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미대선 전에 써서 약간의 시차가 있습니다.
https://napo.jinbo.net/v2/archives/10360
확전인가 종전인가
1. 가짜뉴스
현정권은 러우전쟁 참전에 정권의 명운을 맡기려는 듯하다. 최고의 정보력을 갖춘 미국조차 명확히 확인해주지 않은 우크라이나발 토막정보를 근거로, 우리와 직접 관계없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진작부터 참전 의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살상무기가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순간, 종말 단계로 기울던 러우전이 다시 어디까지 확산될지 예측불허다. 이미 최고의 전쟁 위험지역으로 떠올라 있는 한반도에 참화의 불이 옮겨붙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행히도 이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여론은 절대적이다.
북의 파병은 언론을 통해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뉴스의 출처나 전황과 관련한 여러 가지 설득력 있는 자료를 근거로 파병 자체를 가짜뉴스라고 보는 입장도 강력하다. 파병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부대의 규모 혹은 역할, 한국의 안보에 끼칠 위험성, 정부의 대응 속도와 방식 등에 대해서는 연일 엇갈리는 주장들이 난무한다. 가짜뉴스는 전쟁의 상수 아닌가. 하지만 가짜뉴스는 적을 향해서만 아니라 국내 여론조작을 위해서도 생산된다. 참전을 부추기는 국내 가짜뉴스 생산은 전쟁범죄나 다름없다.
2. 손익계산
가짜뉴스들로 상황판단이 어려울 때에는, 그것들이 누구를 위해 만들어지는지 따지는 것이 우선일 듯하다. 북이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으로 얻을 것이 많다는 점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러시아도 북의 도움을 물리칠 이유는 없다. 양국은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있다. 전쟁중이니까. 이에 비해 궁지에 몰린 젤렌스키가 나토군을 끌어들이기 위해 북러의 협력관계를 부풀려서 가짜뉴스를 생산할 동기는 훨씬 더 명백하며, 그만큼 우크라이나 발 뉴스들은 가짜일 확률이 높다.
설혹 북의 파병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고 파병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젤렌스키는 윤석렬에게 무엇을 주고 무슨 약속을 받았기에, 동맹국도 아닌 한국에 무기를 요청한단 말인가? 그로써 한국이 얻을 것은 무엇인가? 러시아와의 적대관계와 전쟁의 위험 말고는 별로 없다. 윤석열은 전쟁위기를 고조시켜 정권의 위기를 덮을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정권과 개인의 작은 이익을 국익이라고 우길 수도 있다. 허나 그에 따른 국민적 피해는 계산을 초월한다.
3. 대리전쟁
턱도 없는 국익계산서를 국민들 앞에 내밀 수 있는 뻔뻔함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 약자를 멸시하는 뇌구조나, 무속적 국정농단, 혹은 매국적 친일친미 이데올로기나, 한몫 챙기려는 욕심 따위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한국병력을 전쟁터에 보내는 전작권은 엄연히 미국에 있다. 젤렌스키 정권이 미제국주의를 대신해 우크라이나를 전쟁터로 만든 것처럼, 윤정권이 한반도에 재앙을 불러오면서 3차대전을 폭발시킨다면, 그 최종 결정은 미국의 몫이다. 그 과정에서 윤정권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결정적이지 않다.
그러나 제국주의 세력의 전쟁요구에 앞장서 맹종하는 정권에 책임을 묻는 것은 국민의 의무다. 반민족 반민주 독재정권이 임기를 채우도록 방관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수치다. 윤정권은 노골적 친재벌 반노동 정책으로 민생을 허물고, 무분별한 반중 반러 노선과 대북 적대정책으로 전쟁위기를 고조시켜 왔다. 무자비한 노동탄압, 국가권력을 이용한 가족비리, 심지어 전대미문의 국정농단까지 묵과하더라도,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되어 나라를 대리전의 불구덩이로 몰아넣는 것까지 용납해선 결코 안 될 것이다.
4. 전쟁종식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전쟁이 늘어지거나 본격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고, 트럼프의 장담처럼 단기간에 끝날 수도 있다. 누구든 실제로 전쟁을 조속히 끝낸다면 무슨 평화상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러우전쟁과 중동전쟁이 끝난다고 인류가 공존과 공영의 시대를 맞이할까? 그럴 리가 없다. 양쪽 전선이 안정되면 미국은 주적인 중국에 화력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세력의 경제전쟁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직접적 군사 충돌은 대만과 한반도에서 인류문명을 끝장낼 핵지옥의 문을 열어젖힐 수도 있다.
정권교체는 당장의 확전을 피하고 남북의 평화체제를 조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본독재 하에서 전쟁은 피할 수 없다. 한동안 요술처럼 통해온 달러패권 혹은 통화제국주의의 수명은 근본적으로 생산력에 의존한다. 자본의 최강무기는 가성비 좋은 상품 아닌가. 그런데 생산력은 불균등하게 발전한다. 새로운 생산력 강자의 부상으로 시장과 영향력이 흔들릴 때 해결책은 힘의 행사이며 그 최종판은 핵전쟁이다. 제국주의적 자본독재의 극복 없이 평화도 없다. 대안사회 건설에 매진하자.
2024.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