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진_my do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09
'회화작가 박형진'과 '조각가 이유미'가 만들어낸 개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 ● 가나아트갤러리는 5월을 맞아 화가 박형진(1971- )과 조각가 이유미(1969- )가 들려주는 개에 대한 아름답고 애틋한 동화. 'FREE HUG'전을 마련한다. 일상적 삶에 대한 애정 어린 눈길과 동화적 분위기로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박형진과 이유미는, 특유의 따뜻한 감성과 보편적인 이야기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보여주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 두 명의 작가는 자신들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개를 모티브로 하여 한편의 동화를 만들고, 이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형진의 회화에는 자연 속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개의 일기가, 이유미의 조각에는 오래 전 잃어버린 개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사연이 담겨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지만 작가의 개성 있는 시선에 여과되어 특별하게 탈바꿈된 일상의 동화는, 건조해진 삶을 환기시키는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FREE HUG - 일상의 고단함에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전시! ● 평범한 주변의 일상을 끊임없이 화폭에 담아온 박형진, 그리고 살면서 흔히 겪는 고독, 외로움 등의 마음의 상처를 조각으로 기록해 온 이유미. 이들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삶을 관통하는 기본적인 감정인 '행복'과 '슬픔'을 작품 안에 직접적으로 담아낸다. 이렇게 삶을 교차하는 극단의 감정을 각자의 동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업은 한쪽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으로, 다른 한쪽은 우울한 내면에 대한 사색과 치유로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박형진_my pe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2×73cm_2009
박형진_wish to grow wel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09
박형진: 일상의 행복을 노래하다 ● 자연과 친구들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 마리의 개... 박형진의 짧은 동화 ‘어느 평범한 개의 하루’에는, 작은 동물들과 친구가 되고 식물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상에서 기쁨을 느끼는 개의 일기가 담겨있다. 그의 이야기에 나오는 개와, 물고기, 식물 등의 풍경은 실재 경상북도 풍기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작가 주변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작가는 자신의 시선이 닿는 풍경을 즐거운 상상력과 결부시켜, 단순한 형태와 선명한 색채로 그려나간다. 박형진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순수한 행복은, 첨단 문명의 시대에 무감각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며 이것이 그의 회화를 더욱 환상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렇게 작가는 평범한 삶의 즐거움을 전달하며, 보는 이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 아이는 부지런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풀잎’에 물을 줘요. 아이가 키워 놓은 풀잎들은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아이는 커다란 풀잎을 안아주기도 하고 풀잎 사이에서 친구들과 놀이도해요. 숨바꼭질을 하며 신나게 놀고 난 후엔 풀잎에 기대서 낮잠을 자곤 하죠. 그럴 땐 나도 슬그머니 졸음이 와요. (박형진- 어느 평범한 개의 하루 中)
이유미_어서 빨리와_한지, 철, 자석_가변크기_2009
이유미_이 강에 꽃을 띄운다_한지, 철, 자석_가변크기_2009_부분
이유미_이 강에 꽃을 띄운다_한지, 철, 자석_가변크기_2009
이유미: 일상으로부터의 상처를 치유하다 ● 이유미의 ‘개를 잃어버렸다’에는 오래전 잃어버린 개를 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는 장면이 담겨 있다. 긴 시간을 헤어져 있었지만 서로를 기억하며 마주보다 각자의 길로 멀어지는 이야기는 우울해 보이지만, 서로의 존재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사실 만으로 애틋한 낭만이 느껴진다. 살면서 겪게 되는 작은 오해와 슬픔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작은 인간 내면의 상처를 끄집어내어 의식화하는 과정을 통해 그 소소한 불행들을 감싸 안고 치유해나간다. 철, 구조를 만들고 종이를 켜켜로 쌓아 올리는 의식과도 같은 작업을 통해 완성되는 그의 조각은 그 노동의 시간만큼 깊은 사색이 담겨, 삶의 우울을 수용하고 초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만남과 헤어짐이 주는 애잔한 슬픔, 그리고 잔잔한 서정성이 담긴 조각은, 존재와 마음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온 작가의 사유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게 만든다.
이유미_잠들다_한지, 철, 자석_가변크기_2009
한눈에 그 개의 모습이 들어왔다. 어릴 적 헤어져서 변한 듯 한 외모지만, 신기하게도 꼬리의 끝부분의 하얀 털은 그대로였다. 분명 우리 개였다. 순간 시간이 멈췄다.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개도 멈춰서 날 알아보는 것 같았다. 예전의 우리가 같이 지냈던 행복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개는 나를 뒤로 하고 다른 주인과 함께 걸어갔다. 그 개는 고개를 돌려 나를 한번 더 쳐다봤다. 그때를 기억 하는지 행복했던 그 시절을... (이유미- 개를 잃어버렸다 中) ■ 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