긴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이 이렇게 고운데 어느 누가 행복하지 않겠는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뷰파인더(viewfinder)에 들어오는 외옹치의 풍경이 눈부신 건 무슨 이유일까. 어쩌면 65년 만에 엿보게 되는 속살에 대한 야릇한 기대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탐방로를 따라 해안선에 펼쳐져 있는 기암괴석과 그 기암괴석들에 부셔지면서 만들어지는 하얀 포말, 그리고 절벽 쪽의 바위들 사이에 들어서서 푸르름을 자랑하는 해송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모여 외옹치 해안을 명품 바닷길로 만들어 내는 게 아닐까 싶다.



데크가 깔려 있어서 걷기에는 편했다. 전체 구간의 난이도도 낮은 편이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니 큰 장점이라 하겠다. 하지만 오르내릴 때마다 생기게 되는 계단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들인데 계단을 오를 때마다 낑낑대는 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데크 로드아래로는 맑고 깨끗한 동해바다가 출렁인다. 그게 바닷가의 바위들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모퉁이 몇 개를 돌아서니 진행방향의 바다 건너편에 있는 대포항이 눈에 들어온다. 속초항보다도 훨씬 이전에 개항된 오래된 항구이다. 하지만 요즘은 어선 몇 척이 드나드는 한적한 포구일 따름이란다. 1937년 양양군 도천면 대포리에 있던 면사무소가 속초리로 옮겨갔고, 이어 청초호 주변을 다듬어 속초항이 태어나면서는 대부분의 화물선과 어선들이 속초항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란다. 그래선지 요즘은 어항으로서의 대포보다는 관광지로서의 대포로 더욱 더 각광을 받고 있단다. 설악산에 몰려온 관광객들이 한번쯤은 꼭 들렀다가는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정치망에 걸려드는 광어, 넙치, 방어 등의 고급 생선들이 반드시 대포항을 통하여 처리되기 때문이란다. 신선한 물을 찾아 생선들이 몰려들 듯이, 사람들은 신선한 생선을 찾아 횟집으로 몰려든다. 자연의 섭리가 아니겠는가.



비록 삼척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옥빛 바닷물과 기암절벽 등 이곳 나름대로의 볼거리는 많다. 이곳 역시 바닷가 해벽을 따라 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라는 바다부채길에 버금가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이일 것이다.




그렇게 조금 더 걷자 바다향기로의 마지막인 외옹치항이 나온다. 이곳에도 역시 대문이 만들어져 있다. 출입시간 제한을 위해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시설물일 것이다. 참고로 외옹치란 툭 튀어나온 지형이 항아리처럼 생겼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외옹치는 속초에서는 유일하게 장승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단다. 3년에 한 번씩 장승을 새롭게 깎아 세우는데, 남녀 한 쌍의 장승이 마을 입구에서 지키고 있단다.




대문을 나서면 외옹치 항이다. 작고 아담한데다 비교적 한산하고 조용한 항구라 하겠다. 바로 옆에 위치한 대포항의 유명세에 밀린 탓일 것이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선지 항구에 들어선 집들이 하나같이 횟집 일색이다. 매일 드나드는 고기잡이배에서 싱싱한 횟감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일 게다. 아무튼 횟감이 넘치는데도 대포항처럼 붐비지 않아서 편안하고 조용하게 횟감을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에필로그(epilogue), ‘해안 비경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탐방로의 개방이 강원도의 새로운 트렌드가 아닐까 싶다. 수십 년 동안 출입이 통제되어온 해안을 잇따라 개방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걷게 되는 바다향기로도 그중 하나이다. 지난해 6월에 해안단구 탐방로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정동진~심곡 2.86)'이 개통되었으니 이곳 바다향기로는 두 번째로 열린 셈이다. 이 외에도 새로운 곳에서 개통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동해시 한섬 일원에 2020년 개통을 목표로 '감성 바닷길'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는가 하면, 삼척시 근덕면의 용골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해안녹색경관길(640m)'이 올해 개통을 앞두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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