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탈영병 출신 찰스 젠킨스씨는 미국 시각으로 오는 23일 방송되는 미국 CBS 방송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회견에서 자신이 북한으로 간 것은 최악의 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심지어 북한당국은 자신의 성관계 횟수까지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 장명화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우선 찰스 젠킨스 (Charles Jenkins)씨가 어떤 사람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젠킨스씨는 지난 1965년 1월에 주한미군 근무 도중, 자진 월북한 미군입니다. 이후 북한에서 살면서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소가 히토미씨와 1980년에 결혼해 두 딸을 두었습니다. 작년 7월에 두 딸과 함께 북한을 떠나 인도네시아를 거쳐 일본으로 송환됐습니다.
현재는 지난 2002년 먼저 일본으로 송환됐던 아내 소가의 고향인 니가타 현 사도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젠킨스씨는 올해 6월에는 40여년 만에 미국의 고향을 찾아, 91살 된 노모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의 ‘60분’은 미국에서 대단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데요, 젠킨스씨가 이 프로그램에서 뭐라고 말했는지 궁금하군요.
젠킨스씨는 오는 23일에 방송될 ‘60분’에서 스캇 펠리 (Scott Pelly)기자와 탈영후 북한에서의 혹독한 생활에 대해 미국 방송사와는 처음으로 회견을 가졌다고 CBS 방송이 웹사이트를 통해 21일 밝혔습니다.
CBS가 밝힌 주요 회견내용에 따르면, 젠킨스씨는 소가씨와 결혼할 때까지 북한 공산당 간부들이 북한 여성 1명을 배정해, 한 달에 2번씩 성관계를 하도록 날짜까지 지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한번은 ‘당신들이 참견할 일이 아니다. 그냥 자기만 하겠다“고 말대꾸하다가 몰매까지 맞았다고 합니다. 이때 하도맞아 이빨이 아랫입술 사이로 튀어나오기까지 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젠킨스씨는 또 북한의료진이 자신의 팔뚝에 새겨진 ‘미군 (US Army)´ 문신을 지울 때 “마취제는 전쟁 때 써야한다”면서, 마취도 하지 않고 수술용 칼과 가위로 문신을 도려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를 두고 젠킨스씨는 “지옥 같았다”고 묘사했습니다.
젠킨스씨는 방송에서 탈영경위에 대해 자세히 밝혔습니까?
네. 젠킨스씨는 지난 1965년 비무장 지대에서 근무할 때, 날이 갈수록 힘든 순찰을 돌아야 했으며, 이후 베트남 전에 투입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밤 영하의 날씨에 맥주 10병을 마시고 휴전선을 넘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자신이 탈영해 북한으로 넘어간 것은 최악의 실수였으며, 북한에 대한 감정과 자신이 받은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펠리기자에게 말했습니다.
북한에서의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 증언했습니까?
북한으로 넘어간 초창기 7년 동안은 다른 미국인 3명과 함께 하루에 8시간씩 김일성 저작을 공부하도록 강요받았다고 했습니다. 그 후 약 8년 동안도 이같이 외롭고 끔찍한 생활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북한간부들이 한 일본여자를 젠킨스씨의 집으로 데려오면서 그의 삶은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왜냐면, 일본에서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 부인 소가씨도 자신처럼 북한에 대한 증오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혼 후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밤 취침 전에 자신은 일본어로, 부인은 영어로 인사를 나누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젠킨스씨는 부인 소가씨는 한국인이 아니며, 북한에 대해 어떤 의무감도 가질 필요도 없는 일본인임을 자주 상기시켰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에서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요, 40여년 만에 북한에서 살다가 바깥세상으로 나오니 어땠다고 합니까?
젠킨스씨가 가장 놀라웠던 점은 미 육군에서 여성들이 근무하는 것, 금연 장소를 제한하는 것, 그리고 흑인들이 경찰로 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젠킨스씨는 또 ‘60분’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은 여태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으며,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잡지는 미국의 사진잡지인 ‘라이프’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젠킨스씨는 한 북한 장교가 지난 1969년에 달 착륙에 관해 말하는 것을 얼핏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나라가 미국인 것은 전혀 몰랐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http://www.rfa.org/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