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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한발의 미학으로
지난 가을 단풍의 화려함속에 시작한 백두대간길이 어느덧 중반을 넘어 초록이 지천을 덮은 계절 그 중심에 서있다
가을, 겨울, 봄, 그리고 여름을 맞이하는 동안 바람소리, 물소리에 귀 귀울여 가며 그렇게 계절을 옮겨보고
산에 들면 산과 함께 바같세상을 잠시 걸어 잠그고 실타레 처럼 끝없이 이어져 오던 대간길을 느껴 본다
그동안 강원도 땅에서 시작한 어전(御前)으로 향하던 한강은 속리 천왕에서 끝나고 서해로 흐르는 비단 금강을 이루는
금강까지 내려온다.
함께 걸으며 산을 타는것 보다 산을 배우는것은 확연히 다르다는 걸 가르치는데,
그릇이 모자라면 하는 수 없고, 내가 가르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지만 느림의 미학으로 계절의 변화에 맞춰 차분하게 느끼고 알아가며 잘 따라 오신다.
어린 송아지는 배운것도 없이, 어미가 그르쳐 주지 않아도 냄새로 먹을 수 있는 풀과 독초를
본능적으로 가려내듯 인간들 처럼 잡다한 본초강목을 외우지 않더라도 살아간다.
김천역에서 깽이님을 만나 경북 상주땅 신의터재에 주차를 하고 좁은 차안에서 잠시 눈 좀 붙이고 미리 예약해둔 화령 택시를 불러 속리산 밤티재로 향한다.
어둠이 가득한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할것 같았지만,흐릿한 눈으로 보는 밤하늘은 얼마나 흐린지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철조망 끝부분에서 많은 선답자들이 올랐던 길로 오른다.
초목이 우거진 산길따라 더 높은곳으로 오르게 되며 능선 좌측으로 문장대에서 발원하는 영강이 흐르고 있을것 이며
우측으로 흐르는 물은 모두 달천이 되어 한강으로 들것이라 생각해 본다.
동,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등골까지 시원해질 무렵
가끔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듯 청아한 새소리에 머리와 가슴속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촉촉한 산길따라 고도를 점차 올려가니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는데 빗님이라면 잠시 피하면 될것 같지만 ...
어둠이 내려앉은 산길에 안개가 정신 차리지 못하게 어지럽게 찾아든다.
밤티재에서 문장대 오르는길
초목으로 덮힌 산길에 결코 쉽게 내줄 수 있는 산길이 아니라며 바위벽이 앞을 막아서고
이슬 머금은 미끄러운 바위길을 오리조리 피해가며 오르고 오르면
산중에서 가장 정신없는 산이 혼비백산
밤을 도와 여기까지 멋진 조망을 생각하며 꾸역꾸역 올라 왔으나 뿌연 안개속으로 들어온 구멍은 보이지만 나갈 구멍이 안보일것 같다
가던길 멈추고 잠시서서 내려다 보니 정신만 혼미할 뿐이고
짧은 산죽길에 빗물을 머금고 있으나 축축함이 그렇게 나쁘지 많은 않다
문장대에 올라서
밤티에서 문장대 오름길에 만나는 바위길이 너무 쉽다며 설레발 치는 깽이님
산천 초목이 온통 푸름인데 오늘 이곳은 초목의 푸름보다 희멀건 화장을 한 시골 아가씨 얼굴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아무도 없을것 같던 문장대에 일출 사진 담겠노라 상주 화서에서 새벽같이 올라온 남,녀 두분이 있어 인증 담아두고
백설이 덮히지 않아도 언제나 하얀 화강암 바위를 자랑하는 문장대
이승에 살던 인간이 죽어 저승에 도착하게 되면 저승 사자가 "살았을때 속리산 문장대 가봤나" 물어 볼 정도로 아름다운곳이다
청아하고 맑은 날이라면 사방 백리는 보일텐데...발아래는 물론이거니와 주위가 뿌연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니 안내판속의 사진을 보며 어림짐작 하시는 깽이님이 불쌍해 보이고
산허리를 감싸던 안개는 바람과 만나 서로가 몸을 섞기 바쁘고
산은 물과 함께 부득이 몸을 섞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다.
대간길에 동과 서를 나누며 흐르는 물은 어디로 가던 가장 낮은곳인 바다로 흘러들며, 물은 바다를 만나 완전체를 이루고
아래로만 흘러 가는듯 보이지만 바람을 만나고 태양을 만나면서 하늘로 올라 수중기가 되었다가 다시 내려 오는게 물이다.
바람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안개를 잡고 ...잠시지만 주위 풍경 좀 보여주면 안될까? 기도를 드린다
"천지 신명이시여! 하늘이 무심치 않거든 속리산의 비경을 잠시만 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요"
문장대에 처음이지만 이런 풍경도 아름답다며...
돌팔이의 기돗발이 듣지 않으니 천왕으로 가서 사방팔방 구경해야 할것 같다며 문장대에서 내려온다.
문장대 아래서 잠시 식사를 하며 안개가 사라지길 기다리는데 문든 이런 생각이 든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100%로 비가 온다고...이유는 간단하다 비가 올때까지 끓어 앉아 기우제를 지내니...
밥먹고 다시 문장대 올라가 안개가 사라질때까지 기도나 드려볼까
햇반 하나로 깽이님과 같이 먹다가 밥 숫가락 내려 놓으니 태양이 올라오는게 보여 봇따리는 그대로 두고 다시 문장대로 오른다.
돌팔이의 야매로 드린 기돗발의 영향일까
주위가 서서히 드러난다
문장대에서 본 속리 주능과 천왕 방향
바람이 불어오니 도장산 자락 깊은골에 사신다는 개운화상이 승복을 입고 춤을추듯 푸르름과 운무가 이리저리 번갈아 가며 대간길을 넘나든다
운무가 움직일때마다 잠시라도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않고 수시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관음봉에서 묘봉으로
자욱하던 운무가 걷히고 서서히 드러나는 관음과 묘봉 그사이를 오고가며 층을 이루는 경치는 장관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속리산 산수유 릿지 방향으로
소금이 짜다는것을 확인하기 위해 바닷물을 다 퍼마실 수는 없는법
속리산에서는 일망무제의 조망보다 지금처럼 푸름과 흰색의 적절한 조화가 있어야 할것 같다.
백두는 신령스러움으로 대간길을 꾸며놓고 설악은 웅장함으로
속리는 수려함으로 대신한다.
산은 좋은 땋에서 솟아나야 하고 생김새에서 아름다워야 하지만
그것 많으로 산의 전부가 아니다
산은 사람으로 부터 이름을 부여받고 사람과 함께 하므로 다시 태어난다.
불교의 나라에서 유교의 나라로 접어 들면서 불교탄압 정책으로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속리는 비로,관음 같은 이름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안개가 가득해도 좋고
지금처럼 멋진 조망이 발아래 펼쳐진다면 좋아 죽기 직전이다.
오늘 같은날 누구하나 죽기 딱 좋은날
저와 함께 걸으며
꾸지람은 예사로 들어야 하고
서움함에 눈물도 흘려야 하니
운무는 지나는길에 산은 그대로 두고 그림자도 남기지 않고 흘러가며
바람소리 새소리와 함께 지나온 대간길이 더욱 그리운건 바로 산이기 때문이다.
속리 천왕 방향
산이 높으면 물은 더 멀리 더 깊이 흐른다.속리산은 삼파수로 물길을 가르는 곳이다.
운무가 가득한 곳으로 흐르면 낙동강으로 신록이 우거진 방향으로 흐르면 한강으로 흘러들며
한번 떨어져 다른 물과 몸을 섞으면 어느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뒤돌아 보지 않으니
남원 고을의 춘양이 보다 더한 절개를 지키는 물이되어 위로는 흐르지 않고 뭇생명을 살리는 역활을 할뿐이다
아쉬움은 클수록 좋으니 그만 갑시다.
초딩 깽이님은 많이 아쉬운가 봅니다.
처음 찾았는다는 속리에서 이보다 더 멋진 경치를 본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스스로 대견함에 "나는 대간하는 여자임다"며
보여주지 않을것 같은 세상이 잠깐 동안 열리고
신록이 열려 속리 속살 모습을 보게된다.
장막에 가려져 있는곳도 그렇지 않은곳도 있었지만
잠시도 가만 있지않고 움직이는 운무가 고마울뿐이다.
문장대에서 내려와
주능선에 접어드니 운무는 앞을 가리우고
잠시 보여주던 일출은 아직도 운해속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몇몇 분들이 천왕에서 짙은 운무로 아무것도 못봤다며 종종 걸음으로 문장대로 바삐 걸어간다.
비로봉 가는길에 만나는 석문을 지나며
석문을 지나면 잠시 터널같은 나무그늘이 반긴다.
깽님도 석문을 지나고
천왕에서 본 지나온 문장대와 주능선
이곳 속리산은 삼파수(三派水)의 산이라 불린다.
빗물이 동쪽으로 흐르면 영강이 되어 문경을 지나 낙동강으로
서쪽으로 흐르면 달천이 보은 괴산-충주에서 한강으로
남쪽으로 흐르면 보청천이 되어 보은- 황간을 지나 금강으로 흐르는 물이된다.
행여나 이분과 산에 간다면 많이 웃어야 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백두대간길의 억센 힘줄이 잠시 멈춰서는 속리 주능에서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대간을 걷고부터 우측으로 한강과 같이 했는데 이제부터 한강은 스스로 어전(御前)으로 흘러가고
비단 금강으로 대신한다.
한강길을 걸으며 가장 아름다웠던 정선-영월구간의 동강
금강이 오염되어 흐르지만 무주와 금산 구간은 아직도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그동안 백두대간길에 함께하던 한강은 이곳 속리산에서 방향을 틀어 서쪽으로 흘러가고 꿈구는 백마강이 자리하는 금강에 내어준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시 함백산 금대봉 북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아래로 흐르며 한반도의 강 중에서 유역 면적( 2만 6,219㎢)으로는 압록강,두만강 다음으로 넓고
길이는 압록강.두만강,낙동강 다음으로 긴 강이다.
한강에 합류하는 제법 이름있는 81개의 지류중에서 100km 이상의 강으로는 북쪽으로 북한강.홍천강,소양강.평창강,섬강.달천이 있으며
한강 남쪽으로 국립공원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괴산을 거처 충주에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달천이 있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시 백두대간 금대봉 북쪽계곡에서 발원 하지만,하루 2천톤 정도 물이솟는 검룡소를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검룡소에서 골지천이란 이름으로 흐르다가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에 이르러 오대산 국립공원에서 발원한 남대천 물과
합류 하면서 조양강이라 부른다
정선읍 아래부터 잠시동안 桐江(동강) 그리고 정성군 가수리에 이르러 지장천을 만나면서 동강(東江)이란 이름으로
영월까지 이어 오다가 동강은 조선조 단종이 유배되었던 평창강(서강)과 만나면서 본격적인 남한강 이름으로 흘러
단양-충주-여주-양평-하남-서울-인천-김포 서해 바다까지 494km를 지난다
한강은 서울 특별시,인천시와 강원도.춘천,태백 2개 시, 9개군 (고성,양구.철원,영월,정선,평창,홍천,횡성)
충청북도,충주,청주,제천 3개 시, 7개군 (단양,음성,증평,괴산,보은,)
경기도:김포,성남,광명,용인,안양,광주,군포,시흥,의왕,과천,이천,하남,여주,고양,구리,남양주,양주, 17개 시, 인근의 2개군
(가평군,양평군), 서해로 흘러들기전 22개시와 18개 군을 지난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보청천은 금강 수계이며 금강은 장수군, 진안군 ,무주군 영동을 거처 옥천군,신탄진,공주시,청양군,부여시,익산, 군산까지 400km 천리를 흐르며
남한에서 낙동강.한강에 이어 3번째긴 한반도의 중부지부 속살을 깊이 파고드는 비단 강이며,한많은 백제 700년의 역사를 고이 간직한 강이기도 하다
비옥한 땅으로 흐르는 금강에 이름난 강으로는 무주 앞으로 흐르는 남대천,달빛 아름다운 초강,보은땅을 돌아가는 보청천
진천-독립운동의 중심 천안-청주-조치원 앞으로 흐르는 미호천.계백의 혼이 잠든 논산천,
인삼의 땅 금산으로 흐르는 봉황천,수태극의 중심 대전의 갑천,청양의 지천,십승지의 유구천이 대표적이다
금강이 흐르는 동안 하나의 대전광역시와 6개의 시(청주,계룡,공주,부여,세종,천안시),
그리고 3개 도(충북,충남,전북)을 지나며 10개의 군 장수,진안,무주,금산,영동,옥천,보은,진천,청양,서천군을 지난다.
속리산 산문을 지키는 법주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 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좌측 대웅보전과 정면 팔상전
신라 진흥왕 553년 의신조사가 서역에서 돌아올때 당나귀에 불경을 싣고와 이곳에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유래된곳이다.
법주사 하마비
유명 사찰 입구에 "여기서 부터 사찰이니 누구든 말에서 내리시오"란 하마비(下馬碑)가 서있다
하마비의 기원으로는 고려 인종때 라는 설이 있지만 근거가 없고, 조선 태종 13년때 "궐문 밖에 이르러 정 1품 이하는 10보 거리에서,
정 3품 이하는 20보 거리에서 말에서 내리라 글이있다.그렇다면 사찰 입구에 세워진 하마비는 언제부터일까.
하마비는 왕실의 종묘와 사당 궁궐 밖에 설치된것인데 처음부터 불교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불교의 탄압이 이어졌고 유생들이 사찰에서 벌인 횡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던중 능침사인(능을 관리하는 절)정인사(덕종:성종의 부친)와 화암사(태종)에서 일부 유생들이 기물을 부수고 사찰의 보물을 훔치는 일이 일어나
명종을 대신해 수렴청정(垂簾聽政)하던 불교의 든든한 후원자인 문정왕후의 귀에 들어가 봉은사와 봉신사에 유생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기물을 부순 유생들을 하옥시킨다.
그리고 문정왕후는 전국의 큰사찰 입구에 다수의 하마비를 세우도록 했으며 이러한 과정으로 양산의 통도사,경기도 양주의 봉선사,부산 범어사,
충북 보은 법주사, 합천 해인사.남해 용문사.전남 순천 선암사와 승주 송광사,영천 은혜사 등에 하마비를 세워 양반들의 횡포를 막고자 했다.
속세를 잊게하는 속리의 조망 스스로 으뜸이라 자랑하는 속리산이다.
뿌연 안개가 경상도 상주땅으로 물러 가려나 진경산수화라 해도 이상하지 않으며
푸름과 푸름속에 운무가 반을 차지하니 여백의 공간마져 이렇게 채울줄이야...
연꽃의 속살인양 불길처럼 솟는 산
순간 머리가 쭈뼛 선다.
운무가 넘실거리며, 하나 하나 그려지는 속리의 주능선 따라 문수봉-신선대-비로봉이 차례로 나타나며 세속에 이런 경치를 얼마나 자주 볼 수 있을지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가야 할길이 많이 남아있고 피앗재에서 다정님을 만나야 하니 아쉬움은 그대로 두고
발길을 돌린다.
한남-금북 정맥길 갈림길을 지나면서 금강 수계길이 되고 산길은 작은 잔돌이 많은곳이다.
피앗재에서 다정님이 가지고 오신 아침
이른 아침에 올라 오셨어 많이 기다렸을텐데 고마운 분이시다.지난 대간때도 아침밥을 가지고 올라오셨는데
두분 한장 담고
오래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싶었지만 화령에서 찾아 볼곳도 있고 해질무렵까지 신의터재에 도착해야 하니
아쉬운 인사 나누고 헤어진다.
다정님 감사드리구요
혹시라도 대간길에 도움될까 하여 다정님 연락처 남깁니다. (010-2761-7761)
형제봉 오름직전에 클럽분 만나서 인사 나누고 ...대간길 열심히 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형제봉에서
옅은 우무가 가득한 속리산 정상 부근
갈령 삼거리에서 발원하는 이안천을 옆에 두고 비재로 향한다.
비재로 내려서는 길에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한곳으로 보이는 낙엽 덮힌 웅덩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작전명 동관리를 사수하라
1950년 7월 18일 오전 10시-21일 2시까지 일어난 전투
갈령고개 977번 지방도로 따라 내려오던 북한군과 싸운 전투로 북한군 356명 사살되고 아군 4명 전사한다
동관리는 백두대간 봉황산 북쪽 이안천을 두고 벌어졌다.
화령지구 전승 기념관
백두대간 봉황산과 윤지미산 그가운데 화령재 인근이며 이안천을 중심으로 일어난 전투
7월17일 무덥던 여름날 점심 무렵부터 해 지기전까지 일어나 매복으로 북한군 250명 사살
동관리 전투7월 18일 한곳에서 멀리 않은곳이며 하루 차이로 일어난 전투다.
비재
비재와 봉황상 오름길 인근으로 전사자 유해 발굴지역이며 지금은 낙엽이 많이 쌓여있어
조금만 잘펴 본다면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한 곳을 찾을 수 있다.
끝도 없이 이어지던 봉황산에서
화령으로 가는길에
대간길 중에서 길이 가장 편안한곳으로 알려진곳이다.
바람은 어디가고 도로에 서니 덥기는 억수로 덥다
화령에 도착해서
누구하나 반겨주는 이는 없지만 이곳에 왔으니 꼭 가봐야 할곳이 있어 택시를 불러놓고 잠시 기다렸다가
화령에서
정재수 어린이 기념관
정재수 어린이는 1964년 경북 상주시 화남면 소곡리에서 태어나 1974년 큰아버지댁에 세배를 드리러 아버지를 따라 나섰는데 고개넘어 가던중 눈보라가 몰아쳐
아버지가 발을 헛디뎌 쓰러진다.사방에 민가는 보이지 않고 아무리 살려 달라고 소리쳐 보아도 세찬 바람소리만 들릴뿐
정재수 어린이는 어찌 할줄 몰랐는데
아버지는 일어 날줄 모르고 하는 수 없이 자신의 외투를 벗어 아버지께 덮어 몸을 녹여 드리고자 한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 부족해는지 자기 몸으로 아버지를 구하려고 꼭 껴안은체 그렇게 어버지와 함께 잠든 효성 깊은 9살 어린이다.
읽어 보시고
읽어 보시고
효자 정재수 어린이 기념관에서 다시 택시 타고 화령으로 오는길에
편의점에 들러 물과 컵라면 하나 들고 때늦은 점심 식사를 해본다.
ㅎㅎ
윤지미산 가는길에
"바람아 불어라"
신의터재 주차된곳까지 10KM
윤지미산만 잠시 오르면 거의 평지길이니
해질 무렵에 도착할것 같고
에구~~ 에구~~
윤지미인지 뭔지 까탈 스럽게 올라와
야! 너 반갑다.
이제부터 고속도로 길이나 진배 없으니 그냥 몸 가는대로 내려만 가면된다
백두대간길에 상주땅을 차지하는 구간은 대략 69KM
그길에 상주시 화동면 모서면으로는 포도 농사를 많이 짓는다.
우리가 흔히 먹는 씨없는 청포도와 거봉 포도
둘다 씨가 없는데
모든 식물은 씨가 다 있지만 이 두녀석은 씨가 없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포도는 어린 꽃송이가 송알 송알 맺히면 약을 치고
거봉 포도는 꽃송이를 약물 그릇에 담궈서 씨가 생기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약물로 씨를 없게하니 몸에 좋다고 할 수 없겠고
해는 넘어가려 하고
다행이 어둡기전에 신의터재에 도착해서
다음구간 어둠이 찾아오면 볼게 없으니 새벽에 출발하기로 하고
햇반 하나로 저녁 해결하고
깽님은 정자에 텐트를 치고 저는 차안에서 잠시 잠을 자기로 하는데
밤 10시무렵 멀리 안동에서 깜짝 방문해 주신 추산 대장님
소고기국과 밥을 준비 해오셨는데 국물만 조금 먹어보고 나머지는 내일 새벽에 먹어야겠다.
추산 대장님은 또 다른곳으로 지원하신다며 가시고
밤새 지나가는 차소리에 뒤척이다 새벽에 일어나 추산 대장님이 가지고 오신 밥 준비해서 먹고
아직 그렇게 볼게없는 구간이라 해뜨기기전에 조금 서둘러 진행한다.
거미줄은 얼굴에 처발 처발
등산화에는 이슬이 처벌 처발
새벽은 그렇게 지나고 아침이 밝아오니 주위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지기재에 오는길에 잠시 길이 햇갈려 "엄마! 알바 했어요"
인삼밭 옆 임도길따라 진행하다가 산길로 접어 들면 안심산으로 올르는 짧은 오르막길이다.
거미줄은 얼굴에 척척 달라붙고 좋은길이지만 달팽이 한분이 껌딱지 마냥 달라 붙어 있으니
결국 같은 팽달이가 되어 산길을 걷는다.
엄청 좋은 길이지만 느림의 미학으로 백학에 도착한다.
바람은 어디로 간건지 거미줄만 반기고
옛고개에서
오늘도 묏선생 만나면 한판 뜨겠다며 두팔은 걷어 붙이고 자기 키 만한 몽댕이 하나들고
위풍 당당 서있는 깽님
"한놈 걸리기만 해라"
"내가 앞장서야 돼지 한마리 잡지 방장님은 뒤로 물러 나세요
"그래라! 제발 한마리 잡아라"
잡기만 하면 추산 대장님 불러서 손질하고 반반 나누자
열기 가득한 산길이지만
산의 속살을 전부 다 보여주는 길이다.
움푹 파인 나무 껍질속까지 햇살이 파고 드는곳
속리에서 덕유로 가는길에 이보다 더 좋은길이 또 있을까
하나를 지나 다른 하나를 만나기까지 잠시 숨고르기 하라며 이렇듯 편한길을 만들었나 보다.
울창한 나무그늘속으로 유유자적 지나지만
앞장 세워 "거미줄이라도 제거 하라"고 하니
초딩 깽님이 지나간 자리에 거미줄은 그대로 척척 걸린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잠시 쉬어가라" 유혹 하지만 쉴곳이 마땅찮아
큰재로 곧장 이어간다.
새벽부터 낮은 산들을 지나니 편안하게 오긴 왔지만 바람이 없어 땀만 흘린 대간길
오늘도 아무런 사고 없이 목적지 큰재에 도착한다.
에구!~ 더버라
백두대간 큰재
택시를 불러놓고 화장실에 들어가 대충 씻고 나와 기다린다.
속리가 "가는이 잘 가라"며 멋진 조망을 아낌없이 보여 줬으며 앞으로 지리에 도착할때까지 더위나 장맛비로 고생 좀 할듯하다.
다음구간 추풍령을 지키는 500년된 느티나무와 황학산 아래 직지사를 찾아봐야 할것 같다
이틀간 고생하신 초딩 갱님 고생 많으셨구요
피앗재 산장의 다정님 감사했구요
먼길 깜짝 방문해 주신 추산 대장님 고마 웠습니다.
첫댓글 속리 문장대 사진 다시 보니
또 가슴 한가운데서 몽글몽글~
뭔가 움직입니다.
세상 없이 좋았었는데...
저는 이제 속리산 좋아할래요~
묘봉쪽으로는 가봤는데..
문장대 천왕봉쪽은 처음이라
근데, 역시 방장님은 웃겨요.
혼비백산이라^^ ㅎㅎㅎ
허연 문장대에 올랐을 때 제가 불쌍해보이셨구나~
저는요. 괜찮아요.
다~ 좋아요.
안개가 껴도 좋고~
보여주시면 그저 감사하게 받고^^
껌딱지 이팽달 한분=깽이 ㅋㅋㅋ
제가 그래도 거미줄 제거도 성심껏 해드리고
얼매나 이뻐요^^
한참 웃으며 대간기 흡입합니다.
잘 봤습니다. 빵장님 ㅋㅋ
속리산 주능이 처음이시라니
헐~~ 했습니다 ㅋㅋ
지리산만 다니신건 아니죠?
속리산 정말 좋아요.
충북알프스,우복동천종주,속리태극종주등
속리3대종주는 꼭 해보셔요^^
돌팔이의 기돗발로 문장대에서 멋진 풍경을 보셨죠
정신나갈것 같은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하시던 모습이 그려지구요
저의 힘찬 목소리에 따라 객깩 거리던 깽님
다음판에도 더욱 재미나게 걸어 보시기 바라고
"제발 운동 좀해~~~ "
이쪽산이야 워낙 자주 다닌산들이라 익숙하지만
하마비,화령재의 아픈역사들, 정재수이야기등은 잘 몰랐던 이야기인데
잘봤습니다.
속리산의 수채화 같은 그림은 정말 멋지네요.
신선대 근처 곰바위에 올라보면 정말 환상인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백두대간 상주땅 69km중 얼마남지 않은 상주를 지나 김천땅으로 접어 들게 되었습니다.
황학산 아래 직지사도 찾아봐야 하고 추풍령을 지키고 서있는 500년 느티나무도 찾아봐야 하고
가다보니 끝지점이 보일듯하네요
언제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두건님 늘 안전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대간길 남진, 북진을 하며
문장대에서 온전한 조망을 한번도 본적 없었는데
운빨 좋은 사람은 따로 있는듯 합니다.
논두렁 밭두렁길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런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디...
아는 후배가 안성에서 포도농장을 쪼매 크게 하는데
포도농장 농부도 씨없는 포도는 안먹는다 하네요....ㅠㅠ
논뚜렁 밭뚜렁 길에 만나는 포도밭 풍경
너무 전원적이라 좋은데 그분들도 약물에 담근 씨없는 포도는 먹지 안는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없어서 못먹구요
가끔 전화 주십시요 재미난 이야기 언제나 환영 합니다.
방장님의 속리산 이야기를 잘 들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어서가 아니라
속리산 정말 좋은 산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해주시네요.
피앗재의 소박한 아침 밥값으로 넘치게 받은 듯 합니다.
깽이님과 함께 해서 느림의 철학이 가능한 것이니 그것도 복입니다.
두 분의 남은 산길에도 늘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부럽게 바라봅니다.
산길에 올라와 주셔서 아침 밥상까지 너무 행복한 산길이었습니다.
산이주는 행복이 있다면 산길에 누군가 만나는 것이겠죠
깽이님의 후기를 통해서 다시한번 더 다정님을 뵙도록 하겠으며
언제나 그자리에서 산꾼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십시기길 바래봅니다.
아침밥 너무 감사했어요
문장대에서 기도 빨이 맥혔나 봅니다
언제 읽어도 잼나는 산행후기 그안에 역사도 있고 국사도 있고 풍경도 있고 전설도 있고 강 의 흐름 도 있어 긴 글이지만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 글입니다
방장님은 남한에서 알아주는 산악인이니 그렇다치고 깽이님은 속리산 주능도 처음인 여자분인데 참으로 고생많습니다
이제 백두 완주하고나면 그 닉네임 깽이님은 여전사로 남을듯 싶습니다
아무튼 끝까지 두분 산길에서 싸우지 마시고
방장님이 저 주시면서 힘든 산행길 편하게 갈수 있도록
해주시고 뱀 조심 맷선생조심 하시고 화이팅 입니다
ㅎㅎㅎ저는 돌팔이고 깽이님은 초딩
어찌보면 아버지와 딸 같은 모습이라고 봐야겠죠
서로가 좌충 우돌하며 진행하니 재미는 좋습니다.
장문의 글 감사드리구요 남은 대간길 조심해서 잘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대간길을 걸으면 산길만이 아니 대간길이 지나는 주위 역사나 이야기거리를 함께
들려주시니 많은것을 알게됩니다 방장님과 깽이님 두분이 걷는 대간길이 너무
재미있게 걷는것 같아서 그 길을 다시 걷고 싶어지네요
이제 대간길도 후반전으로 얼마남지 않은듯 합니다 남은 대간길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라며 응원합니다
재미는 있으나 너무 웃어 눈가에 잔주름이 자글 자글 합니다.
한번 오신다더니 언제 오실까 기다리는 중이구요
8월 초에 지리산 구간이라도 한번 오시기 바랍니다.
글 감사합니다.
대간길 걸음하시면서
모두가 좋은길이지만
속리구간에서 멋진 선물을 받으셨군요
매년 8월15일이면 새벽 런닝으로법주사에서
문장대 올라 만세3창하던 생각이 잠시나는
시간이 되내요.
늘 지난날이 그립기도 하고요
함께 하지 못함이 못내 아숴움을 남고요
수고 하셨습니다 .
저는 문장대에 오를때마다 늘 좋은 풍경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산에 들면 복을 많이 받는 편이라 생각하죠
몇번만 더가면 끝나는 대간길
몸은 천근 만근이지만 산이 언제나 곁에 있어 좋습니다.
세월빠릅니다 추울때 강원도 였는데 어느새 속리산까지...
두분 발걸음 응원합니다
강원도 감자골 다닌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김천을 곁에 두고 있습니다.
가다보면 끝나리 ...진리 같습니다.
여름철 산행 조심 또 조심하십시요
"산중에서 가장 정신없는 산이 혼비백산"
한문장 배웠습니다. ㅋ 그리고 말근육도 구경 잘 했습니다.
항상 안전 산행 하시며 늘 행복하세요~^^
ㅎㅎㅎ 혼비백산
산에 들면 언제나 멋진 풍경에 정신이 반쯤 나가고
힘들어 정신이 나가니 혼비 백산이라 해야하더군요
거제에 한번 내려 간다는게 왜 이리 힘드는지
많이 보고 싶습니다.
이제 깽이님도 산행 고수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문장대 오르기전 암릉구간이 쉽지않은데 가볍게 진행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환경도 깨끗하고 안구 정화되는 느낌 입니다.
아무튼 주변의 볼거리와 새로움은 선사 합니다.
안전하게 쭉 진행하세요.
ㅎㅎㅎ 산을 알아가는 초보 깽이님
이제 대간 후반전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열심히 배우는 모습이 아주 진지합니다.
대간 마치고 놀러 한번 가도록 하겠습니다.
글 감사드립니다
야간산행을 하는 장점 중의 하나는 아침에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운 좋으면 새벽안개가 몰려가는 모습까지 볼 수 있는데 문장대에서 그런 호사를 누리셨네요.
기돗발이 좋아서 그런지 아주 훌륭한 운무 구경하고 왔습니다.
글 감사드리고 대간길 무탈하게 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운무가 관음과 묘봉 그사이를 오고가며 층을 이루는 경치는
정말 장관일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산에 가면서 가장 기대하는게 일출과 일몰
그리고 멋진 운무쇼라고 생각합니다.
대간길 또 한구간 걷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대간길도 이제 몇번 남지 않아 있습니다.
아마도 8월초에 마칠듯 하구요 지리에서도 멋진 조망 기대 해보게 됩니다.
남은 대간길 무탈하게 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속리산 멋진풍경 환상적입니다.
정재수 어린이 이야기는 들어본것도 같고 기억이 가물가물 하기야 어제 일도 기억 못하는데 ....
갱이님과 즐겁고? 정답게 걷는 대간길이 부럽기만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