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4명이 보합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전 조사에서 하락 응답이 65%로 다수를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하락 응답이 보합 쪽으로 다수 이동했다. 반면 여전히 상승 응답은 24% 수준에 불과해 직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하락 응답(35%)과 비교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9일 부동산R114는 전국 2073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전세 가격 전망은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32.71%) 전망이 상승(26.77%) 보다 우세하게 나타난 반면 월세 가격 전망에서는 상승 전망이 42.45% 비중을 차지해 하락 전망(12.83%) 대비 3배 이상 응답자가 많았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을 한 경우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44.40%)'를 주요 이유로 삼았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임박했기 때문으로 한국은행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는 약 102만 가구로 과거 대비 물량이 2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이어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7.85%)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0.47%) △인천 등 일부지역 입주물량 증가(9.44%) 등이 전세가격 하락에 대한 이유로 선택됐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절반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이어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0.91%)' 응답이 높았지만, 직전 조사에서 30.81% 비중을 나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금리 동결 지속에 다소나마 안도하는 모양새다.
하반기 부동산 핵심 변수로는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3.44%)'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8.28%)' 등을 손꼽았다.
직전 조사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응답이 1위를 기록했던 점에 비춰보면 다가올 하반기에는 소비자가 금리 이슈 보다 경기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는 "하반기 핵심 변수로 PF 부실 문제와 연체율 등에 대한 응답이 금번 설문조사에서 새롭게 등장했다"며 "최근 건설사와 금융권 등에서 하반기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만큼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설문조사는 매년 2회 실시되고 있으며 이번 조사는 지난 6월9일부터 23일까지 15일 동안 진행됐다. 설문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15%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