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讀愈不中-읽으면 읽을수록 합격 못하니
唐衢如命何-난들 천명(天命)을 어찌하겠나
愈不中愈讀-떨어지면 질수록 악착같이 읽으니
命如唐衢何-하느님인들 나를 어찌하리오
청나라 왕지부(王之鈇)의 언행휘찬(言行彙纂)
출신과 재능보다 “악착동자(齷齪童子)”가 되는 것이--
경북 청도(靑道) 운문사(雲門寺)에 귀여운 동자상(童子像)이
하나있다
비로전(毘盧殿)안 천장(天障) 줄에 악착같이 매달려있다
그래서 “악착동자(齷齪童子)”라고 이름이 붙었다.
한자사전에는
※악착(齷齪)-하찮은(些少-사소) 일에도 매우 끈기 있고 모진 것.
도량(度量)은 몹시 좁지만 열심인 것
※악(齷)-악착할악 착(齪)-악착할착
악착(齷齪)은 아래 위 이빨을 꽉문다는 명사다
그러니까 악착동자(齷齪童子)는 지식은 적고 도량이나 속은
좁지만 무슨 일을 할 때에 끈질기게 악착같이 물고 늘어진다는
뜻이다.
악착동자(齷齪童子)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세상을 살면서 덕(德)을 많이 쌓았던 한 보살(菩薩)이 이 세상을
다 살고 가는 마지막 날에 가족들과 작별(作別)인사를 하느라
극락(極樂)으로 향하는 “반야용선((般若龍船)”에 미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배가 떠나는 강물을 그대로 첨벙첨벙 배를 쫓아갔다.
한참 뒤에 뱃사공인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이를 발견하고
밧줄을 던져줬다. 보살(菩薩)은 죽을힘을 다해 밧줄에 매달려
결국 극락(極樂)가는 배를 탔다는 이야기다.
“악착(齷齪)”이란 말의 한자를 풀어보면 이(齒)가 상하로 꽉
맞물린 상태를 말한다.
국어사전에도 “악착(齷齪)” 설명을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매우 모질고 끈덕짐”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말 “억척”과 비슷하다.
“억척”은 풍기는 뉘앙스(nuance)가 투박하면서 좀 미련하게
밟고 헤쳐 나가는 느낌?----
“악착이고 억척이고”
어쩐지 요즘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 같은 느낌이 든다.
한때 필자의 젊은 시절에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그 분야에 최소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1960년 70년 그 시절 “악착같은 노력”은 미덕(美德)이었다.
돈은 뒷전이고 우선 일이었다.
하루 24시간증 자는 시간은 불과 4시간 정도였다.
그때 악착같이 안했으면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을까?
하지만 IT가 세상을 점령한 지금은 이런 미덕(美德)이 없다.
세상이 변한 탓이다.
지금은 노력보다 성과와 결과가 중요하다.
요즘에는 악착같이 일하는 것은 “노력의 배신”이라는
말이 뒤따른다
경상도 말로
“쎄가빠지게(혀가 빠지게) 일해본들--”
지금은 머리를 써야 한다.
“악착같이”는 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
재능과 방법이 중요하다.
재능(才能)은 유전일까,
노력(努力)일까.
모차르트도 음악가인 아버지로부터 만 2살부터 일주일에
40여 시간씩 교육을 받아 8살이 되던 해에 신동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어떤 분야에 천부적(天賦的)인 재능도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유전(遺傳)과 노력(努力) 두 가지 모두 작용하는 것이리라.
또한 “재능(才能)”도 무시할 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서 아무리 열심히 하여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지금처럼 소셜 미디어(ocial Media) 같은 매체(媒體)들이
발달하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방법으로
각 개인의 역량이 발휘되고 있다.
“악착같이”의 10분의 1만 노력해도 성과는 악착의 열배가 된다.
이 지구상의 생물은 언듯보면 비숫한 것 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개성(個性)이다
성격도 재능도 제각각이다.
그 만큼 결과도 다르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과 방법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악착동자”가 되느냐 안 되느냐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