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문 [아침시산책] 울음의 우드스탁 / 장인수
울음의 우드스탁 / 장인수
제자들의 겨드랑이에는
홉스굴 호수의 출렁임이 있다.
기러기 떼가 있다.
목덜미가 푸른 청둥오리 떼가 있다.
‘초록’의 자유를
(始原)을 따라
거친 하늘, 호수, 바다, 산맥, 사막의 만유인력을
넘어가는
철새 떼,
제자들의 겨드랑이에는 구름 냄새와 새 떼가 산다.
책가방에도
신비를 향해
삼림한계선을 넘어가는 울음 혈청
끼룩끼룩
하늘 북을 울린다, 울부짖는다
자신의 울음을 다 각혈하며
창공을 노을처럼 물들이는
울음의 우드스탁.
- 장인수 시집 ‘교실, 소리 질러’ / 2015·문학세계사
장인수 시인은 교사로 아이들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고 있다. 싱싱한 정신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싱싱한 정신으로 시를 써낸다. 제자들은 꿈의 핵이고 꿈의 핵분열이 계속 일어나는 왕성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시가 실린 ‘교실 소리 질러’ 라는 것은 전국적으로 입시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제도적 테두리를 벗어나자는 일갈일 수 있고 현실을 품고 일어나 꿈을 펼치자는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경계를 뛰어넘자는 것은 일탈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도약을 하여 더 먼 곳으로 가자는 건강한 외침일 것이다. 울음은 굴복이 아니라 울음의 힘으로 울음을 뛰어넘어 울음 없는 곳으로 가자는 재촉일 것이다. 울음이 없다는 것은 소리가 없다는 것이고 소통이 없다는 것이니 울음은 소통의 도구이자 대상이나 문제에 대한 심사숙고인 것이다. 울음의 세상, 울음의 계절, 울음의 우드스탁, 울음의 하루 등은 다 울음의 보폭으로 울음이 꽃이 되고 미래가 되는 곳으로 가자는 것이다. 학교서 사랑이란 마중물을 내려 보내 좋은 시를 철철 길어 올리는 장인수 시인에게 다시 한 번 갈채를 보내며 /김왕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