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대호!!!!!!!!!"
카페가 무너져라 소리를 질러대는 이 여자.
긴 머리를 한갈래로 질끈 아무렇게나 묶고
추리링 차림에 쓰레빠를 신은 이 여자의 눈빛이 매섭다.
여자는 창가쪽에 위치한
전망좋고 분위기 좋아 커플이라면 누구나 제 짝을 데리고 앉고 싶은
명당자리 테이블 앞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뭐야 시끄럽게"
귀여운 여자아이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잠오는 눈을 가진 남자는 고개를 살짝 틀어 여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막 잠에서 깨어난 듯 부시시한 머리에
딱 듣기 좋을 만큼의 중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남자의 이름은 '이대호'
정신없이 뛰어오느라 앞머리가 까졌는 줄도 모르는 이 여자의 남자친구 되는 남자이다.
"뭐야 시끄럽게에?
야!!!!! 너는 오늘이 무슨날인줄이나 알고 지금 이래 나한테?!!"
"니 생일이냐? 축하해 됬지? 이제 그만 가줄래?"
"하! 참나 내 어이가 없어서."
여자는 남자의 성의없는 태도에 이마를 짚고 어이없는 표정을 짖는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위태한 이 여자의 이름은 '공단아'
한가롭게 앞에 놓인 코코아를 홀짝이는 이 맹한 표정의 남자의 여자친구 되는 여자이다.
단아는 할말을 잃었는지 더이상 말이 없었다.
대호 역시 단아에게 할 말은 없었는지 말이 없었다.
"오빠 쟤 누군데?"
간들어진 목소리.
목소리의 주인공은 단아의 깜짝 출연에도 아랑곳 않고
줄곳 대호의 품에 안겨있던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얼굴이 시뻘게진 단아는 목소리의 주인공 쪽으로 시선을 틀어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글이글
거의 여자아이를 태워죽일 심산인 모양이다.
"몰라몰라 마시던거 빨랑 다마셔 여기 더워"
난방이 빵빵한 카페가 맘에 안드는지 여전히 잠오는 표정의 대호는
여자아이의 앞에 놓였던 쥬스를 마구 들이댔다.
그러면 여자아이는 뭐가 즐거운지 하하 웃으며 즐겁게 고개를 끄덕이고
대호가 자기 입가로 가져온 쥬스를 냉큼 다 마셔버린다.
그런 여자아이의 즐겁게 휘어진 눈동자는
화를 식히지 못해 눈가가 빨개진 단아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여자아이의 눈동자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듯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부글부글
단아는 발가락 끝에서 부터 뭔가 부글거리며 끌어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다 마셨어?"
여자아이가 쥬스가 들었던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자 기다렸다는 듯
잠오 듯 부드러운 대호의 목소리가 곧장 들려왔다.
"응"
"그래? 그럼 가 너"
"응? 오빠 뭐라구?"
여자아이의 되물음에 대호는 짜증나는 듯
뒷머리를 글쩍이며 한숨을 한번 내쉰다.
그것은 여자아이에 대한 대호만의 마지막 배려와도 같았다.
"가라고 몰라? 여기 일어나서 나가라고 언더스탠?"
"오빠!"
"오빠고 뭐고 아 진짜 예쁘지도 않은게"
말을 끝마친 대호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는 의자에 몸을 한껏 기댄다.
재밌었던 장난감한테 지루함을 느낀 어린아이 마냥
대호의 표정은 잔뜩 심통이 나 있었다.
여자아이는 단아의 앞에서라는 이 상황이 꽤나 존심상하는 모양이었다.
귀여운 외모의 여자아이는 잔뜩 볼이 부풀어서는
성난 발걸음으로 빠르게 카페를 빠져나갔다.
창밖은 흰 눈이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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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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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何淚苛: 어찌하여 눈물이 매울까요]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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