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날개의 악마를 보았다 ※
003
" 끄억 - "
" 사람이 밥먹는 앞에서 꼭 대놓고 트림을 해야겠나 ? "
" 헤에 ? 혀언 - 이건 생리현상이라구 .
어쩔 수 없는거야 . 꺼억 - "
현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는지 , 현이 자리를 잡아놓고 수저를 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강은 울먹거리며 식당으로 들어와 현을 찾았다 .
그리고선 자신의 급식을 대신 받아놓은 현에게
마구잡이로 뽀뽀를 하다가 볼이 새빨개지도록 한 대 맞고나선 ,
복수한다는 심정으로 밥을 얼른 먹어치운 뒤 아직 식사를 끊내지 않은
현의 얼굴에 대놓고 트림을 해놓고 있는 것이다 .
양강이 트림을 하는 횟수가 늘어가면 늘어갈수록
현의 입안 가득했던 달콤한 맛들은 식어갔고
점차 얼굴에는 지렁이가 한 마리 , 한 마리 기어들어오기 시작했다 .
" 꺼억 - 헤헤 . 트림이 안 멈추네 .
어 ? 현이 얼굴 구겨졌다 !!
설마 .. 젠틀맨 현이 고작 이런거에 화난 거야 ? "
" 난 내 스스로 젠틀맨이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고 ,
식사하는 사람 앞에서 밥맛 떨어지도록 트림해대는 사람을 용서할 자비도 없다 . "
그 말은 곧 양강에게 위협의 말로 다가왔고 ,
왠지 모르게 싸늘한 한기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움을 직감한 양강은
조금 조금씩 뒷걸음질 치다가 이내 아까 전처럼 식당 밖으로 뛰어나갔다 .
자신의 식사를 방해한 양강이 나가자 다시 수저를 들려고 하던 현은
이미 양강으로 인해 떨어질대로 떨어진 밥맛때문에 더이상 먹고싶은 의욕이 없었고 ,
자신이 그리도 좋아하던 깍두기도 가차없이 버려버렸다 .
...
...
" 으 .. 으 ... 으 .. 으에엥 !! "
" 꺄악 ! 우리 양강이 울어 - "
" 자기야 . 울지마아 !! "
교실에 와서도 계속해서 현에게 트림을 해던 양강은
어느새 인내심이 폭발해 버린 현에게 뒷통수를 한대도 아닌 세대를 맞고 말았고
자신은 억울하다며 남자가 창피하지도 않는지
교실에 털퍽하고 주저앉아 엥엥거리며 울기 시작하는 것이다 .
그러자 반에 있던 몇몇 양강추종자들이
양강에게 달려들어 보기도 민망한 애교를 피우고
다독여 주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스킨쉽도 해보는데 ,
정작 양강을 울린 당사자 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침에 양강으로 인해 잃어버린 평화로움을 다시 되찾고 있었다 .
" 으에에에에에엥 !! "
누구는 자신때문에 우는척도 있는데 , 정작 당사자는 창 밖에서 지저귀는 새나 감상하고 있으니
양강은 여간 악에 받치는게 아니었다 .
그래서 양강이 한번 쯤은 바라보라는 듯 더욱더 큰 소리를 내서 우는 척 했지만
이젠 귀까지 틀어막고서라도 굴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는 현 .
하지만 고집하면 소양강이었다 . 이젠 아예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
" 거참 시끄럽군 . 그칠거 아니면 차라리 나가 울지 그러나 ? "
현도 어지간히 짜증났는지 양강에게 한마디를 날렸다 .
하지만 끝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는 현때문에
양강은 더욱더 오기가 생겼고
이제는 목에 핏대까지 불끈 세우며 통곡을 해댔다 .
잠시 후 , 현은 더이상 못참아주겠다는 듯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여자아이들 사이에 둘러쌓여 있는 양강을 무시하고 교실을 나갔다 .
" 쳇 . 관심 받기 실패네 .. 그럼 이단계 작전하지 뭐 ..
나 이제 안울꺼니깐 다 자리로 돌아가줄래 ? "
현이 교실을 나가자 우는 척 하느라 묻혀놓았던 눈가의 침을 닦으며
자신에게 계속해서 스킨쉽을 시도하던 여자아이들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돌아가라 말하는 양강이었다 .
양강은 상당히 아쉬움이 역력한 표정이었지만 ,
양강에게서 돌아서는 여자아이들은 하나같이 입가에 변태라면 변태라 할 수 있는
뭔가 피하고 싶은 감정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
곧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있는 채 ,
자신 역시 자리로 돌아온 양강은 한 연습장을 꺼내 뭐라고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
' 1단계 작전 실패 . 2단계 작전 돌입 ! '
" 후우 .. 참 어려운 놈이네 .. 쿡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