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 상식
<유아 스트레스>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유아가 받는 스트레스는 ‘부모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고 말한다.
유아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알아내 대처하는 능력이 없어 더욱 문제다. 스트레스가 심한 유아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로 자라는 것은 물론, 신체적인 발달 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
유아 스트레스는 쉽게 말해 아이가 욕구 불만 상태에 이른 것을 뜻한다. 즉, 부모와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본능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아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부모의 역할이다.
1. 아이들은 이럴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유아들은 어떤 상황에 익숙하지 않거나 두렵고 고통스러울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는 자신이 없거나 하기 싫은 걸 해야 할 때도 어른들이 짐작하는 것보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홍 교수는 “어른들이 생각하기엔 아무 것도 아닌 일도 유아들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부모들에게 충고한다.
<급격한 환경의 변화>
부모 생각에 별 것 아닌 환경의 변화도 아이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아빠가 장기 출장을 떠났을 때나 엄마가 아플 때, 잠깐 동안 할머니 집에 맡겨졌을 때처럼 일상 생활에서 흔히 벌어지는 소소한 환경 변화에도 유아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부의 잦은 불화>
유아는 부모에게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부모의 불화를 지켜보면서 자신이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이른바 ‘분리 불안증’에 시달리기 쉽다. 또는 폭력을 휘두르고 목소리를 높이는 아버지를 두려워해 남자 어른들을 기피하는 ‘대인공포증’에 사로잡히는 유아도 있다.
<잘못된 양육 태도>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뜻대로 아이를 다루려는 부모의 양육 태도는 유아들에게 크나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칭찬에 인색하고 권위적이며 조기 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아이가 소화하기 힘든 공부를 억지로 시키는 것 역시 아이에게는 스트레스다.
2. 유아 스트레스는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까?
유아가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갑작스런 복통이나 두통, 식욕 부진, 두드러기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곤 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성장 장애를 보이거나 심지어 뇌 발육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심인성 복통>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자유롭지 못한 유아들은 밖으로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나 의사를 무의식적으로 신체 증상으로 바꿔 내보인다. 그 중 가장 흔한 게 심인성(心因性) 복통으로, 어린이 1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 어린이 복통 환자 100명 중 정말 위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4∼5명뿐이고 나머지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수면 장애>
스트레스는 아이가 깊이 잠들지 못하게 한다. 때문에 밤에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저해해 키가 자라지 않게 되고 뇌 발육에도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심하면 코티솔이란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뇌 세포를 죽이기까지 한다. 때문에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뇌 용량이 다른 사람보다 작다고 한다.
<기 타>
동전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빠지는 원형 탈모증이나 손톱을 물어뜯는다든가 눈을 깜박거리는 틱 장애도 스트레스의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다. 특히 틱 장애는 부모가 아이를 강박할 경우 나타나기 쉽다. 이 밖에도 무서운 꿈을 꾸거나 밤에 오줌을 싸는 유아도 스트레스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3. 내 아이 스트레스, 이렇게 줄이자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공감 능력’이다. 홍 교수는 “유아는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서투르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가 하는 말 뒤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유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는 부모의 관심이 절대적이라고 조언한다.
<급격한 변화는 피하라>
유아 주변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할 경우 부모나 교사가 변화의 정도를 조절해 환경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홍 교수의 말이다. 또 환경의 변화 원인에 대해 아이가 알아듣든 그렇지 못하든 간에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의 개성과 능력을 인정하라>
부모는 아이 나름의 개성과 능력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한글이나 영어 같은 조기 교육을 할 때도 할 수 있는 만큼의 과제를 주고, 성공했을 때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 교육으로 인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는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일으키기 쉽다는 점을 명심하자.
<긍정적인 생활 태도로 모범을 보여라>
똑같은 상황이라도 아이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다르다. 여기엔 유아의 타고난 기질 차이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얼마나 긍정적인 사고를 하느냐가 스트레스의 정도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의 생활 태도는 부모에게서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부모 먼저 긍정적이고 느긋한 삶의 태도를 갖도록 노력하자.
4. 아이들 스트레스, 놀이로 풀게 하자
평소 주변 어른들로부터 “안 돼”란 말을 자주 듣게 되는 유아들에겐 ‘뭔가를 흐트러뜨리고 파괴하는 놀이’가 마음속에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아이가 미운 짓을 시작했다’의 저자 김숙경 씨는 아이들에게 간섭하지 않고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목욕탕에서 하는 물감 놀이>
목욕탕에서 물감으로 아이의 몸이나 타일에 그림을 그리고 손도장, 발도장을 찍게 한다. 쏟아지는 샤워기 물 아래서 우산을 쓰고 노는 것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한다.
<요리하기>
달걀을 거품기로 젓게 하거나, 두부를 칼로 썰어보거나 손으로 주물럭거리기, 과자 반죽으로 아이가 원하는 모양의 과자 만들기 등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창의력 증가와 작은 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신문지 놀이>
신문지로 옷을 만들어 입는 것도 재미있고, 둘둘 뭉쳐서 테이프로 감싸 방망이를 만들어 야구를 해도 즐겁다. 신문지를 그냥 쭉쭉 찢기만 해도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불 놀이>
몸을 이불로 둘둘 마는 김밥 놀이, 이불 썰매타기, 이불의 모서리를 잡고 삼각형·직사각형 만들기 등도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 하는 놀이다.
<커다란 상자 꾸미기 >
가전제품 등이 담겨 있던 커다란 종이 상자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게 한다. 아이 스스로 재활용하는 방법도 배우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