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에서 처음 한국어과가 생긴 때는 도쿄외국어대학(東京外國語大學)에 ‘조선어학과’가 생긴 1885년이지만 이후 한국과 일본이 강제 병합이 되면서 학생 수가 줄어 ‘조선어학과’는 1927년에 정식으로 폐지되었다. 1925년에 설립된 덴리외국어학교(天理外國語學校, 이후 덴리대학)의 ‘조선어과’는 1963년 오사카외국어대학에 ‘조선어과’가 설립되기 전까지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유일한 대학이었다. 그리고 1970년대 후반 일제 강점기에 폐지되었던 도쿄외국어대학의 ‘조선어학과’가 부활하고 도야마대학에 ‘조선어학문학과’가 설립되었으며 여러 사립대학들이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다. 한국의 국력 신장과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전공 외국어 과목으로서 ‘한국어/조선어과’의 개설이 늘어났다. 2002년 대학입학시험인 ‘센터시험’에 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가 도입되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이후 한류 열풍을 계기로 한국어 과정을 개설하는 대학도 등장했다.
이와 같이 1963년 이전에는 전무하다시피 했던 일본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한일 국교 정상화와 서울올림픽대회, 일본의 대학 개혁 조치, 한일 월드컵, 한류 등의 영향으로 양적인 발전을 계속해 왔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2014년도 자료에 따르면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대학은 전체 745개 학교 중 485개 학교인데 이는 전체 대학 중 62.8%에 해당하며 국립대학 중에서는 약 74.4% 가량이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일본 대학에서 한국어 관련 학과, 강좌의 명칭은 ‘한국어’, ‘조선어 ’1), ‘한국·조선어’, ‘한글’, ‘코리아어’ 등으로 다양하다. 최초로 한국어 과정을 개설했던 도쿄외국어대학과 한국어 교육의 역사가 비교적 오래된 대학들에서는 ‘조선어과’로 전공과목을 개설하였다. 1976년에 ‘한국어’ 명칭을 사용한 강좌가 처음으로 조치대학에서 개설되었지만 수강생들이 강좌 이름에 문제를 제기해서 교수회의 논의를 거친 다음 ‘코리아어’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렇듯 일본에서 교육과정이나 강좌를 개설할 때 명칭에 ‘한국어’를 붙이는 것은 간단하지 않았다. 교육기관은 아니지만 공공방송인 일본방송협회(NHK)에는 ‘안녕하십니까? 한글강좌’라는 어색한 이름의 한국어 강좌가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개설되어 있다. 일본방송협회에서 한국어 프로그램 개설에 대한 논의가 처음 언급된 후 10년만인 1984년에야 비로서 ‘한글강좌’라는 이름으로 한국어강좌가 개설된 것도 명칭 선정의 어려움과 무관하지 않다.
2005년 국제문화포럼2)에서는 일본 내의 한국어 교육 현황을 발표하였는데 4년제 대학에서의 한국어 과목 명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35개의 대학 중에서 ‘한국어’란 명칭으로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은 33.1%이며 조선어(27,8%), 한글(14.3%), 코리아어(7.8%), 한국·조선어(5.7%) 순으로 나타났다. 국립대학의 경우 ‘조선어’를 강좌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55.2%가 넘으며 공립대학도 ‘한국어’를 사용하는 곳보다 ‘조선어’를 사용하는 곳이 더 많다. 반면에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한국어’로 과목을 개설한 경우가 ‘조선어’보다 많고 비율도 높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서서히 늘어가는 이름, ‘한국어’
‘한국어’라는 이름이 보편화된 것은 1980년대부터인데 국제문화포럼의 한국어 관련 학과 명칭 변화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1995년 일본 사립대학 한국어 강좌 이름에 ‘한국어’와 ‘조선어’의 사용 비율은 거의 동수에 달했으며 1995년을 기준으로 ‘한국어’가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국공립대학의 ‘조선어’ 명칭 사용 비율은 1995년도에 80%에 달했으나 2002~2003년 사이에 25% 감소하여 55.5%로 나타났다. 국제문화포럼은 전체적으로 과목명을 ‘조선어’로 사용하는 대학의 수는 늘었지만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며 덴리대학이 과목명을 ‘조선어’에서 ‘한국·조선어’로 변경(2003년도)한 것과 도쿄대학이 ‘조선어’를 ‘한국조선어’로 바꾼 사례를 들어 ‘조선어’ 명칭이 감소하는 경향에 있다고 보았다.
일본 대학입학시험인 센터시험의 외국어 시험 중 한국어 시험 명칭이 ‘한국어’로 결정된 것과 2004년 이후 한국어 강좌를 개설한 대학들의 과목명에 ‘한국어’ 명칭이 더 많이 나타난 것은 일본에서 ‘한국어’ 명칭이 서서히 자리 잡아 가는 현상을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한국어’라는 명칭으로 개설되는 한국어 관련 강좌나 교육 과정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4).
1) 일본 내에서의 ‘조선어’는 북한 말을 칭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반도의 말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도쿄외국어대학교에 최초로 ‘조선어과’가 생긴 것이 1885년도인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기 훨씬 전인 조선시대의 영향이라고 이해된다.
2) 일본의 국제문화포럼(www.tjf.or.jp)은 고등학교와 대학에서의 중국어와 한국어 교육 현황 자료를 조사해서 보고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에 관한 조사 자료는 1999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되었으며 이곳에 제시된 자료는 2005년에 발표한 것이다. 2005년 자료는 2002년부터 2003년 동안 일본 내 고등학교와 단기대학, 그리고 4년제 대학에서의 한국어 강좌 개설 여부를 조사하여 발표하였을 뿐만 아니라 1995년도의 문부과학성 발표와 비교함으로써 한국어 강좌 개설 변화도 보여주고 있다.
3) 기타는 ‘한국(조선)어(코리아어)|코리아어(한국어)|조선언어문화특론’으로 명명한 것을 말하며 병용체는 두 가지 이상의 언어과목명을 병용(학부와 언어센터 등에서 명칭이 다른 경우)한 것으로 ‘한글+한국어(2)|한국어+한글(2)|조선어+한국어(2)|한국어+조선어|조선어+한국·조선어|한국어+한국어/조선어+조선어|조선어+한글|조선어+한글어|한국어+한글어|한국어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가리킨다.
4) 일본 국제문화포럼 자료(2005)에 의하면 2004년 이후 한국어강좌를 개설할 계획의사를 밝힌 대학은 10개 대학이다. 이들 중 과목명으로 ‘한국어’를 채택한 대학이 6개, ‘조선어’가 2개 대학, ‘코리아어’와 ‘한국·조선어’가 각각 1개 대학으로 나타났다.
글_조영희
일본에서 어학원, 초등학교, 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글로벌한국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의 교토한국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참고문헌
배문수(2006), 일본지역에서의 한국어교육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고등학교, 대학교를 중심으로,한국교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간노 히로오미(1988), 일본에서의 한국어교육 및 현황, 한글, 한글학회
간노 히로오미(1991), 일본에서의 한국어교육, 새국어생활 1-2, 국립국어연구원
오고시 나오키(2003), 일본대학에 있어서의 한국어교육, 일본연구 18, 중앙대학교일본연구소,
일본 국제문화포럼(http://www.tjf.or.jp/jp/content/korean.html)
일본문부과학성(http://www.mext.go.jp/a_menu/koutou/daigaku/04052801/__icsFiles/afieldfile/2011/08/25/1310269_1.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