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성 개념과 유형
인간의 공격적 특성이 생존, 혹은 자기 보호의 관점에서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공격성은 부적응적인 측면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격성’은 폭력 및 비행과 관련된 대표적인 심리적 특성으로, 청소년의 폭력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정승민,2016)
‘공격성(aggression)’은 ‘다른 사람을 해치는 행동’ 이라는 관찰 가능한 협의적인 정의에서 공격하고자 하는 의도와 관련 정서를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으로 다양하게 정의됩니다.
외현적으로 관찰 가능한 공격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공격성을 ‘언어적, 신체적, 심리적으로 타인이나 사물에 상처를 주거나 피해 입히려는 의도된 행동 성행’으로 보기도 하며(조민경, 조한익,2019) 공격성을 분노감, 적대감, 공격 행동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고, 분노감을 경험하는 일이 잦고, 적대감이 높으며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보이는 사람을 공격성이 높은 사람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Berkowitz, 1993)
또한, 공격 의도와 무관하게 다른 사람에게 직접 행사하는 관찰 가능한 폭력을 외현적 공격성으로, 집단 안에서 보이지 않는 압력을 통해 다른 사람을 배척하고 위협하는 행위를 관계적 공격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Crick& Grotpeter 1995)
공격대상을 사물로 확장하여 공격성을 정의하기도 하며, 목적에 따라 적대적 공격성과 도구적 공격성으로 구분하기 합니다(Perry & Bussey, 1984)
Williford와 DePaolis(2012)는 공격성을 세분화하여 적대적(hostile) 또는 반응적(reactive) 공격성은 보상에 대한 만족이나 쾌락을 바라고 타인을 해치는 것이며, 도발적(proactive) 혹은 도구적(instrumental) 공격성은 다른 사람의 관심이나 물질적인 이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이은아(2011)는 초등학생용 공격성 척도개발 및 타당화 연구에서 분노감, 적대감, 공격적 행동을 공격성의 하위영역으로 설정함으로써 공격성의 정의에 행동적, 인지적, 정서적 요소를 모두 포함 시켜 접근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공격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했으며, 앞선 공격성의 개념들을 종합하여 ‘개체나 사람을 해치거나 고통을 주려는 사고와 정서’를 포함하여 ‘타인이나 사물에 상해를 입히려는 물리적, 언어적 행동을 포함한 의도적인 행동, 사고, 정서’로 공격성을 정의하고자 합니다.
>> 공격성의 원인
공격성의 원인과 발달에 대한 이론으로, 정신분석이론을 기반으로 한 좌절-공격성 가설이 있습니다. 좌절-공격 가설에서 개인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실패와 좌절을 겪을 때 공격적 충동이 발생하며, 그 좌절과 실패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나 대상을 해치려 합니다.(Dollard, Doob, Miller, Mowrer & Sears, 1939; Berkowitz, 1983)
하지만 실패나 좌절을 겪는다고 해서 매번 공격성이 표출되지는 않습니다. 좌절에 공격성이 아닌, 타협이나 포기의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개인차가 발생하는 것입니다.(이윤경,2015)
공격성의 원인과 발달을 설명하는 또 다른 이론으로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이 있습니다. 사회학습이론에서 공격성은 타인의 공격적 행동과 그 결과를 관찰함으로써 발달합니다.(Bandura, 1986)
공격성은 관찰과 모방으로 학습될 수 있고, 공격적인 반응에 대한 강화가 이루어질수록 높은 수준으로 발달합니다.
사회학습 이론에서 스트레스 상황이나 좌절과 같은 부정적인 자극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 반응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도록 강화되어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이론은 전자가 공격성을 충동으로, 후자가 학습된 반응으로 본다는 관점의 차이가 있으며, 실패나 좌절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조건 공격적인 반응이 표출되는 것은 아니며, 개인차를 인정한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종합해볼 때, 공격성은 좌절이나 실패와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표출될 수 있는 본능적인 정서라 할 수 있으며, 관찰이나 모방을 통해서 학습될 수 있는 성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모두가 공격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우울’을 통한 공격성으로의 이행경로를 설정이나, ‘자기자비’와 같은 보호요인 탐색에 대한 근거로 삼고자 합니다.
>> 아동기 공격성
아동기의 공격성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논의되고 있는데, 이는 아동기의 공격적 행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정도가 감소되기 보다는 지속되기 쉽고 격렬한 공격행동일수록 더 안정적으로 지속되어 아동기의 공격성은 청소년기의 비행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한영미, 2009)
공격성은 연령에 따라서 다른 형태로 표출되며, 청년기를 거쳐서 이후에 안정적이게 지속되는 특징을 가지는데(윤상희, 2018) 일반적으로 아동들은 공격성을 보여도 정상아의 경우 성장함에 따라 공격성이 감소하지만 아동의 공격성은 초기 아동기부터는 상당히 안정적인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최창용,2019), 초반에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시키지 않을 경우 성격적으로 고착하기 때문에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동기에 공격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아동들이 적절한 치료 개입으로 공격성을 감소시키지 않을 경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가 되더라고 적절한 개입이 없이 성장한 경우에 공격성이 지속되어 안정적으로 형성이 되면 공격적 성향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격성은 발단단계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데, 크게 학령기 이전과 학령기 이후로 나누어 본다면 학령기 이전 유아동기에는 때리기, 창피주기, 험담하기, 욕하기, 파괴하기 등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나고(Kostelnik et al’, 2017), 학령기 이후 아동들은 다른 사람의 동기와 의도를 추론할 수 있는 역할수행능력을 획득하기 때문에 적대적 공격성이 증가합니다.(2011, 오지민)
즉, 직접적 사건의 반응으로 강한 신체적 공격성은 감소하나 행동이 의도적이고 보복적이며 상징적으로 변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Kerig, P & WENAR, C. 2006)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아동들은 충동적이고 폭발적인 행동으로 인해 다른 아동 혹은 사람들과 관계가 악화되고 학교 등 단체 생활에서도 더욱 고립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아동들에게는 학교와 학습문제, 자아 존중감 결여, 또래와의 대인관계 곤란, 사회인지적 결손, 우울 및 불안 등의 특징을 나타내기도 합니다.(Eric, 2008)
Loebor(1982)에 의하면 일반적인 경우 공격성은 청소년기에 절정을 보이다가 서서히 감소한다고 하였지만 이후 스트레스로 인해 타인에 대한 분노나 폭력을 다짐하는 순간 더 큰 폭력이나 범죄 및 일탈을 하게 되며 성인기까지 이어 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Crick와 Grotpete(1995)는 공격성은 청소년기의 현재를 나타내주며, 미래까지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이윤미, 2014)
아동기 때 나타나는 부적절한 공격성을 좋은 방향으로 순화시켜주는 작업을 하지 못할 경우 반복되는 감정의 악순환에서 아동이 청소년기를 맞게 되어 그 예후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격성의 문제들을 초기에서 적절히 표출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더 공격성이 높아지고 비행 및 범죄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최희경, 2006)
그러므로 건강한 아동기를 지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시킬 수 있는 청소년기를 보내고 감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아동에 대한 공격성 감소 치료는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청소년의 자살생각과 공격성
공격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이 자살과 관련이 있습니다.(이강찬,2003) 그리고 김경수(2009)의 연구에서 공격성의 분노와 적대감이 자살생각과 높은 관련성이 있음을 보고하였습니다. 또한 공격성향을 나타내는 경우 친사회적 행동이 부족하며 또래로부터 거부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송성미(2000)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외현적 공격집단의 학생과 관계지향 공격집단의 학생은 불안과 우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김경은(2003)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우울한 감정이 물리적이고 언어적인 공격행동으로 표출 될 수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공격성의 부적응을 잘 설명해 주고 있으며 청소년의 자살 생각과 밀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청소년은 평소에 잘 기능하던 청소년들도 갑자기 겪는 스트레스나 어려움을 피하려는 충동적 욕구, 남을 조정하려는 의도와 자신에게 부당하게 대했다고 생각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 대한 보복 등이 자살의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Glaser,1981)
그러므로 이러한 또래의 거부는 대인관계의 좌절로 이어지고 청소년들에게 자살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신민섭과 박광배(1981)는 고등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자살충동에 관한 연구에서 폭발적,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고등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높은 자살위험을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노혜린과 김형태,이종익(2005)이 가출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청소년의 자살생각에 관련된 심리사회적 변인 중 공격성이 자살생각과 높은 정적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Brent(1987)는 청소년의 자살은 주로 사전에 계획되기보다는 충동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였는데 Wiliams(1977)의 연구에서도 폭발적,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청소년의 자살위험이 높다는 연구에서 공격성의 영향을 잘 설명해 줍니다. 이것은 청소년기 자체가 매우 불안정한 시기로써 외부에서 받는 사소한 자극이나 자기 갈등을 자살이라는 극단적, 현실 도피적, 충동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이길홍,1989
문헌출처:
1)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 지각한 스트레스와 공격성의 관계, 자기자비로 조절된 우울의 매개효과,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김수영,2020
2) 아동의 공격성 감소를 위한 예술치료 효과 검증 메타분석,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치료학과,김지윤,2020,
3) 우울 및 비우울 청소년에 있어서 자기애가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 공격성의 매개효과(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박지영,2013)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