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33. 은퇴비자
필리핀에서 살아가는데 은퇴비자(SRRV)는 참 편리하다. 필리핀 은퇴청을 통해 필리핀 이민국에서 발급되는 특별 비 이민 비자인 것이다.
이러한 SRRV를 소지한 사람에게는 출입국에 제한이 없고 무기한 거주가 가능한 권리가 주어진다.
만 50세 이상으로 미화 2만불을 예치하는 것이며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연금을 받는 사람이면 1만 불로도 가능하다.
다만 1년에 360불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데 3년치를 한꺼번에 낼 수도 있다.
친구가 은퇴청엘 같이 가자고 한다. 마침 우리도 연회비를 내야 되겠기에 선듯 따라 나선다.
아무래도 영어도 자신없고 함께 다니는 것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나들이도 되니까 좋다.
마카티의 번화가를 운전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우리는 밴과 운전기사를 얻어 함께 떠났다.
아마데오의 시골을 벗어나 마닐라까지 간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또 하루의 여행이 된다.
마카티의 최고 번화가에 우뚝 솟은 빌딩 사이로 은퇴청이 자리잡고 있는 33층의 큰 건물로 들어서면 우선 로비에서 방문증을 받아야 한다.
나의 ID 하나를 맡기고 방문증을 받아서 패용한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29층에 내리면 Retirement Authority가 있다.
그 입구에서 정북을 입은 가드에게 방문 용건을 말한 다음 번호표를 받게 된다.
은퇴청엔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한국 사람 뿐 아니라 서양인들도 많이 보인다.
먼저 서류를 작성한다. 물론 모든 게 다 영어로 되어 있다.
그 다음 번호를 부를 때까지 기다린다. 사람이 많으면 두어 시간까지도 기다릴 수 있다.
이름을 부르면 서류를 제출하고 담당자가 체크한다. 그것이 통과되면 갱신된 ID를 만드는 동안 다시 한 시간 남짓 기다리게 된다.
기다리는 그 한 시간 사이에 우리는 바로 옆 건물의 시티뱅크에서 페소를 찾아온다. 두 가지 목적을 이루는 셈이다.
다시 이름이 불려지면 현금 납부 창구로 가서 달러를 지불한다.
특이한 것은 영수증과 함께 우리가 낸 달러를 한 장 한 장 일일히 복사를 해서 붙여 준다. 혹시라도 위조 여부를 책임지우는 것인지 모르겠다.
모든 게 끝나서 새로운 ID를 받게 되면 마카티 시내에서 함께 멋진 점심을 먹거나 쇼핑을 한다.
하루를 친구와 더불어 소풍처럼 즐기며 목적도 이루는 것이다.
은퇴비자 서류를 체크하는 여직원.
첫댓글 그거 받아놓으면 좋게쎄요.
그래서 이민생활도 해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