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열린 산딸기를 먹으며 걷다.”
이름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합니다.
제가 아는 산딸기와 비숫하게 생겼기에 그냥 산딸기라 부르렵니다.
어제와 오늘 걷는 순례길 옆에는 유독 산딸기가 많이 열려 있네요.
올리브와 포도나무는 제각각 주인이 있어 손을 댈 수가 없지만 산딸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검게 익은 것을 따서 입에 넣으니 시큼하고 달콤한 맛이 납니다.
갈증도 해결해 주고 지친 몸에 기운도 나게 도와주네요.
800킬로를 걷는데 필요한 예산으로 1킬로에 1유로를 생각하여 800유로를 준비했습니다.
하루 평균 22킬로를 걷게 되는데, 22유로로 순례길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네요.
방값 11-15유로, 음식 및 기타 먹는 물을 해결하는 비용으로 7-11유로.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그냥 걷겠다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집을 떠난 지 한 주가 지나가는데, 제 몸은 뭘 좀 제대로 먹어야 한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래 어제는 숙소 옆에 있는 호텔에서 닭요리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저녁 한끼에 17유로였습니다.
하나도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주님, 8.15 해방절을 맞는 우리민족이 온전한 해방의 꿈을 잃지 않도록 이끄소서.”
(이 땅에 #전쟁을 멈추게 하소서. 15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