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大學有感十首)
-저자: 서애 유성룡 -번역:시인 정용하
『10월 29일 밤에 누워서 생각하니 대학에서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이 어슴푸레하게 느껴지는지라, 유사하게나마 깨우친 부분을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절구 10수로 시를 지었는데, 모르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고자 배우는 사람(작가)이 살펴보고 또 살펴봄으로써 여하와 같이 쓴 것이다.』
진실로 대학을 공부함은 오로지 깨우침에 있는데(1행)
-대학을 언급하지 않고 명덕(明德:인간의 본성에 입각한 참된 도리)을 탐구하거나 더욱이 명(明)이란 글자의 속성과 실천을 모르면서 명명덕(明明德:타고난 밝은 덕을 밝게 드러냄)을 결코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억제와 소통을 알고서 행한다면 하자(흠)가 없는데, 비루한 것과 마땅한 것에 착안하여 바라본다면 인간의 됨됨이(인품)가 능히 초라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팔조목의 상세한 설명은 수련을 위한 것이기에(2행)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격물치지의 올바른 수행은 연속적인 정성인바, 하나의 명(明:깨달음)이라는 글자가 없어짐으로 인하여 장구(章句:문장의 단락)로서의 정심(正心)과 수신(修身)에 있어 하자가 치유될 수 없으나 다만, 그 조건인 “찰(察:참된 도리를 밝히기 위한 관찰)”이란 글자는 어찌할 수 없는 별도의 방안인 것이다.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격물과 치지는 그 모두가 심법(心法)이니(3행)
옛 서적에서 굽은 것을 밝혀내는 지식을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4행).
-닮은 것은 빼어난 것이다.
*제목 아래 작은 글씨는 서애 선생께서 대학을 읽고 시를 짓게 된 배경을 설명한 글이며, 크고 진한 글씨는 대학을 읽고 그 느낌을 지은 시(詩)의 내용이다. ‘-표시된 이하 작은 글씨’는 시의 각 행에 대한 상세한 뜻을 서애 선생께서 부연 설명한 것임.
*2연에서 8조목이란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다. 이 들 중에서 제가, 치국, 평천하는 백성이나 세상에 대하여 베푸는 것이며, 나머지는 모두 자신을 다스리는 심법(心法)이라는 것이다.
*3연의 격물치지: 쉽게 설명하면 격물(格物)이란 우주의 사물, 예컨대 사람, 짐승, 나무, 풀 등 삼라만상은 원초적으로 생성에 따른 각자의 등급(품격)이 존재함을 뜻하고, 그 등급에 따라 자연의 질서가 형성되는 그것을 규명함으로써 도(道:이치)를 깨닫는 경지에 진입하는 것을 치지(致知)라고 함.
*4연에서는 굽은 것(경전의 내용 중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반드시 교정하여야 하며, 교정하는 것도 지식이며 학문이라고 서애선생께서는 밝히고 있음.
‘*표시된 이하의 작은 글씨’는 모두 번역인의 설명글임.
□讀大學有感(독대학유감)
十月二十九日夜臥思大學格物致知說怳然似有悟處朝起作十絶不知自知學者觀之又以爲如何也
십월이십구일야와사대학격물치지설황연사유오처조기작십절불지자지학자관지우이위여하야
大學眞工在一明(대학진공 재일명)
-大學不言修明德只說明明德不知明字屬知乎屬行乎抑通知行無欠否當着眼看不可草草
대학불언수명덕지설명명덕불지명자속지호속행호억통지행무흠부당착안간불가초초
八條詳說是修爲(팔조상설 시수위)
-不但格致連誠正修只消一明字故章句正心修身救病處只下察字更無別法
불단격치연성정수지소일명자고장귀정심수신구병처지하찰자경무별법
須知格致皆心法(수지격치 개심법)
莫向陳編枉索知(막향진편 왕색지)
-似可駿(사가준)
옛 서적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은
인간들이 마침내 뒤집어 없애려는 옛 서적의 진실을
-책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은 반대로 이러한 '사람들이 잘못된 책'이라고 했다.
가히 주인 행세라고 하나 겨우 판별하는 이러한 마음은
탐구하고 실천하는 계산된 학문이며 또한 정신인 것을
*위의 시에 의하면 서애 선생께서는 책의 잘못된 내용을 바로 잡는 그것도 하나의 학문이라고 하였음.
陳編不是誤了人(진편불시 오료인)/ 人遂陳編却失眞(인수진편 각실진)
-不是書累人却是人累書(불시서누인각시인누서)
苟辦此心能作主(구판차심 능작주)/ 尋行數墨亦精神(심행수묵 역정신)
사물에 대해 뼈를 깎아 닦은 것은 이미 이치인데(격물치지)
본디 갈고 닦는 것은 오로지 정성(精誠)에 있는지라
지행을 하는 이러한 도는 시초의 범주에는 속하지 않기에
깨닫는 입장에서는 어떤 인연이 이미 작동한다네.
*1연에서 ( )속의 격물치지는 작가이신 서애 선생께서 부기(附記)한 설명 글임.
*3연과 4연의 뜻은 지행(知行) 즉 아는 것을 실천하는 이러한 것은 도(道)로서 초창기부터 존재하지는 않았으며 그와 더불어 학문과 학설도 어떤 인연에 의하여 변화한다는 뜻임.
切磋於物已成形(절차어물 이성형)格致/ 磨琢元來只在精(마탁원래 지재정)
若道知行元不屬(약도지행 원불속) / 何緣知處已能行(하연지처 이능행)
학문의 요긴함이 채찍을 피할 수 있다면 이는 본받을 말이며
-정자(정호, 정이)의 옛 어록에 이르기를 폭넓게 배우되 뜻을 돈독히 하고, 간절하게 질문을 하되 가까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인(仁)은 그 가운데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옳다면 “철두철미”라는 말은 그 뜻은 지극히 뚜렷하게 드러나게 할 것이다.
공적을 이루려는 마음 한가운데는 모든 것이 진실한데
만약 딴 마음이 시킨다면 듣는 것을 그대로 취하는지라
거침없는 천성과 언어 또한 사람을 혼미하게 할 것이네.
*서애선생께서는 학문탐구는 "철두철미하게 임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學要鞭辟是嘉言(학요편피 시가언)
-程子語故云博學而篤志切問而近思仁在其中此是徹上徹下語義極較然
정자어고운박학이독지절문이근사인재기중차시철상철하어의극교연
功到心中事事眞(공도심중 사사진)
若使外心資口耳(약사외심 자구이)
高談性命亦迷人(고담성명 역미인)
도(道)에 대하여 회재 선생 또한 공로가 높은데
앞 사람이 능히 펼치지 못한 것을 펼친 언어가
결단코 한탄하게 하는 경전의 글귀는 한 조목도 없기에
여덟 조목의 선후에 어떤 이론을 더 보탤 수 있겠는가.
-사물에 본말이 있다면 일에는 선후가 있는데, 이는 곧 아래 8조목의 여섯 번째 조목의 앞 글자와 일곱 번째 조목 이후의 글자가 본말에 영향을 미치게 하여 글자의 발단이 되는 본질을 이와 같이 내몰아 이를 별도로 만든 격물치지의 장(章:단락)은 사람들로 하여금 편리하게 깨달을 수 있도록 하였고 아래 문장의 선후에 본말의 글자로 하여금 서로 붙지도 않고 또한 떨어지지도 않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번역인이 부연 설명하면 대학에서의 8조목 즉 (1)격물 (2)치지 (3)성의 (4)정심 (5수신 (6)제가 (7)치국 (8)평천하인데 이 중에서 (1)에서 (5)까지는 순수한 개인적 수양이며 (7)~(8)은 세상을 위한 베풂(다스림)인데 (6)번째인 제가(가정을 다스림)는 수양과 베풂의 ‘중간단계로서 양면성’을 지니는바 이것을 선후의 어느 단계에도 완전히 붙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떨어지지도 않는 ‘독립성을 지닌 중간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며 또한 제가(齊家)의 전 단계(수양)는 후단 계(치국, 평천하)에 영향을 미치며, 후 단계 역시 전 단계에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본말에 영향을 미치게 함) 뜻이며, 이처럼 8조목을 2개의 카테고리로 양분함으로써 그 뜻을 이해함에도 도움이 된다는 뜻임(작가께서는 4연에서 회재 이언적 선생의 관련 학설은 완벽하다고 하였음) .
晦齋於道亦功深(회재어도 역공심)/ 能發前人未發言(능발전인 미발언)
只恨經文無一款(지한경문 무일관)/ 八條先後又何論(팔조선후 우하론)
-物有本末事有先後便是下文六箇先字七箇後字及本末字張本若去此別作格物致知章便覺下文先後本末字無着落無漸次
물유본말사유선후편시하문육개선자칠개후자급본말자장본약거차별작격물치지장편각하문선후본말자무착락무점차
지식을 받드는 어떠한 단초가 일어나는 장소는 마음이며
치지에 도달하면 지극한 시점에 역량은 더욱 깊어지는데
방 안에 보배가 있더라도 사람들은 알지 못하기에
하나의 등불이 밝혀주는 곳이라면 언제나 탐구하리.
*3연에서 방 안의 보배란 서책을 가리킴.
知從何起起在心(지종하기 기재심)/ 致到窮時力更深(치도궁시 력경심)
室中有寶人不識(실중유보 인불식)/ 一燭明處總能尋(일촉명처 총능심)
천리나 멀리 떨어진 으뜸을 좇는 것도 하나의 터럭 차이거늘
정성으로 또 다른 하나에 도달한다면 두 마음은 존재하지 않으니
조 공(曺公)께서 허락한 것은 진실로 한나라의 역적이기에
관도에 돌아와서 제멋대로 토벌한 것은 원 씨 집안인 것을.
*3연에서 조 공(曹公)은 조조를 가리키며. 4연에서 관도(官渡)는 중국 하남성에 있는 지명으로서 조조가 원소 등 원씨 일가를 토벌한 곳임.
*작가인 서애 선생께서는 삼국지의 관도대전을 시에 인용한 이유는 학문은 바른 마음(正心)으로 하여야 하며 조조처럼 두 마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임.
千里元從一毫差(천리원종 일호차)/ 精之一之不在他(정지일지 불재타)
許下曹公眞漢賊(허하조공 진한적)/ 還從官渡討袁家(환종관도 토원가)
어머니의 근심이 인식하는 사악함은 능히 자식을 위한 것이며
깨달음을 알고 가까이 할 때 자식이 알고 있는 것은 자신인데
내가 지니고 있는 내 마음이 밝은 태양을 닮아 있다면
감추면서 속이는 사악한 망령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네
母憂認賊而爲子(모우인적 이위자)/ 認得親時子自知(인득친시 자자지)
我有我心明似日(아유아심 명사일)/ 不容邪妄謾侵欺(불용사망 만침기)
격자는 승낙이 필요한 양쪽의 뜻을 겸(兼)하고
탐구하는 실마리의 득실은 존재감이 근소한데
순환하는 만물은 모두가 자아를 구비하기에
생존하는 일념은 외부의 질주를 경계함이네.
*1연에서 격자(格子)란 대나무로 된 갓끈의 대통들 사이사이를 꿰어서 연결시키는 둥근 구슬을 말함.
(*대학의 8조목 중에서 격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제가(濟家)'인 것이다.)
格子應須兩義兼(격자응수 양의겸)/ 求端得失在毫釐(구단득실 재호이)
還知萬物皆具我(환지만물 개구아)/ 一念存存戒外馳(일념존존 계외치)
성인께서 닦아 놓은 학문의 근원인 십육 언(言)을
아는 사람은 깨닫는 도에 모든 관심을 가지는데
스스로 따르고 가르침을 고한다면 매우 유명한 인물인지라
우하씨의 대문과 뜰에는 초목이 무성할 것이네.
*십육 언(十六言):중국 고대 신화 속의 임금인 순임금께서 요임금에게 전했다는 16자 심법 즉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으로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은미하므로 오로지 정일(精一)하게 하여 진실로 그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뜻임. 쉽게 설명하면 사람의 마음은 변동이 심하여 위태로우나 도심(道心)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마음으로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그것의 중용을 견지하여야한다는 뜻인데, 인간의 마음이 비록 변동이 심하나 학문이란 인간을 위한 학문이기 때문에 그 속성상 사람의 마음(人心)도 경시할 수는 없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음.
*4연에서 우하씨(虞夏氏)는 중국 고대의 순임금과 요임금을 가리킴
聖學淵源十六言(성학연원 십육언)/ 知人知道摠關心(지인지도 총관심)
自從訓誥多名物(자종훈고 다명물)/ 虞夏門庭草木深(우하문정 초목심)
*출처:영락풍아(2020년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