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비로소 본래의 여름으로 돌아왔는가?
지난 23일이 처서였으니, 처서를 지나서야 옛날의 여름기운을 느낀다는 건,
그만큼 기온이 올라가면서 점차 계절의 위도가 북쪽으로 밀려간다는 의미일까?
풀과 나무를 살펴보면 그러한 현상을 절로 체감할 수 있다.
바야흐로 한반도가 아열대기후로 변화해 가는 것일거다.
7월에도 활달하던 매미가 이제서야 소리를 낸다든가,
넝쿨장미와 자귀나무가 맥을 못추는 걸 보아서도 수긍할 수 있는 현상이다.
오늘은 때맞춰 순환버스가 미리 왔기에 보조경기장에 곁한 소나무 그늘에서
한층 활달해진 참매미의 길게 늘리는 음률에 어울려 찌르래미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쓰윽쓰윽~~싹싹`~하는 이름조차 알기 어려운 매미들의 갖은 소리가 제법 듣기좋다.
벤치에 앉아 오래도록 주춤대며 망설였던 친구랑 통화를 시도해 봤는데,
무려 15분 동안이나 이런저런 이바구를 주고 받다 보니 금세 15분이 지났다.
●오늘은 농구장 방향으로 경기장을 반바퀴 돌아봐야겠다.
아이들이 놀 시간도 아니지만, 아직까진 야외활동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아직까진 어린이놀이터에 인적이 없는 게 당연하다.
●어렵지 않게 무리없는 동작으로 몸을 풀어볼 수 있는 범용운동기구들이
무리지어 길게 늘어져 있는 농구장 주변과 물놀이장으로 연결되는 오솔길까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다소 빠른 걸음으로 이동해 보았다.
●8.23.까지만 운영하기로 예고돼 있었던 만큼 물놀이장에 사람이 없으며,
물기조차 다 마른 지금은 한여름 아이들이 즐거웠던 시설을 정비하는 중인가보다.
●이제는 꽤 먼 옛날이 되어버린...아기레오랑 공룡놀이를 즐기던 오솔길에도
건물 일부에 만세구청이 입점하게 되면서 벤치가 잘 수리되었으며,
가을을 앞두고 제초작업을 마쳐서 베어진 풀들이 쏟아낸 풀내음이 삽상하다.
햇살이 없고 바람이 불어와선지 벤치에 앉지 않고도 피로 없이 계속 걸었다.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운동선수들인지 웃통을 벗고 산책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오솔길로 무리지어 내려오는데, 나도 괜찮다면 옷을 벗은채 햇살을 맞아보고싶어진다.
저류지에 무성하게 자라난 너른 연잎의 무리 속에 새로 피어난 연꽃이 화사해 보였다.
●젊은이들을 지나쳐 광장에 들어설 무렵, 한동안 적조했던 장남의 전화를 받았다.
내 생일이 다가오니 일요일에 세 가족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자며 음식점을 열거하기에,
언뜩 그냥 지나가자려다가 할아버지와 잇달아 생일을 맞는 라우렌시오를 고려하여
손자들이 어울려 놀기 좋은 <효자돌구이>에서 만나는 게 좋겠다는 응답을 했다.
평원공원과 5단지 및 아파트들이 인근에 위치하므로, 굳이 자동차로 이동할 필요 없이
건물에 들어갈 필요 없이 사촌들이 두어시간 놀이를 즐기면서 지내기에 좋을 터이며,
레오도 고기 굽는 음식점을 선호하므로 다소 식당이 붐비더라도 그곳이 마땅할 듯하다.
●광장에 들어서자 네 곳으로 형성된 대왕참나무 정원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왔다.
두번째 정원으로 가 마녀버섯 잘라낸 자리를 확인해 보니, 여전히 개미들이 오르락거리긴 하나,
버섯 잘라낸 곳의 색갈이 더욱 짙어져 본래의 너무껍질 빛깔을 회복하기에 우려가 없어 보인다.
●점심식사 후에 실내에서 유튜브로 야담 한 편을 끝까지 듣고 길로 나섰다.
오후 내내 소나기가 온다 하니 집에 가서 지내는 게 맘편할 것 같다.
예보가 어긋나지 않았던지, 횡단보도를 건너 바라보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비구름이 빠르게 밀려오는 듯하여, 정류장 셀터로 들어가 알림판을 살펴보니
발안천교로 가는 버스편이 올만한 시각임에도 버호가 게시되지 않기에,
일단 13-2버스를 타고 비를 피하다가 장짐교차로에 내려 잠시 지나니
이내 33-3버스가 도착하였다.
금요일이라 화성고에 기숙하는 학생들을 마중나온 차량들로 길이 빼곡한 데다가,
장짐교차로와 화성고 주변에 공사장이 생겨 도로가 번잡하였다.
●발안천교에 내려 귀가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비가 내리긴 하였으나
작은 우산으로도 걸을만하였는데, 방에 올라가 내려보니 개울에 물이 제법 불어났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수위가 올라오는 중이었다. 일직 귀가하길 잘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