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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빚기 좋은 날은, 정묘(丁卯)ㆍ경오(庚午)ㆍ계미(癸未)ㆍ갑오(甲午)ㆍ기미(己未)일이다. 《고사촬요》
봄에는 기(箕), 여름에는 항(亢), 가을에는 규(奎), 겨울에는 위(危)일이 좋다. 《거가필용》 《고사촬요》
또 만(滿)ㆍ성(成)ㆍ개(開)일이 좋으나, 멸몰일(滅沒日)은 꺼린다. 《고사촬요》
무자일(戊子日)ㆍ갑진일(甲辰日)과 정유일(丁酉日)을 꺼린다. 두강(杜康)이 죽은 날이기 때문이다. 《거가필용》
매달 술 빚기 좋은 날은, 누룩 디디고 초빚기 좋은 날과 같다. 《거가필용》 《신은지》
정월의 정묘ㆍ을유ㆍ정유ㆍ갑진ㆍ정미ㆍ병진ㆍ기미일, 2월의 기사ㆍ정사일, 3월의 기사ㆍ병자ㆍ경자ㆍ을사일, 4월의 을축ㆍ정묘ㆍ정축ㆍ신묘ㆍ을묘일, 5월의 병인ㆍ갑신ㆍ경신일, 6월의 임신ㆍ무인ㆍ기묘ㆍ정유ㆍ기유일, 7월의 경오ㆍ무자ㆍ무술ㆍ경술일, 8월의 기사ㆍ정해ㆍ계사ㆍ기해일, 9월의 신사ㆍ무자ㆍ병신ㆍ무신ㆍ신해ㆍ경신일, 10월의 정묘ㆍ갑술ㆍ기묘ㆍ계미ㆍ갑오ㆍ경자ㆍ기미일, 11월의 을축(乙丑)ㆍ무인(戊寅)ㆍ갑신ㆍ을미ㆍ임인ㆍ무신ㆍ갑인일, 12월의 정묘ㆍ임신ㆍ기묘ㆍ갑신ㆍ경자ㆍ임인ㆍ을묘ㆍ경신일이다.
술밑 만드는 법[作酒腐本法]은, 멥쌀 1말을 깨끗이 씻어 겨울에는 10일, 봄ㆍ가을에는 5일, 여름에는 3일 동안 물에 담가, 쌀알 속속들이 불려, 건져서 폭 찐다. 여기에 약간의 누룩을 넣고 손으로 비벼 골고루 섞어 항아리에 넣고 주둥이를 봉하여, 겨울에는 따뜻한 데 두고, 여름에는 서늘한 데 두어 삭아서 술이 되거든 떠 쓴다. 그 맛이 약간 시금털털하면서도 살살 녹아 좋다. 《동의보감》
청명수(淸明水 청명날 길은 장강수)나 곡우수(穀雨水 곡우날 길은 장강수)로 술을 빚으면 빛이 연보라색이고 맛이 콕 쏘며 오래 둘 만하다. 《사시찬요》에 “청명날과 곡우날 장강물을 길어 술을 빚으면 술빛이 연보라색이고 맛이 유별난 것은 대개 그 철의 정기를 얻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동의보감》
가을 이슬이 흠씬 내릴 때, 넓은 그릇에 이슬을 받아 빚은 술을 추로백(秋露白)이라 하니, 그 맛이 가장 향긋하고 콕 쏜다. 《선서》
중국 사람은 좋은 술을 빚어 술병 주둥이를 진흙으로 봉하여 절대로 김이 새지 않게 하고서 여러 해를 갈무리해 두는데 오히려 술맛이 더 좋아진다. 김이 조금이라도 새면 못쓴다. 《왕양명》
백하주(白霞酒) 속칭 방문주(方文酒)라고 한다. 는, 백미 한 말을 매 씻어 가루를 만들어 그릇에 담고, 물 3병을 팔팔 끓을 때 붓고 식기를 기다린다. 식은 뒤에 누룩가루 1되 가웃, 밀가루 1되 가웃, 술밑(腐本) 1되를 골고루 섞어 독에 넣는다. 3일 만에 한 방법에는 익기까지 사나흘 기다린다고 하였다. 또 멥쌀 2말을 매 씻어 쪄서 끓는 물 6병으로 버무려, 식은 뒤에 밑술[本釀]에다 누룩가루 1되를 섞어 놓는다. 7~8일이 지나면 익을 것이니 종이 심지에 불을 당겨 독 안에 넣어 보아 익고 안 익은 것을 징험한다. 익었으면 불이 꺼지지 않고, 덜 되었으면 꺼진다. 이 뒤에 다른 물을 더 쳐서는 안 된다. 맛 좋은 술[旨酒]을 빚고 싶거든 물을 탈 때 1말에 2병 반까지 치고, 술이 많이 나게 하고 싶거든 술통에 뜰 때에 정화수 2병을 더 치고 섞는다. 방문은 비록 이러하나 1말 쌀에 누룩 5홉이면 넉넉하다. 2말 이상 빚을 때에도 누룩을 더 넣을 필요가 없다. 빛을 희게 하고 싶거든 한 말에 누룩 3홉이면 또한 괜찮다. 《고사촬요》
소국주(小麴酒)는, 깨끗이 쓴 멥쌀 1말을 매 씻어 가루를 만들어 질그릇 동이에 담고 깨끗한 물 2병을 무거리에 붓고 끓인다. 이것을 쌀가루에 골고루 타서 식은 뒤에 빻은 누룩 1되 5홉과 버무린다. 7일째가 되거든 깨끗이 쓴 쌀 2말을 전과 같이 매 씻어 두고, 쌀 1말에 팔팔 끓는 물 2병을 고루 뿌려, 식거든 먼저 빚은 술밑과 뒤섞어 독에 넣는다. 세이레가 되어 맑게 가라앉은 뒤에 쓴다. 《고사촬요》
약산춘(藥山春)은, 정월 첫해일[上亥日]에 흰 쌀 5말을 깨끗이 씻어 물에 담그고, 굵게 찧은 좋은 누룩 5되를 물 5병에 담가 놓는다. 이튿날 쌀가루를 빻아 쪄서 떡을 만들고, 물에 담근 누룩을 체로 밭여 찌꺼기를 버리고, 먼저 담갔던 물과 새로 길어 거른 것과 합쳐 20병쯤 되게 하여 찐 떡이 식기 전에 버무려 독에 넣고, 동쪽으로 향한 버들을 꺾어 젓는다. 유지와 베보자기로 두세 겹 덮어 헛간[虛廳]에 둔다. 여러 날 되면 혹 거품이 뜨는 수가 있으니 번번이 제거한다. 2월 그믐께 5말 쌀을 전처럼 깨끗이 씻어 쪄서 더 넣고, 봄이 가고 여름이 될 무렵, 하얀 개미(白蟻 술에 동동 뜨는 밥알)가 뜨고 노란 빛이 나면 쓴다. 맛이 매우 향긋하고 콕 쏜다. 술을 뜰 때 절대로 날물기가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이 방문은 10말을 빚는 방법이니 빚을 어림에 따라 이것으로 어림잡아 하면 된다.
정월 첫해일에 날씨가 따뜻하거든 떡과 밥을 식혀 독에 넣는다. 혹 날씨가 차면 해일(亥日)을 넘겨서 빚더라도 상관없다. 다만 첨가할 때에 이 날 물린 것을 헤아려야 한다. 오래 쓰게 하려면, 맑게 가라앉은[倒淸] 것을 사기 항아리에 담아 볕 안 드는 곳에 묻어두면 여름 석 달을 나더라도 맛이 변치 않는다. 《고사촬요》
또 한가지 방법은, 1말에 누룩 3홉, 밀가루 30홉에 물 2병 반을 넣는다. 맛 좋은 술을 빚으려면 혹 3병을 섞어도 좋다. 10말을 담그려면 4말로 밑[本]을 만들고 6말로 첨가하는데, 첨가하는 쌀은 물에 담갔다가 이내 건져 물을 더 가하지 말고 그대로 쪄서 시루 안에 둔 채, 뜨거운 김이 조금 나가거든 바로 술밑이 있는 독에 넣어 동으로 향한 복숭아 가지로 술밑과 한데 섞어 힘껏 젓는다. 나머지는 모두 이상의 것과 같다.
호산춘(壺山春)은, 모월(某月) 초하룻날 흰 쌀 1말 가웃을 매 씻어 곱게 가루를 만들어 냉수 7되로 고루 버무린다. 다시 끓는 물 1말 8되를 흠뻑 뿌려 젓고 섞으면 쌀이 끈적거릴 것이니, 싸늘하게 식거든 누룩가루 2되, 밀가루 2되를 고루 섞어 독에 넣어 빚는다. 13일째가 되면 또 흰쌀 2말 가웃을 매 씻어 고운 가루로 만들어 넓은 그릇에 담고 끓는 물 2말 가웃을 고루 섞어 식힌다. 누룩가루를 넣지 말고 앞서 빚은 술밑과 고루 섞어 제이차 술밑으로 삼는다. 13일째가 되거든 흰 쌀 5되를 매 씻어 찌고 여기에 끓는 물 5말을 부어, 물이 골고루 먹게 한다. 이것을 대자리에 펴서 식힌 뒤에 누룩가루 2되, 밀가루 1되를 2차 술밑과 섞어 독에 넣어, 차지도 덥지도 않은 곳에 내놓는다. 덮지 않으면 술맛이 변하지 않아 두어 달 지나도 먹을 만하다. 또 다른 방법은, 둘째번 5말을 가루로 만들어 쪄서 익혀도 좋다. 《여산방》
삼해주(三亥酒)는, 정월 첫해일에 매 씻은 찹쌀[粘米] 1되를 가루로 만들어 묽은 죽을 쑨다. 식은 뒤에 누룩가루ㆍ밀가루를 각각 1되씩 섞어 독에 넣는다. 다음 해일(亥日)에 매 씻은 찹쌀ㆍ멥쌀 각각 1말로 구멍떡[孔餠]을 만들어 쪄서 식힌 뒤 먼저 빚은 술밑에 섞어 독에 넣는다. 세번째 해일에 매 씻은 멥쌀 5말을 쪄서 식힌다. 끓는 물 세 놋동이[鍮盆]를 식혀 한 데 넣고 석 달 지나면 쓴다.
내국 향온법(內局香醞法 대궐 안 약국에서 술 빚는 법)은, 보리로 누룩을 디디는데, 갈기는 해도 체로 치지는 않는다. 한덩이[一圓]에 1말을 넣고, 간[碎] 녹두 1홉을 섞어서 만든다.
매 씻은 백미 10말, 찹쌀 1말을 쪄서 끓는 물 15병을 붓는데, 물이 지에밥에 다 잦아 든 뒤에 대자리 위에 펴서 한참 식힌다. 누룩가루 1말 가웃, 술밑 1병과 섞어 빚는다. 《고사촬요》
잣술 빚는 법[柏子酒釀法]은, 향온법(香醞法)과 같되, 다만 잣 2말에 원 누룩가루 1말을 칼에 짓빻아서 술밑에 넣어 섞어서 빚는다. 《고사촬요》
호도주 빚는 법[胡桃酒釀法]은, 잣술과 같으나 다만 호도로 대신할 뿐이다. 《고사촬요》
도화주(桃花酒)는, 정월에 깨끗이 쓴 멥쌀[粳米] 2말 가웃을 매 씻어서 가루로 만들고, 흐르는 물[活水] 2말 가웃을 팔팔 끓여 고루 섞어 식힌 뒤에 누룩가루ㆍ밀가루 각각 1되씩 독에 넣고, 봉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까지 기다린다. 이 시기가 되면 멥쌀ㆍ찹쌀 각각 3말씩을 매 씻어 하룻밤 물에 불려 쪄서 흐르는 물 6말을 팔팔 끓여 식힌 뒤에 고루 섞는다. 밥이 완전히 식거든 봉숭아꽃 2되를 따서 먼저 독 바닥에 깔고, 먼저 빚은 술밑과 함께 넣고, 봉숭아꽃 두어 가지를 그 가운데 꽂아 놓았다가 익은 뒤에 술통에 뜬다.
방문이 비록 이와 같으나, 처음 빚는 술밑에 물 5되를 감하고 첨가할 때 또 3~4되를 감하면 맛이 더욱 좋다. 항상 싸늘한 곳에 두어 익기를 기다린다. 《고사촬요》
연엽주(蓮葉酒 연잎에 담는 술)는, 매 씻은 찹쌀을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폭 찐다. 이튿날 찹쌀 1말에 누룩 가루 7홉 정도를 섞고, 물 2병을 끓여 지에밥과 물을 다른 그릇에서 식혔다가 섞는다. 먼저 독 밑에 연잎을 깔고, 그 위에 지에밥과 누룩을 켜켜이 놓아 깔되, 절대로 날물을 들이지 말 것이다. 날이 더우면 시어지니 반드시 서리내리기 전, 잎이 채 마르지 않았을 때 담가야 향기와 맛이 기이하며 비록 봄ㆍ여름을 지나더라도 변하지 않으니, 독을 기울여 따라 쓴 뒤에는 좋은 술을 대신 넣더라도 그 향기와 맛은 여전하다. 《사시찬요》
경면녹파주(鏡面綠波酒)는, 깨끗이 쓴 쌀 1말을 하룻밤 물에 불렸다가 가루를 만들어 물 2말로 죽을 쑤어 식은 뒤에 누룩가루 2되를 고루 섞어 술밑을 만든다. 또 찹쌀 2말을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폭 쪄서 끓는 물 3말에 고루 섞어 차게 식힌다. 먼저 만든 술밑에 첨가하여 익은 뒤에 술통에 뜨면 술 5말은 넉넉히 뜰 수 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찹쌀 1말을 가루로 만들어 술밑을 만들고 희게 쓴 쌀 2~3말을 가루로 만들어 죽을 쑨다. 빚는 법은 위와 같으나 빛이 아름답고 맛이 유난히 좋으며 또 술이 많이 난다. 《사시찬요보》
벽향주(碧香酒)는, 깨끗이 쓴 멥쌀 1말을 매 씻어 가루를 만들어 끓는 물 2말로 죽을 쑤어, 식은 뒤에 참누룩[眞麴] 1되를 섞어 술을 빚는다.
이레 뒤에 깨끗이 쓴 멥쌀 2말을 매 씻어 폭 쪄서 끓는 물 2말과 고루 섞어 식힌 뒤에 참누룩 2홉을 섞어 술밑에 첨가하여 익거든 술통에 뜬다. 방문은 이렇지만, 누룩을 반드시 조금 더해야만 좋다. 《사시찬요보》
하향주(荷香酒)는, 깨끗이 쓴 쌀 1되를 가루로 만들어 구멍떡[孔餠]을 만들어 폭 쪄서 식은 뒤에 누룩가루 5홉을 섞어 빚는다. 사흘 되는 날, 또 찹쌀 1말을 물을 뿌려가며 폭 쪄서 한참 동안 식혀, 먼저 담근 술밑과 섞어 독에 넣되, 군물[客水]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세이레면 바로 익는다. 《고사촬요》
이화주(梨花酒)는, 정월 첫해인 3일 전에 매 씻어 물에 불린 쌀을 건져내어 빻아 고운 체로 쳐서 물을 넣지 말고 주물러 계란 크기의 덩이를 만든다. 이 덩이를 독 안에 넣고 솔잎을 켜켜이 놓아, 방 웃목 따뜻하지 않은 곳에 놓아 두었다가, 7일 만에 꺼내어 돗자리나 베보자기 위에 펴서 반일 동안 볕에 말려, 다시 솔잎에 묻는다. 다시 이렇게 한 차례 한 뒤 꺼내어 볕에 바싹 말려 종이 봉지에 담아 갈무리해 둔다. 배꽃이 핀 뒤부터 여름 동안 언제라도 빚을 수 있다. 깨끗이 쓴 쌀을 전과 같이 가루를 빻아 구멍떡을 만들어 쪄서 식은 뒤에, 만들어 둔 누룩가루를 고루 섞어 독에 넣고 며칠에 한 번씩 손쳐 뒤적인다. 봄에는 7일, 여름에는 세이레면 쓸 수 있다. 뜨거울 때는 독을 물 속에 담가 놓는다. 술은, 진하고 달게 빚으려면 쌀 1말에 누룩가루 7되를 넣고, 맑고 콕 쏘게 빚으려면 3~4되를 넣고 떡을 삶아낸 물을 식혀 섞어서 빚는다. 혹 멥쌀을 쪄서 보통대로 빚거나 혹은 찹쌀로 빚어도 된다. 어떻든지 날물기를 들이지 말고, 덩어리를 만들 때, 물기가 너무 적으면 굳지가 않고, 너무 질면 속이 썩어 푸른 점이 생긴다. 《사시찬요》
청서주(淸暑酒)는, 아침에 깨끗이 쓴 찹쌀 1말을 흐르는 물에 담그고, 따로 누룩가루 2되를 2병 물에 나누어 담근다. 저녁에 쌀을 폭 쪄서 물 반 병을 섞어 물이 완전히 스며든 뒤에 시루를 들고 우물가에 나가 찐 지에밥이 완전히 식을 때까지 씻는다. 물기를 없앤 뒤 불린 누룩물을 체에 걸러 찌꺼기를 제거하고, 고루 버무려 이튿날 저녁 냉수를 큰 그릇에 담고 독을 그 속에 앉히고 술을 빚는다. 하루에 두어 번 물을 갈아주어, 6~7일이면 술통에 뜬다. 늘 술 담은 병을 물에 담가 놓는데, 이 방법은 더운 철에만 적합하다. 《고사촬요》
부의주(浮蟻酒 동동주. 부의란 술 위에 동동 뜨는 흰 밥풀을 말함)는, 찹쌀 1말을 쪄서 그릇에 담아 식히고, 물 3병을 팔팔 끓여 식힌다. 먼저 누룩가루 1되를 물에 탄 다음 찐 지에밥과 섞어서 독에 넣어 사흘밤을 재우면 이내 익는다. 맑게 가라앉은 뒤에 약간의 주배(酒醅 거르지 않는 술)를 띄워서 쓰면 마치 하얀 개미알이 동동 뜬 것 같고 맛은 달고도 콕 쏘아 실로 여름철에 쓰기 알맞다. 《고사촬요》
누룩가루를 하루 먼저 물에 담가 체에 걸러 쓰면 좋다.
청감주(淸甘酒)는, 찹쌀 1말을 쪄서 누룩 가루 반 되를 물에 타지 말고 좋은 술 1병 반에 섞어 빚으면 그 맛이 꿀맛 같다. 《고사촬요》
포도주(葡萄酒)는, 포도 익은 것을 손으로 비벼 그 즙을 짜서 찹쌀 지에밥ㆍ흰 누룩과 섞어 빚으면 저절로 술이 되고 맛 또한 훌륭하다. 머루도 된다. 《증류본초》
백주(白酒 막걸리)는 봄이나 여름에 찹쌀 2말 겨울에는 3말. 을 항아리에 넣고 불려 하룻밤을 재우고 이튿날 새벽에 새 물로 여러 번 일씻어 될 수 있는 대로 깨끗하게 한다. 건져서 물기를 없애 일부를 시루에 넣고 찌는데 김이 올라오거든 한 켜씩 더 넣으면서 쪄서 쌀이 다 떨어질 때까지 여러 차례 이렇게 한 뒤에 시루 덮는 타래 방석[甑蓬]으로 꽉 덮어 말씬말씬할 때까지 폭 익거든 큰 동이 위에 막대를 걸치고 시루를 그 위에 앉혀 놓고 식을 때까지 우물물을 붓는다. 겨울에는 우물물로 두어 차례 축여 주고, 다시 동이 안의 뜨거운 물로 한 차례 축여 주어 죽[糜]이 따뜻하게 한다. 이것을 항아리에 넣고 쌀 2말에 백주국(白酒麴 막걸리 누룩) 5알[丸] 3말이면 9알. 을 곱게 갈아 죽 위에 뿌리고 손으로 고루 버무려 가운데에 우물을 파고 사방을 꼭꼭 토닥거려 키[箕] 겨울에는 시루뚜껑[甑蓬]. 로 항아리 주둥이를 덮는다. 겨울에는 거적으로 사방을 꼭 두르고 위도 거적으로 덮어 항아리가 차지 않게 한다. 이튿날이면 술이 괴니 잔으로 술을 퍼서 사방으로 적신다. 7일이 지나면 술을 떠서 쓴다. 겨울철에 항아리가 차서 술이 괴지 않으면, 끓는 물을 병에 담아 항아리 안에 넣으면 술이 괴어 오른다. 《신은지》
일일주(一日酒)는, 좋은 술 1사발, 누룩가루 2되, 물 3사발에 깨끗이 쓴 쌀 1말을 폭 익게 쪄서 고루 섞어 따뜻한 데 둔다. 아침에 빚으려면 저녁에, 저녁에 빚으려면 아침에 한다. 찹쌀로 지에밥을 쪄서 빚으면 더 낫고, 가루를 만들어 죽을 쑤어 빚어도 된다. 《사시찬요보》
삼일주(三日酒)는, 끓는 물 1말을 식혀, 누룩 가루 4되를 그 물에 담가 하룻밤 재운다. 개끗이 쓴 쌀 1말을 매 씻어 폭 쪄서 식힌 뒤 물에 담근 누룩을 걸러 건더기는 버리고 그 즙으로 지에밥을 섞어 빚으면 사흘이면 마실 수 있다. 여기에 좋은 술 1사발을 부어 넣으면 더욱 좋다. 《사시찬요보》
잡곡주(雜穀酒)는, 차수수[粱秫]ㆍ찰강냉이ㆍ차조ㆍ찰기장 등 곡식 중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를 섞은 것 1말로 가루를 만들고, 물 2병 반을 팔팔 끓여 가루에 붓고 고루 섞어 죽을 쑨다. 식은 뒤에 누룩가루ㆍ밀가루 각각 2되를 버무려 동이에 넣되 군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3~4일이 지나 익기를 기다렸다가, 또 이상의 곡식 중 한 가지거나 혹은 섞은 것 혹 흰 쌀을 섞으면 더 좋다. 3되를 가루로 만든다. 물 7병을 팔팔 끓여 우선 무거리를 먼저 넣고 거의 익을 때를 기다려 두 번째로 가루를 넣어 죽을 쑤어 식힌 뒤에 먼저 빚은 술밑에 첨가하여 빚는다. 7일이 지나면 술통에 뜨게 된다. 반 이상이 익은 뒤에는 찹쌀이나 기장쌀 3~4되를 가루로 만들어 죽을 쑤어 덧빚으면 맛이 더욱 맵고 콕 쏜다. 비록 여러 가지 곡식을 섞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가루로 만들어서 빚어야 한다. 《사시찬요보》
지주(地酒)는, 깨끗이 쓴 쌀 1말, 누룩가루 3되, 썬 솔잎 1되를 항아리에 넣어 뚜껑을 꼭 덮고, 땅을 파서 솔가지로 사방을 둘러치고 항아리를 그 속에 넣고 흙을 덮어, 7개월 만에 꺼낸다. 《문견방》
내국 홍로주(內局紅露酒) 빚는 법은, 향온(香醞)과 같다. 누룩은 2말까지만 넣고, 거기에 향온(香醞) 3병 2복자[鐥 기름ㆍ술 같은 것을 뜨는 그릇. 귀때가 달린 접시 모양의 것]를 소주로 고아 내려[燒出] 1병으로 만들되, 소주를 내릴 때 지초(芝草) 1냥을 가늘게 썰어 병주둥이에 두면 붉은 빛이 으스러지게 곱다. 내국(內局)에서는 맑은 술을 은그릇에 담아 내리기 때문에 여염[外處] 소주와는 같지 않다. 《문견방》
노주 이두방(露酒二斗方)은, 멥쌀과 찹쌀 각각 1되씩을 물에 담가 가루로 만들고, 고운 누룩 9되에 끓는 물 8되를 치면 섞어 빚을 만하다. 사흘이 지나거든 찹쌀 2말을 쪄서 식은 뒤에 술밑에 첨가하면 7일 만에 소주를 고아 내릴 수 있다. 위의 불은 11~12차례 바꾸면 맛이 순하고, 8~9차례 바꿔주면 맛이 극히 독하다. 땔감은 참나무 및 보릿짚ㆍ볏짚 등을 써서 쌌다 끄느름했다 하는 일 없이 일정하도록 해야 한다.
노주소독방(露酒消毒方)은, 소주를 내릴 때 소주 받을 병 밑에 벌꿀을 바르면 소독이 되고 맛이 몹시 좋다. 만약 꿀을 많이 바르면 너무 달고, 그렇다고 살짝 바르면 효과가 없다. 술의 양에 따라서 적당히 바르도록 한다. 《고사촬요》
또 계피 가루ㆍ사탕 가루를 병 주둥이에 두어도, 술맛이 유난히 좋게 된다. 《속방》
술 고는 법[煮酒]은, 좋은 청주 1병에 후추ㆍ황밀(黃蜜) 각 1전(錢)을 질그릇 항아리에 담아 솥 안에 놓고, 실을 물 속에 드리우고[從絃] 고다가 시간이 지나면 꺼낸다. 골 때 병 수는 임의로 정한다. 《고사촬요》
또 한 가지 방법은 술 1병에 황랍(黃臘) 2전(錢), 후추[胡椒]가루 1전(錢)을 넣고 병주둥이를 꼭 봉하고, 젖은 쌀 한 움큼을 그 위에 놓고 중탕하여 곤다. 쌀이 밥이 되면 다 고아진 것이니, 꺼내어 차게 식혀 쓴다. 《동의보감》
과하주(過夏酒)는, 매 씻은 찹쌀 1말을 물에 담가 둔다. 곱게 간 누룩 5홉을 명주 부대에 담아, 끓여 식힌 뒤 물 반병에 담가 둔다. 이튿날 깨끗한 물 8~9홉을 팔팔 끓여 식힌 뒤 골고루 찹쌀에 뿌리고 폭 쪄서 누룩 담근 반 병 물과 섞어 누룩가루는 쓰지 않는다. 항아리에 넣고, 주둥이를 봉하여 사흘 만에 열어 노그라지게 익었는지를 보아, 노주(露酒)를 붓는다. 만약 달게 빚고 싶으면 9복자[鐥子]만 붓고, 맛이 콕 쏘게 하려면 두어 복자 더 붓고, 달게 하려면 양을 줄이면 된다. 노주를 부은 지 7일째가 되면 술통에 뜰 수 있다. 《고사촬요》
또 한 가지 방법은, 찹쌀 1말을 매 씻어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건져내어 물 3~4홉을 뿌려 폭 찐다. 행주로 물기 없이 닦은 그릇에 찐 지에밥을 식혀, 지에밥알이 다 알알이 떨어지도록 백로주(白露酒) 두어 복자를 뿌린 뒤 누룩가루 5홉을 섞어 항아리에 넣어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곳에 둔다. 술이 농익거든 노주(露酒)를 붓되, 달게 하거나 콕 쏘게 하거나는 식성대로 한다. 밥이 다 풀어질 때를 기다려 술통에 뜬다. 《수각방》
꿀술[蜜酒]은, 꿀 4근, 술 9되를 같이 끓여 거품을 걷어내고 여름에는 아주 차게, 겨울에는 조금 따뜻하게, 누룩가루 4냥, 백효(白酵) 1냥, 팥알만한 용뇌(龍腦)를 넣어 종이로 일곱 겹을 덮어, 하루에 한 겹씩 벗겨 내어, 이레면 술이 된다. 흙내[地氣]를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한다. 겨울에는 불로 따뜻하게 하여 얼리지 않으면 맛이 달고 연하다. 《신은지》
또 한 가지 방법은, 꿀 2근에 물 1사발을 같이 끓여 거품은 걷어내고, 흰 누룩[白麴] 1되 반, 좋은 건효(乾酵) 3냥을 넣어 날마다 세 번씩 저으면 사흘이면 익어 아주 좋다. 《동의보감》
구기(枸杞)ㆍ지황(地黃)ㆍ오가피(五加皮)ㆍ천문동(天門冬)ㆍ백출(白朮)ㆍ무술(戊戌) 등으로 만드는 술은 그 빚는 법이 섭생 편에 있다.
꽃향기를 술에 들이는 방법은, 감국(甘菊)이 흐드러지게 필 때 따서 볕에 말려, 술 1말을 독에 담고 감국 2냥을 생명주 주머니에 담아, 손가락 하나 너비쯤 떨어지게 술 위에 달아 매고, 독 주둥이를 꼭꼭 봉한 뒤 하룻밤 지나 꽃 주머니를 떼어내면, 마치 납매(臘梅 섣달 매화)와 같이 국화 향기가 술에 밴다. 향 있는 꽃이라면 어느 꽃이고 다 이 법으로 하면 또한 좋다. 《거가필용》 《신은지》 《사시찬요》
또 한 가지 방법은, 술이 막 익으려 할 때, 꽃받침을 따 버린 감국(甘菊) 2냥을 빚은 술에 넣어 고루 젓는다. 이튿날 아침 일찍 술을 짜면 맛이 향기롭고 아름답다. 모든 독이 없는 향기로운 꽃이라면 이 방법대로 할 수 있다. 《신은지》
술에 약 담는 법[酒中漬藥法]은, 대체로 약을 담는 술은 반드시 잘게 썰어 생명주 부대에 담아서 술에 넣고 꼭꼭 봉한다. 봄이면 닷새, 여름에는 사흘, 가을에는 이레, 겨울에는 열흘이 지나, 콕 쏘듯 무르익거든 이내 걸러서, 맑은 것은 마시고, 찌꺼기는 볕에 바싹 말려 거칠게 가루로 만들어 다시 술에 담가 마신다. 《본초》
술 1병에 거칠게 간 약 3냥을 넣는 것이 옳다. 《동의보감》
안 괴는 술 괴게 하는 법은, 너무 차게 하여 술을 담근 지 사나흘이 되어도 괴지 않을 때는, 바로 지에밥 한 복판을 헤치고, 좋은 술을 그 속에 부으면 이내 바로 괸다. 《고사촬요》
신 술 맛 고치는 법은 큰 병에 붉은 팥 1되 《고사촬요》에는, 2되라 하였다. 를 탈 정도로 바싹 볶아 부대에 넣어 술 속에 담그면 신맛이 곧 없어진다. 《신은지》 《사시찬요》 《고사촬요》
국수 먹은 뒤 술을 마시려거든, 먼저 술로 알맹이를 빼어낸 한초(漢椒) 두어 알을 먹으면 탈이 나지 않는다. 《신은지》
낙양 사람 유궤(劉几)는 나이 일흔에도 오히려 술을 마구 마셨는데, 술 한 번 마실 적마다 양치질을 하여, 아무리 취할 때도 거르는 일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 앓이가 없었다. 《한정록》
《식감본초(食鑑本草)》에 이렇게 되어 있다.
“술의 독(毒)이 이(齒)에 있으니, 술 한 잔 마실 적마다 물로 입안을 가셔내면 취하지 않는다. 정승 이양원(李陽元)이 소주 한 잔 마시고는 바로 냉수 한 잔을 마셨기 때문에 술병에 걸리지 않았다.” 《지봉유설》
《양생기요(養生紀要)》에 ‘날 저물어서는 많이 마시지 말라.’ 하였고, 또 ‘거듭 밤에 취하지 말라.’ 하였으니, 대개 술의 독이 머물러 사람의 장부(臟腑)를 상할까 두려워서이다. 《지봉유설》
그믐날 크게 취해서는 안 된다. 《산거사요》
두강(杜康)이 술을 잘 빚었는데, 정유일(丁酉日)에 죽었기 때문에 이 날은 술을 마시거나, 손님과 연회를 않는다. 《사문유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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