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랭킹 1위 이세돌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추격자 박정환(오른쪽)이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역전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
“이세돌 9단이 이렇게 흔들린 적이 있었나?”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해설하던 목진석 9단 글의 어조도 격앙돼 있었다.
랭킹 1, 2위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3번기는 결국 박정환이 종합전적 2-0으로 이세돌을 꺾고 우승하면서 막을 내렸다. 27일 강원도 강릉 메이플비치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2국에서 박정환은 227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박정환의 뚝심이 낳은 역전극이었다. 중반은 박정환의 무리를 응징한 이세돌이 우세했다. 끝낼 기회도 여러 차례 있었다. 두터움을 잃고 집도 밀린 박정환은 노련한 이세돌의 마무리에 힘을 쓰지 못하고 곧 돌을 거둘 것처럼 보였다.
아니나다를까 이세돌은 노림받던 자신의 좌변 대마를 1선을 통해 피신시키면서 반격의 여지를 없앴다. 우하 말도 어느덧 탄력을 붙여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 이 순간부터 박정환은 수상전을 하자면 이세돌에게 엉겨붙었고 이세돌은 몹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쉽게 이기는 길이 여러 개 있었지만 그쪽으로 가질 못했다. 형세는 미세해지더니 결국 뒤집어졌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벌어지자 이세돌은 싹싹하게 돌을 거두었다.
이로써 박정환은 대회2연패를 달성했다. 통산 10번째 타이틀. 지난해 맥심커피배 처음 출전해 바로 우승까지 해낸 박정환은 이 대회에서만 11연승을 이어갔다. 이세돌에게 열세이던 상대전적도 4승 6패로 차이를 좁혔다.
올초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 우승을 견인한 박정환은 개인타이틀을 추가해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의 우승 상금은 25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1000만원이다. 제한시간 10분 40초 초읽기 3회를 준다.
◈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3번기 결과
제1국 2013년 3월 17일 박정환, 248수 백불계승
제2국 2013년 3월 27일 박정환, 227수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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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이 펼쳐진 강원도 강릉 메이플비치 리조트.
(이하 지난 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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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2시부터 강릉 메이플비치 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시작된 제14회 맥심커피배 결승2국에서 흑은 든 박정환이 이세돌을 맞아 첫 수를 착점하고 있다. 뒤쪽은 왼쪽부터 김동엽 입회인, 김창수 동서식품 부사장, 계시원,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안경호 동서식품 홍보실장.
두 기사가 결승에서 만나기는 처음이다. 박정환 9단과 마주하는 기분이 어떠한가? 라고 사회자가 물었다.
“썩 반갑지는 않네요”
이세돌 9단이 대답에 좌중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3번기 제2국이 시작됐다. 오후 2시 대국을 앞두고 오후 1시 30분부터 강릉 메이플비치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이 펼쳐졌다.
배수진을 친 이세돌은 “대회 흥행도 있고 한데 박정환 9단이 한판 정도 양보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하자 박정환이 “지난 번 응씨배 패배의 후유증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잘 극복하고 좋은 내용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에 이세돌이 박정환의 어깨를 잡으며 “컨디션이 나쁜 게 그 정도였어?”라며 물으니 좌중에선 또 한번 박장대소가 터진다. 1국에서 박정환이 완승을 거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박정환은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대회 후원사 동서식품의 김창수 부사장은 “한국랭킹 1, 2위가 만났다. 이름에 걸맞은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대국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1국와 흑백이 바뀌어 박정환이 흑을 들었다. 대국은 27일 오후 2시부터 펼쳐지고 있다. 사이버오로는 이 대국을 목진석 9단의 해설과 함께 생중계하고 있다(아이폰, 안드로이드폰, 태블릿PC에서 오로바둑 앱으로도 관전 가능).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의 우승상금은 2500만원이며 제한시간 10분 40초 초읽기 3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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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이세돌 유리 (127수 진행)
초반 형세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지만, 중반 들어 이세돌 쪽에 무게가 실린다. 중앙에서 박정환이 대가 없이 중요한 돌 석점을 뜯겼다. 목진석 9단은 "흑은 중앙 손실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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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선 넘는 이세돌 (152수 진행)
불리한 박정환으로선 좌변 백을 노리고 싶었으나 이세돌이 1선으로 넘으면서 유유히 살아 가고 있다. "이제 우하 백만 타개되면 이세돌 9단의 승세다"라는 목진석 해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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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4수 진행)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우하 백이 거의 수습되어 이세돌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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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을 전하는 김창수 동서식품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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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디션이 안 좋은 게 그 정도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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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자들과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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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수하는 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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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수하는 이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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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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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이세돌.
3신/ 박정환, 투혼의 추격 (199수 진행)
불리한 박정환이 수상전을 노리며 끈덕지게 따라붙고 있다. 목진석 해설자는 "이세돌 9단의 등이 땀에 젖었을 것"이라 표현. 다만 변화는 이세돌 쪽이 유리한 그림이 많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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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끝
박정환이 227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우하와 중앙에서 이세돌 9단이 너무 많이 당했다는 목진석 9단의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