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몽
스페인의 명물 하몽은 돼지고기 중에서도 특히 뒷다리의 넓적다리부분을 통재로 소금에 절여 건조시키거나 훈연시켜 만든다. 열을 가하지 않고 서늘한 그늘 아래서 오랜 시간 말릴 때 제대로된 하몽의 맛이 나온다. 소금간을 해서 공기가 잘 통하는 그늘 아래서 말리다 보면 곰팡이가 살짝 슬기도 한다. 하지만 곰팡이가 피었다고 해서 하몽이 상한 건 아니다. 잘 숙성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것뿐이다. 소금간을 하다보니 아주 사소한 연도차이가 하몽의 맛을 결정짓기도 한다. 스페인의 어느 정육점에 가더라도 소금에 절여져 숙성된 돼지 뒷다리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식품이다. 이를 샌드위치에 넣어 먹기도 하고 그냥 하몽만을 먹기도 하는데 육류를 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기게 된다. 스페인에는 하몽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도 꽤 되는데 이곳에서 하몽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아주 이색적이다. 본고장 사람이 아닌 한 누구도 젓가락이나 포크같은 식기를 사용하지 않고 하몽을 먹는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하몽은 손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가져가는 것이 최고로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한다.
산간지방의 건조하고 추운 기후 속에서 만들어지는데 특히 ‘하부고’라는 산악지대의 것이 유명하다. 일명 ‘돼지의 나라’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맛좋은 하몽의 주재료인 질좋은 돼지를 키워낸다. 하부고 일대는 온통 떡갈나무 숲으로 장관을 이루는데 이 떡갈나무는 돼지사료인 도토리의 보고인 것이다. 가을이 되면 하부고 일대에는 떨어져 쌓인 도토리 열매가 수북하다. 스페인에서는 우리처럼 도토리를 주워다가 묵을 숴 먹는 문화가 없을뿐더러 도토리는 식용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서 돼지 밥으로 쓰이지 않는 도토리는 그냥 방치된다. 다른 사료가 아닌 도토리만을 먹인 돼지로 하몽을 만들어야 맛이 좋다고 한다.
도토리 먹기가 끝나는 12월에서 2월 사이에 하부고 마을은 가장 분주하다. 우리가 김장을 하듯 마을 주민 전체가 나서서 하몽이나 소시지를 만드는 것이다.
하몽을 만드는데 쓰이는 돼지는 특1급의 검정색 돼지이다. 완전하게 털을 뽑은 돼지는 배를 가르고 나쁜 세균은 없는지 철저한 검사를 거친다. 그리고는 하몽을 만드는데 필요한 돼지 허벅다리를 잘라내고 화학성분이 없는 굵은 천연염을 몇 번에 걸쳐 듬뿍 쳐서 숙성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몽을 만드는 법은 중세 이래 이어져 온 전통있는 대물림이다.
보통 하몽은 1,2년 정도 숙성시키는데 오래 숙성시킬수록 풍미가 좋아지기 때문에 미식가들은 오래 숙성된 하몽만을 골라먹곤 한다.
※ 대표적인 하몽
1) 하몬 세라노(hamon serrano) : 프로스트 햄으로 넓적다리로 만들어진다. 산간지방의 건조하고 추운 기후 속에서 만들어진다.
육포를 씹는 듯한 질감이 느껴지기는 하나 훨씬 부드럽고 기름진 맛이 느껴진다. 통상 스페인 햄은 짜다기 보다는 달다고 할 수 있다.
2) 하몬 이베리코(hamon iberico) : 프로스트 햄으로 훨씬 비싸며, 훨씬 부드러운 식감이어서 미식가들에 인기가 높다. 고기의 근육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치즈처럼 녹아버리는 촉감을 가지고 있다. 사료로 도토리만 먹인다.
그 외에 돼지고기 소시지도 있다. 초리소(chorizo)는 다진 돼지고기 소금 발간 피망 다진 것을 순대같이 채우고 훈제하거나 소금물에 보관하고 돼지기름이 덮인 깡통에 보관한다. 살치차(salchicha)는 이탈리아의 살라미와 아주 유사하고 햄과 돼지비계에다 후추열매를 섞어 창자에 채워넣어 만든다. 소금에 어느 정도 올려놓아 간이 배게 한 다음 건조시키기 위해 야외에 그냥 놔두거나 훈연시켜 보관한다.
첫댓글 꿀님 영화 하몽하몽은 보셨어요?
당근이죠
설명을 읽다보면 제가 돼지 뒷다리 가 된 기분이 막 듭니다. 헐~
하몽이란 뜻이 뭘까 찾아 봤는데 저런 깊은 뜻이 있었네요...
헐..... 소주한잔
움미..헷갈린그...글믄 경상도 사람들이 "가스나야, 니도 나랑 갈끼가?"하고 물을 때, 질문받은 사람이 "하몽~"하고 대답하는건 또 멉네까?네?
하모예라고 하지 않나요? ^^;
경남쪽...분들이 그렇다....란 의미로.....하~`모 그러는가 봅니다. 서반어군요...하몽... 불어인가 했죠..
전 또 MC몽과 뭔 관련이 있는줄 알았었는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