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18일 중국 컨트리가든이 지난 7일 만기도래한 10억달러 규모의 달러채 이자 22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한 점을 짚었다. 벽계원은 이후 30일간 유예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벽계원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유동성 위험을 근거로 신용등급을 기존 ‘B1’에서 ‘Caa1’(신용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으로 3단계 하향 조정했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벽계원은 중국 4대 부동산 디벨로퍼 중 하나이며, 그동안 민영 기업 중 재무상태가 가장 건전하다고 여겨져 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벽계원 이슈에 중국 부동산 전반에 걸쳐 단기 유동성이 우려되고 있다”며 “다음 달 2일 만기 도래되는 사모 채권이 있지만, 향후 일정을 고려하면 당장 디폴트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환율이 불안한 가운데 높은 외채 비중, 더딘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둔화 가능성, 높은 중소도시 매출 비중을 감안, 벽계원 기업 자체적으로는 노이즈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유동성 공급 규제가 시작점, 시스템 리스크는 희박”
키움증권은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사이클이 당국의 공급 측 규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됐지만, 유동성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느려,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되고 있는 반면 신규 프로젝트는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속도는 벽계원 불확실성과 상관없이 느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중국당국은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했고, 현재 벽계원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오는 20일 대출우대금리(LPR) 또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모기지 금리 벤치마크 LPR 5년물도 인하되겠지만, 공급 측 규제에서 출발된 하락 사이클인 만큼 수요 측면 부양책 보다는 공급 측을 지원하기 위한 부양책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즉 금리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벽계원 디폴트 가능성과 현재 부동산 산업 전망을 감안했을 때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한 연구원은 “중국 경기 하강 압력의 근본 원인은 제로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가계 체력 약화 그리고 (민간)수요 부진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하반기 실수요, 재고 수요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경기에 대한 우려도 2분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기 회복의 관건은 수요이며, 부동산이 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당국의 정책 의지에 따라서 디벨로퍼 및 부동산 산업의 전망이 결정된다고 판단하며, 즉 당국이 시스템 리스크 전이될 수준의 유동성 규 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 심리적 부담 요인, 조정 압력은 제한적”
아울러 중국 부동산 리스크발 경기 하강 압력이 국내 증시에 심리적인 부담 요인이지만,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낮아 국내 증시 조정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당국의 대응 의지와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점 △중국 증시나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옅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연구원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혹은 해외 주식 투자 개인들 사이에서도 중국을 제외한 한국 등 신흥국에 대한 투자 니즈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같은 수급 관점에서 봐도, 향후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 시스템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파급효과가 거세지지 않는 이상, 외국인의 한국 증시 순매도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