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광주비엔날레 2006.09.08~11.11
올 하반기 국내에는 크고 작은 미술 행사들이 열린다. 특히 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국제 미술행사인 비엔날레가 풍성한 내용으로 동시에 열린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하다. 9월8일부터 11월11일까지 광주비엔날레가, 9월16일부터 11월25일까지 부산비엔날레가, 10월18일부터 12월10일까지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10월19일부터 10월29일까지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열릴 예정이다.
아시아 주제로 열풍변주곡
연주할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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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는 지난 1995년부터 열리기 시작해 올해 6회를 맞이하며, 국내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됐다. 이번 비엔날레는 김홍희 쌈지스페이스 관장이 예술총감독을 맡아 ‘열풍변주곡’이라는 제목으로 65일간 광주 중외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서구인의 관점이 아닌 아시아의 눈으로 세계 현대미술을 재조명, 재해석하고자 하는 취지로 ‘아시아’를 주제로, 32개국 108명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지난해 행사가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나뉘어, 본전시를 둘러싸고 특별전과 기타 행사가 복잡하게 배치돼 관람이 다소 불편했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크게 전시와 시민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주제에 집중해 일관성 있는 관람이 가능하다.
아시아 정신 뿌리 캐는 첫 장, 길 찾아 세계도시 다시 그리는 마지막 장 전시는 ‘첫 장_뿌리를 찾아서:아시아 이야기 펼치다’와 ‘마지막 장_길을 찾아서:세계도시 다시 그리다’라는 두 주제로 나뉜다. 첫 장은 현대 미술문화 속에 나타나는 아시아 정신의 뿌리를 추적하는 전시로, 우훙 시카고대 교수가 수석 큐레이터를 맡았다. 첫 장에서는 ‘신화와 환상’, ‘자연과 몸’, ‘정신의 흔적’, ‘현재 속의 과거’라는 네가지 섹션에 걸쳐 50여명의 작가가 소개된다. 이중 사진은 ‘신화와 환상’과 ‘현재 속의 과거’ 섹션에서 주로 소개되고, 중국 출신의 작가 젱 리우와 장 달리, 일본 출신의 미와 야나기, 태국 출신의 마니트 스리와닛품 등의 사진작업을 볼 수 있다. 전시공간의 마지막 부분에는 국내작가 손봉채의 사진을 이용한 설치작업이 전시된다. 손봉채는 여러 장의 투명 아크릴이나 유리 위에 각각 사진 이미지를 전사시켜 여러 겹의 레이어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입체화했다. 이미지가 전사된 대형 유리판 사이를 관객이 지나다니게 만들어 유리관 내부의 관객이 마치 장소와 풍경 속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네가지 섹션으로 나누어지는 첫 장과 달리 마지막 장은 ‘아시아-중동-북미’, ‘유럽’, ‘남미’ 등 세가지 권역으로 나뉜다. 첫 장이 아시아 정신의 뿌리를 캐는 일정한 흐름을 갖는 전시라면, 마지막장은 도시 네트워킹을 통해 현대미술의 현재진행형을 살펴보는 부분적인 전시다. 권역별 큐레이터와 함께 각 도시에서 미리 현장 워크샵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각 도시의 문화기관이나 대안공간의 레지던시를 활용해 진행한 협동 프로젝트의 결과가 출판이나 비디오 기록물 등의 형태로 보여진다.
‘열린 아트마켓’, ‘미술오케스트라’ 등 시민프로젝트 ‘제3섹터 시민프로그램’은 작품과 일반 대중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140만의 불꽃’이라는 제목으로 전시장 바깥에서 열리는 전야제와 개폐막식 그리고 열린 비엔날레를 내세운 공연과 아트마켓이 그것이다. 공모전 당선작을 전시하는 ‘미술오케스트라’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열린 아트마켓’, 아시아의 열풍을 모티브로 다양한 미술 체험을 할 수 있는 ‘미술놀이터’, 테마파크와 중외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공연과 ‘빛카페’와 ‘빛가든’ 등 편안하게 미술을 즐기는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
전시 관람 포인트, 첫장과 마지막장 차이 살펴보자 대부분의 비엔날레가 유명작가와 작품을 중심에 내세워 꾸며지는 반면 이번 비엔날레는 주제를 우선 고려해 내용에 맞는 작가를 선정했다. 따라서 아시아라는 주제의 흐름에 따라, 깊이 있는 관람이 가능하다. 아시아라는 주제가 첫 장과 마지막 장에서 어떻게 가시화 되고 있는지, 첫 장과 마지막 장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을 염두해 두고 관람하면 된다. 첫 장이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라면, 마지막 장은 동서양 구분 없이 현대미술의 단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아시아의 두가지 얼굴 즉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아시아와 변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아시아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첫 장이 미술관 문화를 요약하고 중량급 작가가 소개된다면, 마지막 장은 반미술관적인 비엔날레의 특징을 부각시키며 주로 신진작가들이 소개된다. 동시에 두 장의 전시가 교차되면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는 경로를 이해할 필요도 있다. 글 진달래기자(월간사진 2006년 9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