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래자식
본데없이 막되게 자라서 버릇이 없는 사람을 욕으로 이르는 말에, 호래아들, 호래자식이 있다. 큰말로는 후레자식, 후레아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이 ‘홀의 아들’에서 왔다고 사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면이 있다. 홀은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짝이 없음, 하나뿐임을 나타내는 접두사다. 그러므로 자립해서 쓰이지 못하고 홀몸, 홀아비처럼 명사의 앞가지 역할을 할 뿐이다. 부사격 조사 ‘로’와 결합하여 ‘홀로’라는 말이 있긴 하나, 이것은 상대어 ‘짝으로’의 상대되는 개념에서 생긴 특수한 경우로 보인다.
‘홀’에 관형격 조사 ‘의’가 결합되어 ‘홀의’가 된다는 것은 아무래도 거북스럽다.
호래자식은 ‘홀의 자식’에서 온 것이 아니라, 한자어 ‘호로胡虜의 자식’에서 온 것이라 생각된다. 호로는 지난날 북방의 이민족을 이르거나, 외국인을 얕잡아 이르던 말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이들을 야인이라 하여 낮추어 보았으며, 상종할 수 없는 미천한 족속으로 취급하였다.
지금도 연로한 사람들은, 버릇없는 사람을 가리켜 호로놈이라고 지칭한다. 또 이에서 가지를 친 호노胡奴자식이란 말도 있다. 그러므로 호래자식이란 말은 버릇없고 막되 먹은 호로(놈의) 자식이란 뜻이다. 후레자식은 여기에서 갈라져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