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배 첫 우승을 향해 달리고 있는 랭킹 1위 신진서 9단. 올해 세계대회에서 13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종종 신발을 고쳐신는 동작으로 곧 대국이 끝날 것임을 암시해 주는 습관이 있다.
2021 삼성화재배 16강전 둘째날 대국
판팅위 완파… 김지석ㆍ안성준은 패배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합류하며 7년 만의 우승컵 탈환에 청신호를 켰다. 23일로 이어진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전 둘째날의 온라인 대국에서 신진서 9단이 판팅위 9단을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전 첫날에 4명 전원이 중국 기사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던 한국은 둘째날에는 안성준 9단과 김지석 9단이 패했다. 16강전의 한중전 스코어는 5승2패. 4승7패에 그쳤던 32강전 성적표를 바꿔 놓았다.
▲ 32강전에서 중국 1위 커제 9단을 격파했던 김지석 9단은 16강전에서는 중국 2위 양딩신 9단에게 역전패했다.
신진서 9단은 중국랭킹 6위 판팅위 9단을 완파했다. 60수 부근에서 90%를 찍은 AI 승률은 170수에서 끝날 때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삼성화재배 첫 우승을 노리는 신진서 9단은 올해 세계대회에서 13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7위 안성준 9단은 접전 끝에 중국 9위 롄샤오 9단에게 반집패, 2017 삼성화재배 이후의 메이저 8강이 무산됐다. 32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커제 9단을 격파했던 8위 김지석 9단은 중국 2위의 '천적' 양딩신 9단에게 역전패하면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날 참패를 면치 못했던 중국은 양딩신 9단, 롄샤오 9단과 함께 자오천위 8단이 8강으로 올라섰다. 일본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은 자오천위에게 8강 티켓을 넘겨주었다.
이틀간 벌인 16강전 결과 8강에는 한국 5명과 중국 3명이 올랐다. 한국 1명, 중국 6명, 일본 1명이었던 전기 대회와는 크게 달라진 판도. 8강수에서 한국이 중국에 우위를 점하기는 9년 만이다.
▲ 랭킹 7위 안성준 9단. 중국 9위 롄샤오 9단과의 첫 대결은 치열했다.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한국(기사)의 우승 전망은 크게 밝아졌다. 강력한 신진서ㆍ박정환 9단이 있고 개인 첫 메이저 8강 역사를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작성한 이동훈 9단, 이창석 8단, 한승주 8단의 기세도 끓어오르고 있다. 중국은 대회 최다 우승자(4회)이자 톱랭커 커제 9단을 32강전에서 잃은 것이 가장 큰 전력 손실.
8강전은 내일 하루 휴식일을 갖고 25일 정오에 속행된다. 다시 추첨으로 정한 대진은 신진서-한승주(5:1), 박정환-롄샤오(2:5), 이동훈-자오천위(2:0), 이창석-양딩신(0:0, 괄호 안은 상대전적).
결승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하는 2021 삼성화재배의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 4강패자 5000만원, 8강패자 2500만원, 16강패자 1250만원, 32강패자 500만원이다.
그동안 나라별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11회, 일본 2회. 2015년 이후에는 중국 기사들이 6년 연속으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고 한국은 결승 진출도 두 번에 그치면서 '삼성화재배 잔혹사'로 기록됐다.
▲ 서울 한국기원 대회장.
▲ 베이징 중국기원 대회장.
▲ 대국 전의 단체사진. 왼쪽부터 김지석 9단, 신진서 9단, 안성준 9단.
▲ 왼쪽부터 판팅위 9단, 롄샤오 9단, 양딩신 9단, 자오천위 8단.
▲ 2019년 LG배를 우승한 양딩신 9단.
▲ 롄샤오 9단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8강을 이뤘다.
▲ 자오천위 8단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의 응씨배 4강.
▲ 8강 대진 추첨 장면. 한국 기사의 수가 절반을 넘어 한 판의 '형제대결'이 불가피하다.
▲ 신진서 9단의 8강 대진표의 자리는 3번. 고근태 심판이 모든 선수들을 대신해서 추첨을 진행했다.
▲ 25~26일 열리는 8강전은 한중전 세 판, 한한전 한 판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