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년말에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23으로 바꾸었다. 그전에는 수없이 걸려오는 영업사원에 낚여 갤럭시 A42폰을 사용했다. 영업사원은 나에게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노년층이 한해 최신폰을 공짜로 준다고 꼬드였다. 그러면서 나이가 60세를 넘으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내일 바로 받을 수 있게 해 준다고 해서 승낙했다.
폰을 받아보니 그 이전에 사용한 폰보다 화면도 크고 새로운 기능들이 많아 잘 바꾸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개월 써보니 큰 문제점이 2개가 있었다. 하나는 방수가 되지 않는 것이였다. 나의 경우에는 매일 스마트폰을 들고 러닝을 하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는 스마트폰을 비닐에 싸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바짝 신경써야 했다.
처음에는 그것도 모르고 비 오는 날에도 스마트폰을 그냥 들고 뛰다가 2번이나 폰이 먹통이 되어 서비스 센터에 가서 무상수리 요청을 했지만 내 뜻을 끝까지 받아 주지 않아 내가 신경 써서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황당한 일을 당하고 나서야 내가 구입한 A시리즈의 스마트폰이 보급형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점은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였다. 이 문제 역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수십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알았다. 폰을 변경할 때마다 기본으로 설정된 카메라 기능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원래 그렇게 나오는가 보다 했다. 내가 폰의 기능 중 사진에 유독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각종 행사나 친목회에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어 주었기 때문이다.
직업상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제품 매뉴얼을 제작하는 업을 하다가 보니 회사내 고급 디지털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마트 폰이 나오기 전에도 후에도 그 디카로 사진을 찍어 주다가 보니 어느 시점부터는 본의 아니게 찍사가 된 것이다. 디카와 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분명 전자가 잘 나온다. 하지만 번거로움이 많아 어느 시점부터는 폰을 사용했다.
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면 내가 봐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항상 찍은 사진을 선별하여 포샵으로 수정한 후 포스팅하거나 전송해 주었다. 그런데 어느시점부터 동일한 장소에서 내가 찍은 사진과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내 사진의 품질이 너무 형편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것이 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 작년 년말에 2년밖에 안된 폰을 최신폰으로 교체했다.
최신폰으로 교체를 했는데도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구입한 대리점에 컴플레인을 했더니 그렇지 않을텐데 하면서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지난주 다른 대리점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최신폰으로 바꾸었는데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폰을 보자고 했다. 그러더니 폰의 일부 설정값과 터치 포커스 기능을 알려 주었다.
설정값은 폰을 구입할 때 기본적으로 세팅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변경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터치 포커스 기능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터치 포커스 기능이란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으로 사진을 찍기 전에 손으로 화면을 한번 터치하면 화면에 원(인물사진)이나 사각(일반사진) 모양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즉, 디지털 카메라에서 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조정하면 그 위치가 선명하게 나오는 기능과 같은 것이다. 스마트폰에서의 터치 포커스 기능은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터치를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카메라는 디카이던 폰이던 자동보다 수동으로 초점을 잡아 줘야 사진이 잘 나온다.
물론 사진을 잘 찍으려면 초점뿐만 아니라 구도, 노출, 설정값 등을 잘 세팅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폰 뒤쪽에 있는 렌즈도 수시로 닦아 줘야 한다. 수십년간 폰을 사용했지만 단 한번도 터치 포커스 기능과 렌즈 닦는 것을 하지 않고서 죄없는 폰을 탓했으니 너무 부끄러울 따름이다. 혹시나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 해서 공유하고 나도 이참에 폰으로 사진 잘 찍는 방법을 더 공부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