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표류
주관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추천 순서는 랜덤입니다.
이소호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우리, 아가, 이게, 다, 널, 위해서, 그런, 거란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나는, 폭력으로, 사랑을, 확인했다, 엄마가, 그랬다, 사랑이란, 그런, 거다, 사랑한다면, 아낌없이, 줘야, 한다, 지독한, 상처를, 줘야, 한다, 영원히, 잊히지, 않, 을, 정도로, 사랑을, 상처로, 배운, 나는, 다정, 하지도, 못한, 늙고, 돈도, 없고, 재능도, 없어, 여러모로, 망한, 남자와, 진창에, 같이, 굴러, 빠질, 정도로, 착해, 빠져도, 나는, 언제나, 너에게, 썅년이, 되었다, 나는, 다, 주고, 다, 뺏겼다, 사랑하니까,
「보려다 가려진 감추다 벌어진」
이혜미
빛의 자격을 얻어
하얗게 식어가는 눈짓들. 어긋난 약속을 교환하던 밤은 호흡을 더욱 작은 조각들로 흩어놓았고. 기다리는 것은 멀리의 걸음들을 애써 미리 겪어보는 일이었는데. 마음이 기체라면 그 발길마다 내내 폭풍우 들겠지.
「눈빛이 액체라면」
김선우
내 따스한 유령들
내가 너와 만난 것으로 우리가 되지 않는다
내가 남긴 얼룩이 너와
네가 남긴 얼룩이 나와
다시 만나 서로의 얼룩을 애틋해할 때
너와 나는 비로소 우리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이민하
미기후
속눈썹도 셀 수 있을 것 같은 밤인데
이 밤이 신이 꾸는 악몽이라면
우리는 헝겊 옷을 빨아 입고 조금만 더 누워 있자.
가려운 등을 내밀고
입김을 호호 불며 번갈아 태엽을 감아준다면
믿을 수 없이 믿음에 가까워져서
사람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하류」
백은선
도움받는 기분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오래 생각해왔어. 그런 게 있다면.
이 차가운 밤도 운명의 일부겠지. 안 그래?
초록 눈동자는 어둡고 축축한 동굴처럼 빛난다.
너를 알지도 못하는데, 사랑하게 될까 봐 겁나.
「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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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2021년, 올해 나온
여성시인의 시집이야
다채로운 시선과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시를 통해 만나보길 바라
마침내 시와 친해지길 바라
자신의 글들이 조각조각 유명해져도
누구의 글인지도 모른 채 소비되고
손에 잡히는 건 없어서 슬프다는
어떤 작가의 말을 봤었어
이 글 속 한 문장 한 단어라도 마음에 들었다면
시집으로도 만나보기를
첫댓글 이소호는 ㄹㅇ 천재야
이소호꺼 읽어볼까? 어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시와는 다른 몸을 하고 있어서 신선하고 파격적이야 다른 말로 하면 난해한데 그 형식 파괴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어 무엇보다 여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어서 도전해보길 추천해
@표류 무엇보다 여성에 대해 얘기한다는 게 많이 끌린다 ㅋㅋㅋ 고마워 읽어볼게!
시집 살 때 됐는데 추천글 고마워
와 내일 서점 다녀와야쥐 고마워
시집 추천고마워!! 한번읽어보고싶었는데
보라의 바깥이랑 뜻밖의 바닐라 자주 보는데 신작이라니!! 너무좋아
도움받는 기분 정말 좋았어!
와 다 사야겠다
ㅠㅠ좋다좋아
아 나 진짜 글 자주읽고싶다 이것들도 나중에 꼭 보려고!!
첫 번째 시 보구 눈물이 났다... 시는 한번도 안읽어봤는데 한번 읽어봐야겠네ㅠㅠ
아ㅠㅠ 다 좋아
제목 쩌러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시 제목도 너무 좋다!
좋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