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받은 자이툰 한국지휘관 국제적 망신
NYT “이라크 업자들 갈취… 한미관계에 악영향” 보도
2009-05-05 20:43
한국 정부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자축한 자이툰 부대의 일부 지휘관들이 이라크 업자들에게 뇌물을 갈취했다고 미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해 국제적 망신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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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귀환장병들과 구호 외치는 이명박 대통령
19일 이명박 대통령(둘째줄 오른쪽 세번째)과 한승수 총리가 성남의 한 부대에서 열린
자이툰과 다이만 부대 귀환 환영식에서 장병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8.12.19 |
뉴욕타임스는 4일 이라크에 파병됐던 한국군 장교 3명이 미국 세금이 지원된 이라크 재건사업과 관련해 직무상 부당취득과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한미관계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판결이 지난달 서울의 한 군사법정에서 내려졌다면서 동맹국에 의해 미국이 현금을 지원한 프로그램이 전시 중에 강탈된 것을 보여준 첫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성남 국군체육부대에서 열린
'자이툰.다이만부대 귀국 환영식'에 참석해 자이툰 부대장에게 꽃다발을 걸어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 북부지역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 광범위한 재량권을 줬으며, 자이툰 부대는 ‘부대장의 신속대응프로그램(CERP)’을 통해 미국의 재건비 7400만달러에 대한 지출을 관리했다. 미국 특검에서 파견된 회계감사관과 조사관, 엔지니어로 구성된 조사반은 지난해 초 CERP자금 130만달러로 건설된 이라크 북부 아르빌 주변의 초등학교 두 곳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건설계약과 관련해 전문성이 없거나 훈련을 받지 않은 한국군 관리들이 미국 자금을 제멋대로 관리하는 것을 적발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특검과 군범죄조사대(ACIC), 국방부범죄조사서비스(DCIS), 한국군조사반이 지난해 9∼10월 자이툰 부대에 대해 전면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반은 박모 대위가 500만달러짜리 계약을 수주한 쿠르드 현지 업자를 갈취한 증거를 찾아냈다. 박 대위는 계약을 끊겠다고 위협하거나 감리를 완화하고 공사 마감을 늦춰주면서 뇌물을 요구했다. 박 대위는 현금 2만5000달러와 800달러짜리 디지털 카메라를 뇌물로 받았다. 그는 또 자신이 전체 한국군 계약 담당자들을 대변한다고 말하면서 현지 업자 10명에게 뇌물을 요구했다. 박 대위는 3년 징역형을 받았으며, 공범인 김모 특무상사와 이모 소령은 이보다 가벼운 판결을 받았다. 한국군 재건사업을 총 책임진 대령 한 명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한국군은 사건 관련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으로 미국과 한국 사이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패 규모에 대해 의문점이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한 고위인사는 쿠르드어·영어 통역관 및 쿠르드 정부 관료들도 부패에 개입돼 있을 개연성이 있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용걸 기자
세계일보
2009-05-0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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