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색(春色)이 완연한 백화난만(百花爛漫)의 계절이다. 봄꽃을 기다려온 청답(靑踏)하는 향춘객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남쪽 지방은 꽃 축제가 한창이다. 작년에는 이맘때 꽃 축제 현장을 찾아 상춘객들과 어울려 꽃의 향연을 즐겼지만 이번에는 아라뱃길을 따라 봄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여유롭게 여행를 즐기기로 하였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한강변에서 인천 서해 갑문까지 여행하는 코스이다. 이번 라이딩에 달랑 3명만이 참가하였다. 양화대교를 지나면 선유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선유도는 조선시대에는 섬이 아니라 육지에 붙은 봉우리였는데' 신선이 놀던 산'이란 뜻의 선유봉(仙遊峰)이라 불렀다. 선유도는 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는 명소 중의 하나였으나 1925년 큰 홍수이후 선유도의 암석을 채취하여 한강의 제방을 쌓는데 사용하면서 훼손되기 시작했고, 양화대교와 선유 정수장이 세워지면서 안타깝게도 아름답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선유봉은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만 전해져 내려올 뿐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공사 중인 월드컵 대교(2021년 준공예정)를 지나면 안양천을 만나고,가양대교를 지나면 한강변에 자리한 궁산이 보인다. 궁산에는 소악루가 있다. 1737년(영조31) 동복현감을 지낸 이유(1675-1757)가 경관과 풍류를 즐기기 위해 자신의 집 부근 옛 악양루터에 지었다. '소악루'란 중국 동정호의 웨양루 경치와 버금가는 곳이라 하여 붙인 이름으로, 당시 누각에 오르면 안산, 인왕산, 남산, 관악산 등이 한 눈에 보이고 탑산, 선유봉및 드넓은 한강 줄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등 진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특히 겸재 정선이 이곳 현령으로 있을 적에 소악루(小岳樓)에 걸터앉아 한강의 풍경들을 화폭에 담았다. 겸재 정선 미술관에 가면 조선시대 한강의 풍경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행주대교를 지나면 한강 아라갑문에 이른다. 한강과 서해를 잇는 아라뱃길은 18km이다. 아라뱃길 전구간을 순환하는 자전거 도로(36km)가 있으며, 22개소의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경인운하가 건설되기 전에는 6.25전까지 서해 바다에서 김포와 강화도 사이의 염화를 거쳐 마포까지 기선이 들어왔었지만,
6.25 전쟁 이후에 한강하구 일대의 수로가 군사분계선이 되어 선박 통행이 불가능해 졌다. 경인 아라뱃길은 라이더들이 꼭 가보고 싶은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아라뱃길 자전거길은 단조로운 코스라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곳곳에 수향 8경을 만나 볼 수 있고 쉼터가 있어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전호대교 밑을 통과하여 김포 터미널 물류센터를 지나 아라뱃길로 접어들었다. 수향6경 두리나루와 굴포천을 지나면 건너편에 수향원이 보인다. 수향원에는 전통 정원과 수향루가 있다.
수향루(水鄕樓)는 아라파크웨이내 가장 큰 누각으로 외형은 궁궐 양식을 적용하여 웅장하고 격이 높은 누각이다. 수향루는 마치 경복궁의 경회루를 본떠서 만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고풍스러우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목상교를 지나면 아라폭포와 아라마루 전망대가 나타난다. 아라 폭포는 5단 인공폭포로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쏟아져내려 오는 모습이 웅장하면서도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화 같았다. 아라마루 전망대는 경인 아라뱃길 구간중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서 관광객들이 꼭 들러보는 코스이다.
원형 전망대(직경 46m)는 3겹의 강화유리로 조성하여 공포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북청라대교와 청운교를 지나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접어든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시작점(서울 21km, 부산 633km)에서 운치있는 소나무와 광활한 갯벌과 영종대교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하고 정서진(正西津)으로 향하였다. 정서진은 강릉에 있는 정동진의 대칭개념으로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서쪽에 있는 포구라는 의미이다. 정서진에는 정서진 광장, 경인 아라뱃길 아라빛섬, 아라 인천여객터미널, 아라타워 전망대가 있다.
정서진 광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깨진 알 모양의 조형물인 '노을종'은 정서진을 상징하는 것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서진 광장은 아름다운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일몰시간에 각도를 잘 맞춰보면 노을종 사이에 석양이 들어오면 아름답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노을 장면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아라빛 섬은 호수에 떠있는 섬으로 해넘이 전망대, 숲속의 쉼터, 해송숲과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인천여객터미널은 독특한 건축물로 공중에서 보면 마치 달팽이 모습과 같고, 옆에서 보면 배를 떠받치는 모습과 같다. 아라타워 전망대는 인천 서해 바다와 낙조를 감상하면서 커피 한 잔 즐기며 낭만적인 멋을 풍길 수 있는 곳이다. 정서진은 서해의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관광지로, 수도권 시민들이 자주 즐겨 찾고 있다. 매년 정서진 해넘이 축제 뿐만아니라 볼거리 제공과 최고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간 있을 때 다시 와보고 싶은 낭만적인 풍경이 깃든 곳이다. 복귀도중에 아라뱃길 모듬회 식당에서 출출한 배를 채웠다. 미식가들이 바닷가에 여행 왔으니 당연히 찾는 음식은 '회' 뿐이다. 회와 매운탕에 소주와 막걸리를 반주로 삼아 맛있게 식사하였다. 바이크 손대장은 음식 맛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오찬을 마치고 자전거 셀프 세척장에서 목욕을 깨끗히 하였다. 세척 비용은 500원 동전 두개를 넣고 3분간 실시하였으나 시간은 충분하였다. 바이크 손대장이 세척비용 3,000원을 지불하였다.
오늘 라이딩의 종착역은 계양역이다. 뒷 바람이 불어와 시속 20km 이상 신나게 달렸다. 오후 4시 넘어서 라이딩을 종료하고 아이스크림으로 석별의 정을 달래며 스머프 차와 계양역에서 헤어졌다.
오늘 날씨는 비가 내릴 것처럼 흐릿하고 미세먼지가 보통이어서 라이딩하기에는 대체로 좋았다. 라이딩의 백미는 정서진(正西津)으로, 3명이 오붓하게 즐긴 낭만적인 여행이었다. 성동고 16 바이콜릭스(Bikeholics) 브라보!














첫댓글 소악루에대한 역사적 지식을 알려주어 고맙네 깔금한후기 잘 앍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