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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레고 경비원
[자료(영상) 출처 : 유튜브]
[작성자 및 자료(글)출처 : 엽혹진 '레고 경비원']
- 사람의 마음을 읽는 라디오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54502
- 시간을 멈추는 목걸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0803
- 시간 여행을 해주는 피아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9251
- 1탄 : "최후의 인간" (어느 날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다면? + 세계가 멸망해서 나 혼자만 남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1845
- 2탄 : "거래" (당신이 오늘 죽는다면? + 영생을 누린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8949
- 3탄 : "운명" (저희 술집을 사실래요? + 적힌대로 그대로 이루어지는 포춘 쿠키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154
- 4탄 : "능력" (악몽이 현실이 된다면? + 초능력자가 지체 장애를 가졌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200
- 5탄 : "외계인" (어느 날 외계인을 목격했다면? + 외계 대사가 지구에게 마지막 하루를 준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70
- 6탄 : "선택" (내가 원하는 부모를 고를 수 있다면? + 돈을 선택하면 사람이 죽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77
- 7탄 : "이상세계" (내가 재능인 취급받는 세계로 간다면? + 내 꿈이 이뤄진 세계로 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99
- 8탄 : "중독" (내가 슬롯머신에서 돈을 딴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389
- 9탄 : "외모" (성형수술이 계속 실패만 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391
- 10탄 : "꿈" (꿈 속 마을로 갈 수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87779
- 11탄 : "외계인" (우리 집에 외계인들이 쳐들어온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89004
- 12탄 : "소원" (어느 날 지니가 나타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90600
- 13탄 : "의문" (영문도 모른 채 내가 바다 한 가운데 여객선에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4274
- 14탄 : "사랑" (생각하는 기계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4781
- 15탄 : "인간" (우주 개척지를 찾아낸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5444
- 16탄 : "TV" (흑마술을 가르쳐주는 어린이 프로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270
- 17탄 : "시간" (시공간을 만드는 인부들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9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31
- 19탄 : "행복" (가족들의 말과 행동이 자꾸만 반복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47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54
- 21탄 : "자동차" (옛날 차를 타고 과거로 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566
- 22탄 : "가족" (인형이 살아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568
- 23탄 : "미래" (국가에서 지능 시험을 치른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086
- 24탄 : "공포" (사람이 없는 마을에 단 둘만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236
- 25탄 : "비일상" (갑자기 단어들의 뜻이 뒤죽박죽으로 바뀐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283
- 26탄 : "발전" (사람이 모두 굳어버린 행성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65
- 27탄 : "꿈" (내가 사는 세상이 그저 꿈이라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8862
- 28탄 : "욕망" (100년후의 세계에서 눈을 뜬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31
- 29탄 : "사랑" (구두에 영혼이 들어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53
- 30탄 : "공포" (집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는 할머니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1057
- 31탄 : "도서관" (사람의 삶이 적힌 책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33
- 32탄 : "행복" (내가 천국에 가게 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83
- 33탄 : "생명" (미친듯이 글만 쓰는 아이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086
- 34탄 : "태양" (지구가 태양과 점점 가까워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250
- 35탄 : "진실" (폐점된 상가에서 누군가 계속 날 쫓아온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650
- 36탄 : "시간" (시간을 멈추는 초시계가 생긴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782
- 37탄 : "시간" (내 물건들이 사라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866
- 38탄 : "시작" (환상특급 극장판 : 프롤로그)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893
- 39탄 : "인간" (환상특급 극장판 : 내가 과거로 날아가게 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970
......
아 알았어요 네 뭔 말 할지 다 알아요
저번 주 일요일 끝나기 전까지 에피소드를 하나 더 올려야 했는데
왜 안 올렸냐고 말씀하시겠죠...
어... 음...
솔직히 변명의 여지가 없군요.
사진을 찍고 합치고, 솎아내고 부록도 준비하고
이것 저것 하다가 자정이 지나고...
어... 매번 변명으로 시작하니깐 너무 억지부리는 기분도 드니
우리 그냥, 저번 주 약속은 잊고 그냥 가요 ㅋㅋㅋㅋ
아 그래도 이번 주엔 정말! 정말로! 이번 주 끝나기 전에!
한 에피 더 보여드릴 겁니다! (내가 한 약속이지만 정말 못 지킬 것 같다)
이번 에피소드는 그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이 감독하신 에피소드!
(지난 에피소드 부록에 첨부된 참혹한 사고가 스필버그 씨와 연관된 탓인지
이젠 이 이름을 들어도 마냥 기쁘진 않군... 물론 본인도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고 계시지만...)
환상특급 극장판은 스필버그 감독님의 총괄로 시작되었으며
당연히 그도 한 에피소드를 통째로 감독했죠!
이것이 바로 그 에피소드!
다른 에피소드들은 음침한 구석이 좀 있는 것에 반해서
이 에피소드는 딱 80년대 미국 가족 영화 같은 느낌이 드는 밝은 분위기가 특징이죠.
'E.T'나 '7번 가의 기적' 같은 작품을 만드신 걸 생각하면
혼자만 분위기가 다른 와중에도 '역시 스필버그'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에피소드죠 ㅋ
(물론 'A.I'처럼 암울하거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잔혹하거나,
'폴터가이스트'처럼 음침한 작품도 만드시긴 하지만 ㅎㅎ)
참고로 이번 에피는 분위기가 밝고 결말 또한 분위기가 밝다보니
현 게시글의 BGM이 어색하게 들리실 수 있겠군요 ㅋ
(예전에 7탄 : "이상세계" (내가 재능인 취급받는 세계로 간다면?
+ 내 꿈이 이뤄진 세계로 간다면?) 때도 같은 문제가 있었죠 ㅋ)
그러니 원하신다면 그냥 맨 위의 bgm을 끄시고 원하는 밝고 경쾌한 노래나
음악을 틀면서 보셔도 괜찮으실 겁니다 ㅎㅎ
47. 깡통차기
이야기의 배경은 '서니 베일'이라는 이름의 한 양료원.
따스한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새들은 열심히 지저귀는
그야말로 평화롭고 한가로운 낮!
"... 비타민 A는 두피, 모발, 시력, 치아에 좋습니다.
비타민 B는 모발, 장의 점막에 좋습니다.
비타민 C는 순환 계통에 좋습니다. ..."
그 한가로운 양로원에서, 한 의사가 어르신들을 모아놓고
건강 식품, 영양소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그 이야기를 그냥 지루하게 듣고 넘길 뿐이었죠.
마치 수업을 듣기 싫을 때의 작은 일탈처럼,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창밖을 바라보는 두 노인.
창밖에선 외출을 위해 말끔하게 차려입은 한 노인의 앞으로
그의 가족으로 보이는 두 성인이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레오 콘로이'와 그 녀석 아들이로군.
저 아들내미가 부동산 업계에서 일한다고 했던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외출을 하기 위해 가방에 짐도 싸놓고 준비를 마친 '레오 콘로이'.
하지만 그는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같이 나갈 수 있다고 했잖니?"
"아버지, 저희도 그러고 싶지만... 오늘 우리 아들 제프가
학교에 시합이 있어서 꼭 가봐야 되거든요."
"맞아요, 죄송하지만 곧 시합이 시작돼서 저흰 지금 출발해야 돼요."
"죄송해요, 아버지. 다음 주엔 꼭 같이 여행할 수 있을 거예요."
"잘 가거라..."
아들과 함께 여행을 계획했지만 일정이 여의치 않아 무산된 상황...
아들과 며느리는 다음 주에는 꼭 오겠다고 약속하며, 손자의 시합을 응원하기 위해 떠나버립니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마치 이번 주엔 꼭 글을 올리겠다는 날 보는 듯하다...)
홀로 남은 레오는 멀어져가는 아들을 향해 쓸쓸히 이별 인사를 하고
다시 조용히 양로원 안으로 돌아갑니다...
"참 딱한 친구지...
2주에 한 번 토요일이 찾아오면
아들 차에 실을 짐을 싸지만
정작 2주에 한 번 토요일이 찾아오면
다시 방으로 돌아가서 그 짐을 정리할 뿐이야..."
"망할 꼬맹이들! 시끄러우니까 여기선 놀지 말라고 그렇게 으름장을 놓았거늘!"
시간이 흘러, 의사도 떠나가고 또 다시 한가로운 오후가 찾아온 양로원.
티비 앞에 둘러앉아 차를 홀짝이거나, TV 퀴즈쇼의 정답을 맞춰보는 노인들이 있는 가운데,
오직 한 사람, 레오 콘로이는 양로원 앞 정원에서 시끄럽게 뛰어 노는 아이들을 향해
짜증을 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노파 '뎀시'가 그의 말에 반박했죠.
"그냥 노는 것 뿐이잖아요, 콘로이 씨.
아, 나도 저 아이들과 같이 뛰어놀아 봤으면..."
그러자, 사진상 우측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 '블룸' 씨가 물었죠.
"뎀시 부인, 왜 아이들과 같이 놀지 않으시죠?"
그러자 콘로이가 그의 앞으로 다가와 대신 답합니다.
"그 이유는 말이네, 블룸.
늙었기 때문이지."
"그렇지 않아요, 콘로이 씨.
놀기에 너무 늙은 나이 같은 건 없습니다.
오히려 편히 쉴수록 몸은 점점 삭을 뿐이죠."
"그런 잘도 태평한 소리를 하는 걸 보니
요양원은 처음인가 보지?"
"아니요, 지금까지 6, 7곳은 다녔답니다."
콘로이는 자신과 마음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블룸 씨를 놔두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습니다.
다시 혼자 남은 블룸은 다시 뎀시 부인에게 물었습니다.
"뎀시 부인, 만일 오늘 밤 저 아이들과 뛰어놀 수 있다면,
뭘 하면서 놀고 싶나요?"
"글쎄요, 난 놀이라면 다 좋아했었죠.
공기놀이도 좋아했고,
춤추는 것도 좋아했죠."
그러자 TV를 보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노인이자
이 양로원에서 최고 연장자인 '에이지' 씨가 뎀시 부인에게 다가가 대화에 끼었습니다.
"그렇다면 저와 함께 춤춰주시겠습니까? 뎀시 부인?"
"저도 그러고 싶지만, 지금은 허리가 말을 안 들어서 아무래도 힘들 것 같네요."
"아, 우리가 피끓던 청춘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다리, 허리가 아파서 에이지 씨는 다시 소파에 앉는데,
갑자기 뎀시 부인 옆에 앉아 있던 '글래디스' 씨가 옛 추억에 잠겼는지
어린 시절 친구들과 불렀던 동요를 떠올려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에이지 옆자리에 앉아 있던 '웨인스타인'이 소리쳤습니다.
그는 바로 글래디스의 남편이었죠.
"그만! 만수 누렸잖아, 여보. 지금 나 자극하지 마.
그리고 신발 좀 신어."
그렇게 말하며 아내 옆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웨인스타인,
블룸은 자연스럽게 의자를 끌고 와서 그들 옆에 앉았고
에이지 씨도 의자를 돌려서 그들을 마주봤습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모두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죠.
"웨인스타인 씨, 당신은 어렸을 때 뭘 좋아하셨죠?"
"난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좋아했지.
고양이마냥 나무 위를 쉴대없이 올라다녔어."
"난 옷장이며 침대 위를 뛰어서 날아다니느라
침대 스프링을 다 망가트리곤 했지."
그런데 잠깐 멀리서 이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콘로이가 슬그머니 끼어들었습니다.
"난 늙어도 상관 없어.
아들 녀석이 날 냉동인간으로 만들어주기로 했거든."
그러자 뎀시 부인이 답했죠.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차가워요, 아이스캔디 머리 씨."
'아이스캔디 머리'라는 한 마디에 모든 노인이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최소한 콘로이를 제외한 모든 노인들은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한 상황.
그러자 뎀시 부인은 블룸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졌습니다.
"블룸 씨, 당신은 어릴 때 뭘 하고 노셨죠?"
"전, 깡통차기를 했답니다."
"아, 남자들이 많이 하던 놀이군요.
비록 지금은 죽었지만, 저희 남편 잭 뎀시가..."
"잭 뎀시요? 혹시 복싱선수였나요?"
"아, 아니요. 확실히 이름이 같아서 다들 그 말을 꼭 하곤 했는데
그 이는 아주 신사적인 남자였어요.
어쨌든, 그 이는 정말 깡통차기를 좋아했었죠..."
참고로 '잭 뎀시'는 20세기 초 활동하던 복싱 선수였죠.
어... 이 환상특급 극장판이 개봉되기 한 달 전에 돌아가셨지만...;;
(지난 에피소드 부록도 그렇고 왜 에피소드마다 뒷배경이 이상하지...)
"내가 어렸을 땐 삶이 지금보다 더 즐겁고 쉬웠는데...
여러 사람들 속에서 보살핌 받았고..."
"지금도 봉사자들이 우릴 보살펴주잖아요, 뎀시 부인?"
"하지만 난 친구들과 장난감이 많았는 걸요."
"여기에도 장난감은 있어요. 그리고 지금 블룸이
새 친구가 되려고 해주고 있죠.
모두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안 그런가, 블룸?"
그러자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블룸.
"우리가 놀이를 그만두는 순간,
우리는 늙어가기 시작하죠.
온종일 시곗바늘만 바라보게 되고,
빨리 일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하루 하루가 지나가는 숫자만 세죠."
그 말에 감회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짓는 뎀시 부인.
"우린 앞만 바라보며 살아왔죠.
하지만 이런 삶은 뭔가 잘못됐어요!"
"우린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하며 살 자격이 있어요!"
"새로운 아침!
새로운 날!
새로운 여름!
그리고...
새로운 깡통차기 놀이!"
한껏 모두의 마음 속에 즐거운 기대감을 불어넣은 블룸은
슬그머니 위층 방으로 통하는 계단에 오르더니,
방으로 들어가기 전 모두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누가 같이 할래요?"
"뭘?"
"깜통차기 놀이요!
저랑 같이 하실 분?"
"블룸, 자네 가장 최근에 넘어졌을 때
혼자 힘으로 일어나본 적이나 있나?
지금 목숨이 간당간당한 노인들더러
같이 뛰면서 놀자고? 그런 위험한 일을 진짜 할 셈인가?"
"인생은 언제나 위험하답니다, 콘로이 씨.
전 제가 할 수 없는 것을 누구에게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절 믿으세요. 만일 우리가 깡통차기를 하며 논다면,
다시 어린 시절 기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자리에 있던 노인들이 모두 블룸의 말에 점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단 한 사람, 콘로이는 여전히 인상을 쓰며 부정하고 있었습니다.
"논다고? 우리 뼈는 삭아서 뛰려고 하면 부러질 거라고!
심장도 폐도 낡을 대로 낡았는데 어떻게 뛰어 논단 말인가!"
"그리고... 관리자 콕스 양이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멋대로 밖에 나가는 건 규칙 위반인 걸요."
"규칙이요? 어릴 때 하지 말란 걸 정말 안 하고만 지냈던가요?
혼날 걸 알면서도 놀거나 장난친 적이 없었나요?"
"아니요, 있죠."
그러자 슬그머니 외투 안에 숨겨뒀던 깡통을 꺼내는 블룸.
"모두 절 믿으세요. 아주 즐거울 겁니다.
아주 신날 겁니다. 아주 재밌을 겁니다.
저와 함께 깡통차기를 하며 논다면
모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언제 시작하죠?"
"오늘 밤! 기억하세요, 오늘 밤!"
그렇게 블룸은 껄껄 웃으며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여전히 블룸이 못미더운 콘로이는 밤에 나가 놀더라도
자신을 깨우지 말라고 호통치며 사라졌고,
대신 그 자리에 남아있던 노인들은 블룸의 뒷모습을 올려다보며
곧 오래도록 잊고 있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미소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이런 밤공기 냄새를 얼마만에 맡아보는지!"
"옛날 생각 나네!"
약속된 밤이 찾아오자, 블룸은 슬그머니 주인공 노인들이 자는 방으로 찾아가
자신은 깨우지 말라고 호통쳤던 콘로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깨운 후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들은 규칙을 어기고 있음에도 전혀 불안한 기색 없이
오히려 새로움, 즐거움을 충만하게 느끼며 너도 나도 기뻐하고 있었죠 ㅎㅎ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양로원 앞 정원에 도착한 블룸은
깡통차기 놀이를 위해 준비된 깡통을 손수건으로 정성스레 닦았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모두가 손을 잡고 모이자, 먼저 술래를 자청한 블룸은 깡통을 위로 힘차게 던졌고
깡통은 근처 어딘가에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잠깐!
깡통차기 규칙 소개 코너!
1. 깡통을 세운다.
2. 깡통을 찬다
3. 술래는 숫자를 10까지 센다
4. 그 사이 다른 아이들이 숨는다
5. 숫자를 다 센 술래는 2번 때 발로 찬 깡통을 찾아내서
1번 때 세운 위치에 갖다 놓는다
6. 그 후 아이들을 찾으러 돌아다니며, 자신이 찾은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깡통을 발로 밟는다. 이 때 깡통을 발로 밟는 데 성공하면
자신이 찾은 아이를 잡은 것이 된다
7. 잡힌 아이들은 깡통 옆에 모여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8. 술래가 이렇게 모든 아이를 잡으면 술래의 승리
9. 다만 아직 잡히지 않은 아이가 깡통을 차버리면
잡혀있던 아이들이 모두 풀려난다
10. 술래가 아이를 한 명도 잡지 못한 상태에서
숨은 아이들이 몰래 달려와 깡통을 차버리면 술래의 패배로 나머지 아이들의 승리
다만 나라별로 규칙이 다른 건지, 동네별로 규칙이 다른 건지,
환상특급 본편에 나온 규칙은 미묘하게 다르답니다.
그래서, 원래는 깡통을 차서 시작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보시는 것과 같이, 블룸이 깡통을 위로 던져서 시작하죠.
보다보면 나중에도 알게 되시겠지만,
'깡통을 다시 원래 자리에 세워놓고 아이들을 찾으러 돌아다닌다'라는 단계도 생략된 채 진행된답니다.
(정말 나라 혹은 동네별로 규칙이 다른 건가...)
어쨌든 깡통은 던져졌으니,
이제 놀이 시작!!!
"하나! 둘! 셋! 넷! 다섯! ... "
뒤로 돌아 눈을 감고 숫자를 세기 시작하는 블룸!
그러자 노인들은 모두 삼삼오오 흩어져 각자 숨기 좋은 곳에 몸을 웅크려 숨었습니다!
" ...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숫자를 10까지 다 세고, 우선 가장 가까운 나무 뒤편부터 살펴보는 블룸!
물론 거기에는 에이지가 숨어 있었죠!
"에이지 찾았다!"
"아싸! 아싸!"
그러자 지팡이를 검처럼 추켜세우며 요란하게 환호함과 동시에
술래인 블룸을 위협하는 에이지 ㅎㅎ
하지만...!
지금은 술래인 블룸이 에이지를 앞에 두고 깡통을 등진 상태!
지금 깡통을 차면 블룸의 패배!
마침 깡통이 바로 보이는 위치에 숨어 있던 '폴'은 기회를 엿봅니다!
('폴'은 모자를 쓴 노인인데, 말수가 적다보니 대사가 굉장히 적어요 ㅋㅋ
그래서 초반에 주인공들이 어린 시절 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폴은 뒷 배경 소파에 홀로 앉아 있었죠, 하하...
그래서 이야기를 그냥 보시다보면 '저 사람은 누구야?' 싶으실 거예요 ㅎㅎ)
하지만 깡통을 차는 것은 곧 술래에게 위치를 노출시키는 위험한 도전!
폴은 은밀하면서도 날렵하게 쑤신 관절을 움직이며 깡통을 향해 힘차게 달렸습니다!
그리고!
깡통을 차는 데 성공한 폴!
"블룸 씨! 보셨어요?"
"폴이 깡통을 찼어요!"
"이제 블룸 씨가 다시 술래예요!"
"블룸 씨가 술래예요!"
"좋아요, 좋아요, 제가 다시 던지도록 하죠!"
노인들은 승리한 것에 환호하고
술래가 진 것을 비아냥거리며
마치 어린 아이들이 노는 것처럼,
정말 어린 시절에 놀던 것처럼 신이 나서 웃었습니다. ㅎㅎ
"... 망할... 꼬맹이들..."
그렇게 즐겁게 뛰놀며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갑자기 어느 순간 밖에서 들려오던 노인들의 웃음소리는 사라지고
어느 새 아이들이 신나게 웃으며 뛰어다니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잠을 자면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욕을 내뱉는 콘로이 ㅋ
"... 맙소사...!"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바깥에서 뛰어 놀던 노인들이 정말 어린 아이로 변해 있었던 것입니다!
모든 걸 잊고 신나게 뛰어놀다, 비로소 자신이 어려졌음을 깨닫고 경악하는 글래디스!
그리고 곧이어 옆에서 뒤뚱뒤뚱 걸어나오는 자신의 남편 웨인스타인!
물론 그도 어려져 있었습니다 ㅎㅎ
"여보? 당신이야?"
"그러는 당신은 해리?
정말이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네?"
그리고 마찬가지로 어려져 있는 뎀시 부인!
줄어든 몸 탓에 헐렁거리는 옷을 걸친 채
품에는 양로원에서 기르는 고양이를 으며 싱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최고 연장자답게 홀로 어린아이가 아닌 청소년으로 회춘한 에이지!
여전히 지팡이를 검처럼 쥐면서 여기저기 뛰며 해적 놀이를 하고 있었죠 ㅋ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 아이 모습으로 변한 폴!
여린 몸을 보호하기 위해 걸치고 있던 두꺼운 코트를 가볍게 벗어 던집니다!
다시 젊어진 그들!
웨인스타인은 어린 시절 그랬던 것처럼
나무를 거침없이 기어 오르며 높은 곳을 정복했습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 부르던 노래들을 다시 불렀고
그리고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타며 놀았습니다!
그저 신이 나서,
두서 없이 달리며 즐겁게 웃으며 즐겼습니다!
비록 키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에피소드 초반에 뎀시 부인에게 춤을 권했던 에이지는
어린 몸으로 함께 춤을 추었죠!
그리고 모두가 이런 와중에, 혼자 노인 모습 그대로인 블룸은
의자를 하나 준비해와서 모두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그리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하며 바라던 모든 것들을 이루는 광경을 보며
덩달아 행복함과 흐뭇함에 빠져들며 즐거워했죠 ㅎㅎ
그러자 정신없이 놀던 와중에 블룸을 발견한 에이지는
블룸에게 달려가 물었습니다.
"블룸! 자네는 왜 안 변하고 그대로 있나?"
"전 아주 오래 전에 이 마법을 알아냈죠...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몸과 나이는 지금 그대로일지라도,
마음만은 어린 마음을 간직하는 것도
'젊음'이라는 것을..."
"이 마법은 젊어지고 싶은 자를 젊게 만들어주지만
현재 나이로 있고 싶은 사람은 그대로 있을 수 있게 해주죠.
그래서 전 이 모습 그대로지만
여러분들은 어려진 것이랍니다.
모두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죠.
이제 여러분들 앞에는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 겁니다."
"하지만... 내 인생은 힘들었는 걸."
(↑ '폴'이 영화에서 처음 말한 장면...!
인데 노인이 아니라 어린이 상태로 처음 말했엌ㅋㅋㅋㅋ)
이어서 뎀시 부인도 하소연했습니다.
"그리고 밤은 너무 추워요.
지금 몸으론 양로원에도 못 들어가는데
앞으론 어디서 지내야 하죠?"
"그냥 아들 집에 가서 문 두드리면 돼요.
'들어가자꾸나, 우리가 네 부모란다.'"
"뭐, 그래도 난 멋진 인생을 살았지.
내 인생에서 즐거웠던 순간만 모아놓아도 60년 어치는 될 거야.
물론 거기엔 사랑을 나눈 이야기도 많았지.
이 몸이라면 또 어떤 사람과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
모두가 어려진 몸이 장기적으로 보면 굉장히 불편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와중에 홀로 젊은 몸이 즐겁다는 에이지 ㅎㅎ
뎀시 부인은 그런 에이지의 말을 듣고는 사랑, 연인에 대해 떠올립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던 남편은 이제 이 세상에 없어요..."
곧이어 뎀시 부인은 자신의 작고 여리며
핏줄도 서지 않은 싱싱한 손을 바라보더니 경악합니다.
"내 결혼 반지! 내 반지가 사라졌어요!"
"부탁이에요, 블룸 씨. 전 몸도 불편하고 예전처럼 놀고 싶긴 했지만
그게 꼭 어려지고 싶은 건 아니었어요.
늙어도 노래할 수 있고, 공기놀이도 할 수 있고,
노력한다면 춤도 출 수 있을 거예요.
제 어린 시절은 추억으로 충분해요."
"그래! 그리고 이 모습이면 다시 학교에 가야 하잖아?
하지만 난 학교에 다시 가고 싶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날이 지금도 똑똑히 기억나요...
입관 준비가 끝나고 아이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었는데
그 때 밤하늘을 올려다보다 핼리혜성을 봤죠...
전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요...
장례식장의 기억도 남기고 싶지 않고..."
"전 어릴 때 핼리혜성이 뭔지 몰랐어요.
나중에 그게 뭔지 알았을 땐
내가 80세가 되면 보기로 마음 먹고 있었죠."
(에이지를 제외한 채) 너도 나도 어린 아이로 사는 걸 원치 않아 하며,
다시 새 삶을 시작하는 것 또한 반갑게 여기지 않는 노인들...
참고로 핼리혜성은 75, 76년 주기로 지구에 접근한답니다.
한 마디로, 핼리혜성이 지구에서 관측될 무렵 4, 5살 정도 나이였던 뎀시 부인이
나중에야 핼리혜성의 존재를 알고 80세가 되면 보기로 마음 먹으셨다, 이거죠 ㅎㅎ
"하지만 지금 뎀시 부인은 6살이십니다.
그리고 2년만 기다리면 핼리혜성이 보일 거예요.
혜성을 8살 때 보고 싶나요,
아니면 80살 때 보고 싶나요?"
'혜성'을 근거로
'어린 나이로 살고 싶은가요, 다시 노인으로 돌아가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블룸...
뎀시 부인은 아주 잠깐 고민하는 듯했으나,
역시 처음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는지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80살이요."
그러자 아주 잘 이해했다는 듯,
뎀시 부인의 선택을 존중하며 미소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는 블룸.
"고마워요."
곧이어 그는 어디선가 꺼낸 뎀시 부인의 결혼 반지를,
다시 조심스럽게 약지 손가락에 끼워주었습니다.
물론 손가락 굵기가 다르다보니 반지가 헐렁거리긴 했지만 ㅎㅎ
이 장면만 놓고 보면 '그럼 반지를 블룸이 숨기고 있던 거야?'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이 '결혼 반지'는 일종의 상징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어른이 된다' = '결혼을 한다' = '부부가 약지에 반지를 낀다'
다시 말해, '결혼 반지'가 없어졌다는 것은 뎀시 부인이 어려졌다는 또 하나의 증거였고,
그래서 그녀가 다시 노인이 되기로 결심한 그 순간 다시 반지가 나타나 그것을 끼워준 것입니다.
"자, 이젠 모두 걱정 마시고 다시 양로원 침대로 돌아가셔도 된답니다.
하지만 이 사실 하나는 꼭 기억해두세요.
다시 돌아가게 되면, 깡통차기의 마법은 사라지고 여러분의 몸은 다시 늙게 되겠지만,
여러분은 마음 속에 언제나 마법을 남겨둘 수 있답니다.
바로 '순수하고 젊은 마음'."
"그 누구도, 몸이 늙었다고 해서 마음까지 늙을 필요는 없어요.
어린 시절의, 젊은 시절의 동심과 즐거움, 사상을 잊지 말고 기억하세요.
그렇게만 한다면, 비록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항상
어린아이로, 청년으로 살아갈 수 있답니다."
"순수하고 젊은 마음..."
"순수하고 젊은 마음..."
그 자리에 있던 노인들은 모두 블룸이 알려준 진리를 깨닫고
자신들이 잊어선 안 될 마음가짐을 되뇌었습니다.
그리고 관리자나 다른 노인들이 깨나지 않도록
조용하고 은밀하게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노인들!
하지만 방에 도착한 그들은 곤히 잠든 콘로이를 잠시 놀래켜줄 생각에
요란하게 침대에 뛰어들었습니다!
"웬 애들이..."
침대에 자고 있던 노인들은 모두 사라지고,
웬 어린 아이들이 자리잡은 광경에 말을 잇지 못하는 콘로이 ㅋ
"아이스캔디 머리!"
뭘 잘못 봤나 싶어 옆을 돌아보니 거기에도 모든 노인들이
죄다 어린 아이 모습으로 변해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죠 ㅋㅋ
온통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결국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에서 기어 나오는 콘로이!
그는 유일하게 노인 모습 그대로인 블룸을 붙잡으며 여전히 충격에 잠겨 있었습니다 ㅎㅎ
"침대에... 침대에 웬 애들이...!"
"그래요! 아이들! 모두 어린 아이랍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침대에 애들이 있어요!"
결국 허둥지둥 관리실로 내려가서
양로원 관리자인 '콕스'를 데려오는 콘로이!
그녀는 밤중에 양로원 방으로 어린 아이들이 들어왔다는 것을
믿지 못하면서 잠옷을 걸친 채 서둘러 방으로 향했죠.
그러나 물론~
두 사람이 방으로 돌아왔을 땐 모두 다시 노인으로 돌아온 상태였습니다 ㅎㅎ
"분명... 분명 침대에 애들이 있었는데..."
"하지만 여기 어린 아이라곤 한 명도 안 보이는 걸요?"
그런데...?
"아싸!"
힘세고 강한 새벽! 만일 내게 묻는다면 나는 에이지!
홀로 젊어진 모습을 좋아하던 에이지는
다들 노인으로 돌아간 와중에 유일하게 소년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닼ㅋㅋㅋ
"신사 숙녀 여러분, 그럼 안녕히들 계시길!
그냥 지켜만 볼 건가? 이별 인사는?"
팔팔한 육체를 자랑하기라도 하듯,
침대를 힘차게 뛰어넘어 창가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에이지!
물론 관리자에서 그 모습은 그저 멋대로 양로원에 들이닥친 불량소년일 뿐이었죠 ㅋ
"여기서 뭐 하는 거냐, 이 부랑아 녀석!
썩 꺼지지 못해! 너 때문에 어르신들이 다들 놀라시잖아!"
결국 관리자의 호통소리에 못 이겨
허둥지둥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하는 에이지 ㅎㅎ
그런데?
콘로이는 그런 관리자를 진정시키더니
조심스럽게 창가에 매달린 에이지를 향해 다가가 말했습니다...
"제발... 나도 데려가 줘...
나도 가고 싶어..."
언젠가 냉동인간이 될 것이라 말하며 나이를 먹어도 상관 없다고 말하던 그였지만,
결국 현실은 양로원에 처박혀 가족들과도 떨어져 쓸쓸하고 외롭게 지내는 삶의 연속...
콘로이는 마치 피터팬을 만나 네버랜드로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품으며,
그리고 다시 어린 아이로 돌아가 활기찬 삶을 시작할 것을 꿈꾸며
청춘을 되찾은 에이지에게 자신도 데려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미안해, 레오. 자네는 나랑 갈 수 없어.
자네는 자기 자신과 함께 있어야 해.
물론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그게 우리 각자에게 정해진 운명인 걸."
난 부모도 아내도 자식들도 없고
꿈도 없기에 이렇게 있고자 다짐했지만,
자네에겐 아직 가족이 있잖나.
미안하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새벽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난... 준비됐는데..."
지금도 혼자, 앞으로도 혼자일 삶에서
콘로이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에이지와 마찬가지로
자신 또한 주변에 누구 하나 남지 않았으니,
이대로 그저 떠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이 양로원을 떠나 홀연히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찾아와주지 않는 장소에서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는 인생...
그런 외로운 인생에서 자신에게 남은 것은...
바로 같은 양로원의 다른 노인들이었죠.
그들은 콘로이가 외롭지 않도록 따뜻한 손길로 그를 보듬어주었고,
콘로이는 환상처럼 떠나간 소년이 있던 창문 너머를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아침부터 양로원 앞 정원에서 열심히 깡통을 발로 차며 노는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콘로이였습니다 ㅎㅎ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뛰어 노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새벽의 경험을 토대로 마을을 바꾸고 이젠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죠 ㅎㅎ
그리고 양로원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고 밖으로 나서는 블룸.
그는 정원에서 열심히 깡통을 차며 놀고 있는 콘로이를 바라보며 흐뭇함에 빠졌습니다.
"이젠 그도 알게 될 겁니다."
블룸은 슬며시 화면 너머 우리를 바라보더니,
콘로이 또한 '몸은 늙었어도, 마음만은 젊게'라는
진리를 깨달을 것을 확신하며 미소짓습니다 ㅎㅎ
그리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한가롭고 평화로운 것이 당연하지만,
'순수하고 젊은 마음'을 가지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 노인들로 양로원은
아침부터 활기로 가득했습니다!
"토마토는 담장 위에다 심어야지!"
폴은 양로원 앞 정원 어디에 어떤 꽃, 어떤 채소를 심을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었고,
"우리가 호숫가에 가게 되다니! 이런 여행은 얼마만인지!"
"폴 씨도 같이 가자고 해요."
"하는 김에 콘로이 씨랑 아들, 며느리, 손자들도
다 데려와서 같이 놀자고 하자구!"
양로원 안에만 틀어박혀 여생을 보내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여행 계획을 꾸리고 즐거운 휴양을 떠날 생각에 들떠 있었죠!
"에이지 씨? 누구 에이지 씨 못 보셨어요?"
아, 물론 딱 한 사람 ㅋㅋㅋㅋ
양로원 관리자 콕스는
소년이 되어 양로원을 떠난 에이지를 하염없이 찾았다나 뭐라나 ㅋㅋㅋㅋ
"당신은 왜 우울하게 앉아 있나요~♬ 희망차게 앉아보세요~♬
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그럼 당신도 알게 될 겁니다~♬
나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인들에게 활기와 희망을 심어준 후
노래를 부르며 양로원을 떠나는 블룸 ㅎㅎ
참고로 저 '나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이라는 구절과 더불어서
이 양로원에서 유일하게 사라진 노인 이름이 '에이지(Agee)'라는 것이
어쩌면 상징적인 의미일지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하죠 ㅎㅎ
그러니까, 이 아침은 '에이지(Agee)'가 사라진 아침!
그와 동시에 '나이(Age)'에 대한 편견, 걱정이 사라진 아침!
그래서 굳이 양로원을 떠난 노인 이름을 '에이지'라고 지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ㅋㅋㅋㅋ
거의 이 추측에 확인사살을 시켜주는 것이,
블룸이 저 노래를 부르기 직전에 관리자가
"에이지 씨? 누구 에이지 씨 못 보셨어요?"
라고 말하는 것!
관리자는 더 이상 이 양로원에서 나이에 대한 편견,
걱정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뭐 이런 해석이 가능한 것...!
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솔직히 억지 해석 같은 느낌ㅋㅋㅋㅋㅋ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양로원을 떠나 어느새 모퉁이에 들어선 블룸!
그가 향하는 다음 목적지는?
바로 또 다른 양로원!
"블룸 씨 되시나요?"
"맞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여러분! 방금 새 친구 분이 도착하셨어요!"
간호사의 인도에 따라 새로운 양로원에 자리잡기 시작하는 블룸!
그렇게 그는 이번 양로원에서도 지친 노인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런 희망찬 결말이죠 ㅎㅎ
이야기 초반에 블룸이 6, 7곳 정도의 양로원을 다니다 이곳에 왔다고 했으니,
그는 이전에도 계속 이 일을 해온 존재란 것을 알 수 있고요 ㅎㅎ
7탄으로 보여드렸던 '이상세계' 편을 제외하면,
제가 여태 보여드린 환상특급 에피소드는 대부분
결말이 우울하거나 충격적이라거나
결말은 행복한데 그 이전 과정이 심각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많았는데
이번 에피는 정말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느낌이군요 ㅎㅎ
- 부록 -
흑백 원작판은 이런 느낌
환상특급 극장판에는 오프닝에 나온, 자동차 타고 대화 나누던 장면을 제외하고
총 네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에피소드는 모두 흑백에 있는 에피소드를 리메이크한 것이랍니다.
지난 번에 보여드린, 과거로 가서 인종차별을 깨닫는 '타임 아웃'편도 원래 흑백 에피소드로 있죠.
다만 원작 에피소드는 내용이 다른 구석이 좀 많죠. 원래라면 지난 에피소드 끝에 소개해드려야 맞지만,
'환상특급 헬리콥터 사고'를 설명안 할 수가 없었는지라, 원작 에피 설명은 그냥 패스했습니다 ...
그래도 이 '깡통 차기' 에피소드는 생략할 필요가 없죠!
그래서 보여드립니다! 원작 에피소드!
물론 구성은 여러 면에서 매우 유사하지만,
그러면서 또 어느 면에선 다른 게 특징이죠!
이야기의 배경은 당연히 양로원!
심지어 이름도 '서니 베일'로 극장판과 똑같죠!
주인공은 바로 이 '찰스 휘틀리'!
극장판으로 따지면 이 분이 '블룸' 씨 정도 되시는데,
역할이나 위치가 묘하게 다르죠.
우선 극장판의 블룸 씨는 어느 날 깡통 차기를 하면 어려지는 마법을 알아냈지만
몸이 늙어도 마음이 젊은 것, 그것 또한 젊음이다, 라는 진리를 깨닫고
다시 노인으로 돌아와서 그렇게 이 진실을 다른 노인들에게 알려주며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일종의 정령, 수호천사 같은 초월적 존재 같은 느낌을 주지만
원작판 주인공인 찰스 휘틀리 씨는 우선
이야기 시작 시점에서 갓 양로원에 들어온 노인이면서
그 앞에서 깡통 차기를 하며 노는 아이들을 보고
'혹시 어린 아이 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면서
자신이 젊음의 비밀을 알아냈다고 주장하게 된 인물이죠.
양로원에 들어가서, 자신보다 먼저 와서 방을 쓰고 있던 친구 '벤 콘로이'에게
자신이 젊음의 비밀을 알아냈다, 어린 아이처럼 행동하면 어려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을 늘어놓는 찰스.
물론 친구인 콘로이는 그것이 허황된 꿈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가 바로, 이름이 같다는 점에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시피
극장판 기준으로 '레오 콘로이' 씨 위치가 되시는 분이죠.
다만 차이점은 양로원에 어린 시절부터 같이 놀던 절친이 있고,
그 절친이 깡통차기를 통해 젊어지는 주인공이라는 점!
하지만 친구야! 넌 내 마음을 이해 못 해!
자신이 깨달은 진리대로 마음껏 어린 아이처럼 생활하기 시작하는 찰스!
휠체어를 슝~ 하고 밀치면서 장난 치는 건 기본이지!
다른 노인들에게도 이 젊음의 비밀을 설파하기 시작하는 찰스!
하지만 모두 한가롭게 의자에 앉아 여생을 보낼 뿐,
누구 하나 어린 아이처럼 뛰어 놀 생각을 않습니다!
아... 어떻게 하면,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이 어린 아이마냥 뛰어놀게 할 수 있을까...
응? 잠깐, 저건...
정원용 물뿌리개...!
(음흉)
(사악)
(장난기)
어이구 시원하다!
물뿌리개 앞으로 일부러 다가가서 시원하게 물을 맞으며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찰스!
물론 그런 이상한 행동에
관리자들이 그를 붙잡아서 돌려놓지만
찰스는 자신의 행동이 분명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었죠!
그리고 그 날 밤,
양로원 방에 있는 다른 노인들을 모두 깨워서 어딘가로 데려가는 찰스!
그는 노인들을 방에 모아놓고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극장판에선 초반에 노인들이 과거 이야기를 했는데
원작에선 중후반부에서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 식으로, 구성이 미묘하게 다르죠 ㅎㅎ
곧이어, 자신이 찾은 젊음의 비밀을 설파하는 찰스!
그는 '원리는 맞지만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어린 아이처럼 유치하게 장난친다고 어린 아이가 되는 게 아니라,
아이들처럼 정말 놀이를 하면서 노는 것, 다시 말해,
아침에 양로원 입구에서 본 아이들처럼 깡통차기를 하며 논다면,
정말 어린 아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모든 노인들은 깡통차기 놀이하는 것에 동의했고,
찰스는 자신의 절친인 벤 콘로이를 찾아가 함께 깡통차기를 하자고 제안하지만
콘로이는 여전히 찰스의 주장이 헛소리라 생각하며 자신은 내버려두라 합니다...
결국 콘로이 없이 작전을 실행!
장난기 많은 어린아이 마냥 폭줄에 불을 붙여서 터트림으로써
간호사와 관리자들의 시선 분산 성공!
그 틈에 조용히 계단을 내려가서 모두 밖으로!!!
한 편, 폭죽 소리, 간호사와 관리자들이 웅성대는 소리,
게다가 뒤이어 이런 오밤중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정신없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참다 못해
결국 관리자의 방으로 찾아가는 콘로이!
참고로 극장판 관리자 이름은 '콕스'였는데
여기도 '콕스'랍니다 ㅋ 다만 이쪽은 성별이 남자!
폭죽 소동 후 간호사들은 진정됐고,
이제 남은 건 밖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 소리.
대체 이 시간에 웬 애들이 양로원에 찾아와 놀고 있나 싶어
밖으로 나가보니
그곳에 있던 건...
깡통차기를 하며 정신없이 노는 아이들...
술래인 아이는 가로등 쪽에서 10까지 숫자를 세고,
그 사이 다른 아이들이 나무 숲 사이로 몸을 숨깁니다.
관리자는 어서 아이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며,
평소에 아이들을 싫어했던 콘로이에게도 한 말씀 하라고 하지만
콘로이는 누군가를 보고는 말없이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곧이어 숫자를 10까지 다 세고 놀이를 시작하는 아이들!
그런데,
"찰스!"
콘로이가 소년을 향해, 소년이 된 '찰스'를 향해 소리칩니다...
"나야, 나! 벤 콘로이!"
그렇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 뛰어 놀았던 찰스와 콘로이,
그렇기에 콘로이는 지금 깡통차기를 하며 뛰어 노는 찰스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가 정말 자기 주장대로 어린 아이로 돌아갔음을 알아차린 것이죠.
하지만 그런 콘로이를 알아보지 못했는지
그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의아해하는 찰스...
"찰스, 나도... 나도 데려가 줘!"
하지만...
찰스는 끝내 콘로이를 알아보지 못했는지
그를 피해 달아납니다...
"찰스! 부탁이야! 나도 데려가줘! 찰스!
나야, 나! 벤 콘로이라고!"
하지만 찰스는 나무 숲 속으로 달아나 그렇게 사라져버렸고,
그렇게 모든 아이들은 숲 속으로 사라져 모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홀로 쓸쓸히 남게 된 벤 콘로이...
사실 원작과 극장판 모두 주제는 같습니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을 젊게 유지하면 젊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메시지 전달 방식이 묘하게 다르죠.
극장판은 마지막에 어린 아이가 된 노인들이
다시 노인으로 돌아오면서, 늙은 나이임에도
활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여기선 정말 어려진 모습으로 즐겁게 뛰놀다
사라지는 모습으로 끝나서
극장판 쪽이 주제에 더 맞는 결말이죠.
하지만 결말이 다른 덕분에, 주제를 말하는 느낌이 다른 것도 사실이죠.
뭐랄까, 원작판은 강하게, 부정적인 단어를 써서 전달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극장판이 우리에게 '몸은 늙었어도 마음을 젊게 유지하면 젊게 살 수 있다'라고 희망찬 말을 걸어준다면,
원작판은 우리에게 '마음을 젊게 유지하지 않는 노인은 그저 쓸쓸히 늙어갈 뿐이다'라고 말을 거는 느낌?
그래서 동심을 되찾은 노인들은 모두 어린아이가 되어 자유롭게 숲을 뛰놀게 됐지만,
마지막에, 어린 아이로 돌아간 찰스가 친구인 콘로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그냥 이야기 흐름을 놓고 보면 '나이가 어려지면서 기억, 정신까지 어려진 바람에
친구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찰스의 눈에는,
다시 말해, 동심을 가지고 젊은 마음을 품고 살아간 노인들 눈에는
동심을 완전히 잃어버린 콘로이가 해괴한 이방인처럼 여겨졌던 것이겠죠.
그래서 콘로이는 자신들과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그를 피해 모두 숲속으로 도망친 것입니다...
흠 뭐... 근데 이건 제 해석이라서 사실 어떤 해석을 하든 여러분의 자유예요 ㅎㅎ
극장판이 분위기도 밝고 희망찬데다가
원작에선 캐릭터가 주인공 찰스와 친구 콘로이 뿐이었던 것에 반해서
캐릭터들도 많고 결말도 해피엔딩이라서 좋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흑백 원작판을 더 좋아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가 된 노인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면,
찰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얼굴이 보이지 않고
뛰어가는 뒷모습만 어둠 속에 묻혀 보이기 때문에 더욱 신비로운 느낌이 나고,
찰스가 자신의 단짝 친구인 콘로이를 피해 숲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적으로 다가와서 좋더군요 ㅎㅎ
자, 그럼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
원래 저번 주 일요일에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늦어버렸으니,
이번엔 정말로!
이번 주 일요일이 끝나기 전에 극장판 다음 에피소드로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에피소드는 30, 40대 분들이 꽤 잘 기억하시는 에피소드 중 하나죠!
그럼 4일 안에 다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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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레고 경비원
첫댓글 재밌다 고마워 여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