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잿더미 위의 화해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과 한동훈이 만나서 90도 폴더인사를 받은 윤석열이 한동훈의 어깨를 툭 치고 함께 걷으면서 화해하였다고 하는 언론보도를 접한 국민의 감정은 슬픔이다. 슬픔은 분노다.
화해라는 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 화재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상인들은 눈 내리는 날씨만큼 춥고 아려 있는데 그런 장소에서 화해의 손을 잡는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마저 잊은 것이 아닐까.
한동훈과 비대위원 김경율이 디올백 수수한 김건희의 사과를 사실상 요구하고, 한동훈이 전 산자부 장관 방문규와 전 국토부 장관 원희룡의 손을 들어주었고, 김경율 비대위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 비대위원장의 私薦이라고 본 용산이 반발하면서 한동훈에게 사퇴를 요구했지만 한동훈이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윤과 한의 갈등은 외관상으로는 한동훈이 90도 폴더인사를 함으로써 용산의 우세승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자세히 보면 게임의 1회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회전에서 한동훈이 일방적으로 맞은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용산의 공격을 한동훈이 대부분을 대부분 막아낸 것으로 보인다. 2회전 3회전 아직도 많은 라운드가 남아 있다.
현재 권력은 잡고 있는 윤석열과 차기 권력을 잡을 거라고 스스로 믿고 있는 한동훈 사이에 갈등 겪든 현피를 하든 많은 국민은 관심이 없다.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 대대수다.
윤과 한이 서천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하였다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화재로 인해 대부분을 잃고 고통받고 있는 상인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화재 현장은 갈 필요도 없다.
윤과 한은 서천시장을 방문한 목적을 잊고 화재 잿더미 위에서 서로 화해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다. 상인들은 분함을 참지 못하고 국민은 그들을 향해서 손가락질을 했다. 국민은 그런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고, 그런 사람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라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당원들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