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꾼들과의 교분으로 자투리 나무를 접할 기회가 많다보니 햇볕에 노출되거나
난로에 들어가기 전에 얼릉 차곡 차곡 모아서 한번씩 일을 저지르곤 한답니다.
그러나 진짜로 만들고 싶고 갖고 싶은 테이블이나 의자 등은 여전히 기대난이고
곤지럽게도 소품이나... 그나마 세월아~ 내월아~ 엄청 시간이 걸리는군요.
자투리에 맞춰 만드니 선 도면 후 치목은 일테면 정규학교 커리큘럼이어서
아득하고 저의 방식은 대안학교의 그것처럼 머리 대신 손으로 먼저 시작하게 됩니다.
졸작 공개 전에 사설이 긴 이유는 고수 회원님들의 예리한 시각을 무디게 하고 나아가
동정 내지 격려를 유발할려는 저의 얄량한 `잔머리 계산법'임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 상자? 함?
- 서랍의 일부 느티나무 외 모두 먹감나무(접합도 있음)
- 손잡이는 흑단 목선반(남 들 하니까 따라 해봤는데 전체 분위기엔 별로입니다)
- 먹감이 워낙 야물고 무겁고 차갑게 느껴져서 족통(다리)도 먹감으로 만들려다 포기하고
받침대로 대체했읍니다만 임시용입니다. 앞으로 적당한 나무를 구하면 이사 옮기고
도마로 쓸 예정입니다.
-유명 작가 분 들의 작품을 베끼기로 작정하여 나무도 한그루 심었읍니다.
그래서 제목도 그럴듯하게 `내 마음의 보석상자'로... 헐~
* 받침대- 고재 마루판
* 오브제?- 다릅나무 찻잔받침, 회양목 줄기를 소금물에 삶아서 잘라내고 휘이고 붙힘.
둥지형은 느티 고목에서 덜렁거리는 넘 툭 쳐서 떼어낸 것.
돌 들..(한 개 마다 줏어 온 강과 바닷가를 추억하며..)
빨리 할려고 마무리가 션 찮음.
이십여년을 함께 살아 온 반려자에게 작은 서랍 한 개를 반이라도 채울 귀금속은 커녕
나뭇가지에 걸면 그럴듯 한 악세사리 목걸이 하나 조차 선물하지 못한 이 사람이
보석상자를 만들었으니 모순이고 위선입니다. 이거 보여 주면 좋아라 할 그사람
어느새 영수증과 단추와 잡동사니로 가득 채우겠지요. 삼고초려 끝에 친정 부모님
모시고 여행 떠났는데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력 대선 후보의 재산 형성이 어쩌고 하는 티비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장마가 이래~ 소낙비 확 쏟지 않고서~" 한 많은 오늘도 영 영 가고 있읍니다.
*주먹장,연귀짜임,장부맞춤
*주로 수공구 사용
*갈라짐 방지로 나중에 벗겨낼 요량으로 투명래커 뿜칠 살짝
*상자-가로 세로 높이 258 230 200 mm 6kg 먹감,느티 고사목을 건조에서 완성까지 5개월
서랍 빼고 위에서
서랍
특히 어려웠던.. 아무 개념없이 넣어도 꼭 맞게 되는 거..
윗면
아랫면
받침대(도마 !)
나무 심고
둥지 돌새 새알 가변형 가지도
자투리 제공해 준 대구 상동의 청마루공방 조해열님께 감사드리며 다음엔 킁 거 기대도
해봅니다. 회원님들 늘 좋은날 되소서. 인생사, 아래의 참죽나무 木理처럼 아롱거리지만
뚜껑 열릴 때 까지 열심히 삽시다.
첫댓글 그 서럽속에 사랑만 가득 보석보다 더 행복 할껄요... 아름답읍니다...
내는 머하구 살었는지....어휴~따깡 열려
멋진작품 잘 감상합니다. 작품옆 산세베리아도 사랑해 주세요^^
보석상자에 그만큼 긴 시간과 심혈을 쏟았으면 가격측정이 어려운 마음의 보석을 선물 하셨네요.
재료 기법 연출 삼박자가 착착 맞아 떨어집니다, 좋은 작품이네요
아무 개념없이 넣어도 꼭 맞게 되는 거...이거이 신경 많이 썼군요. 언젠가는 내도 한번 도전해보고픈 작업입니다. 정말 이쁩니다. 보석함 넣어 둘 보석상자를 또 하나 만드셔야 할듯합니다...^_^
반가운 님들의 격려에 몸 둘 바 모르겠으면서도 산수 시험에 0점 면한 10점 받아 웬지 으쓱 하곺던 초딩 시절의 그 기분을 느낍니다. 사실 충분한 시간과 잘 건조된 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그깁니더.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장마에 건강 잃지 마세요. ^ㅇ^
절대루 아무나 할수 없능건줄 압니다.먹감나무 뽀개서 대칭으로..쥑이네요
작품 하나하나가 다 멋지고 쓰임새가 분명하니 님은 고수이십니다~
뭔가 꼭 담고싶은 느낌! 뭔가 꼭 채우고 싶은 느낌!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의미있는 무었인가를 꼭 채우세요.....^^*
정말 귀한 소재들만 엄선해서 사용하셨네요. 다부진 짜맞춤과..소재들의 앙상블이 멋집니다 .수고의 댓가는 ? 주시던가요? (궁금궁금)
진짜 엎어오고 싶을만큼,,,,,
우와~~~~~얼마나 배우고 또 배워야 만들수 있는지요?.......살수없는 보물같은 느낌이 듭니다...알수없는 감동이 왔습니다....
사랑가득~ 정 가득~ 보석 조금^^
참말로 예술작품 입니다....^^,
먹감 서랍장만 있었어면 백점인디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