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후보자는 지난달 장관 지명 직후 여가부 폐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드라마틱(dramatic·극적으로)하게 엑시트(exit·퇴장)하겠다"고 답한 바 있는데 장관되기도 전에 몸소 이를 실천하셨네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밤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여당 의원들과 함께 퇴장하면서 청문회가 중단됐다. 청문회를 주관하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의 권인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청문회도 본인이 말했던 ‘드라마틱한 엑시트’냐. 용서할 수 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여야의 치열한 공방으로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주식 파킹 의혹과 배임 의혹,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 문제 등을 집중 질의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에 주가 조작의 주범처럼 묘사돼 있다" "저를 형사범으로 몰고 있지 않느냐.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이에 권 위원장은 "도저히 감당 못 하시겠으면 사퇴하시라. 계속 증명 못 하시고 자료 제공 못 하시겠다고 하시면 그러라는 것이다. 자세를 그렇게 가지시면 안 된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 "위원장이 할 얘기냐"고 항의하며 권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사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다가가 "나갑시다"라고 말했고, 김 후보자도 책상에 놓인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에 권 위원장은 "후보자 앉으세요"라며 저지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김 후보자 주변으로 몰려가 "못 나간다" "어딜 도망가느냐"고 따지며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권 위원장은 오후 10시50분쯤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하지만 청문회 속개 후에도 1시간 가량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권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있을 수 없는 행태이자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이 모습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 제기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식의 청문회가 본인이 말했던 ‘드라마틱한 엑시트’였는가. 용서할 수 없는 태도”고 비판했다.
음지에서 돈과 권력을 탐하던 인간들이 양지로 나오면 어떻게 되는지 명확히 보여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