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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졸무망(識拙無妄)
졸렬한 것을 알면 망령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하면 허망한 짓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識 : 알 식(言/12)
拙 : 옹졸할 졸(扌/5)
無 : 없을 무(灬/8)
妄 : 망령될 망(女/3)
출전 : 기언(記言) 卷之 二十三 中篇 계구(戒懼) 백졸장설(百拙藏說)
이 성어는 조선후기 서인(西人) 송시열(宋時烈)과 대립하며 남인의 영수로 정계와 사상계를 이끌어간 인물인 미수(眉叟) 허목(許穆)의 기언(記言 卷之二十三) 계구(戒懼) 백졸장설(百拙藏說)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허목(許穆)은 '백졸장설(百拙藏說)'에서 자신에 대해 이렇게 썼다.
老人才拙學拙.
노인은 재주가 졸렬하고 학문이 졸렬하다.
心拙志拙.
마음이 졸렬하고 뜻이 졸렬하다.
言拙行拙.
말이 졸렬하고 행동이 졸렬하다.
百試而百拙.
하는 모든 일이 다 졸렬하다.
故名吾居曰百拙藏.
그래서 내 거처를 백졸장(百拙藏)이라고 부른다.
名不可外求 出於性者然也.
이름은 밖에서 구해서는 안 되니, 성품에서 나오는 것이라 그렇다.
所以識拙 毋妄動之戒也.
이 때문에 졸렬함을 아는 것은 망녕되이 행동하지 말라는 경계이다.
또 선조 때 박숭원(朴崇元)이 강원도 관찰사가 되었다. 대간(臺諫)들이 그가 오활(迂闊)하고 졸렬하다 하여 교체해야 한다며 탄핵했다. 임금의 대답이 이랬다. "세상 사람들이 온통 교묘한데 숭원이 홀로 졸렬하니 이것이 그에게서 취할 만한 점이다."
한번은 연석(筵席)에서 대신들의 능하고 못하고에 대해 논하였다. 임금이 말했다. "신식(申湜)은 졸렬하고 허성(許筬)은 고집스럽다."
신식은 꾸밀 줄 모르고, 허성은 원칙을 지킨다는 칭찬이었다. 신식은 임금께서 알아주심에 감격해서 자신의 호를 용졸재(用拙齋)로 지었다. 졸렬함으로 임금에게 쓰임을 받은 사람이란 의미다.
최립(崔岦)은 '용졸재기(用拙齋記)'에서 "교(巧)는 그럴싸하게 꾸며 장난치는 데서 나오니 마침내 거짓이다. 졸(拙)은 비록 부족한 데서 나온 듯해도, 스스로 천기(天機)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썼다.
巧起於繕飾作弄, 畢竟是人僞.
而拙雖若起於不足, 却自不離天機耳.
송나라 주돈이(周敦頤)는 남들이 자신을 졸렬하다고 말하자 기뻐하며 이런 글을 지었다. "교묘한 자는 말하고 졸렬한 사람은 침묵한다. 교묘한 자는 수고롭지만 졸렬한 자는 편안하다. 교묘한 자는 남을 해치나 졸렬한 자는 덕스럽다. 교묘한 자는 흉하나 졸렬한 자는 길하다."
巧者言, 拙者默.
巧者勞, 拙者逸.
巧者賊, 拙者德.
巧者凶, 拙者吉.
세상은 너 나 할 것 없이 온통 인정받고 남을 꺾기 위해 교묘해지려고 난리인데, 못났다 졸렬하다는 말을 듣고 오히려 즐거워하고 기뻐한 사람들 얘기다.
▶️ 識(알 식, 적을 지, 깃발 치)은 ❶형성문자로 识(식)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戠(시, 식)으로 이루어졌다. 말(言)로 듣고 알게 된다는 뜻으로 알다를 뜻한다. 본디는 戠(시)이라고만 써서 여러 가지 뜻을 나타내었으나 나중에 말뚝은 樴(직)이라 쓰고, 안표(眼標)가 되는 깃발은 幟(치)라고 쓰며, 그 밖에 職(직)과 織(직) 따위의 글자가 생기고, 안표(眼標), 알다란 뜻의 경우는 말씀언변(言)部를 붙여 識(식)이라고 쓴다. ❷회의문자로 識자는 '알다'나 '지식', '표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識자는 言(말씀 언)자와 戠(찰흙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戈(창 과)자에 깃발이 걸려있는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고대에는 긴 창이나 막대기에 깃발을 매달아 부대나 종족을 구별했었다. 識자에 아직도 '깃발'이나 '표시'라는 뜻이 남아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識자는 본래 이러한 표식을 그렸던 것이지만 후에 言자와 音(소리 음)자가 차례로 추가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말(言)과 소리(音)를 통해서도 식별한다는 뜻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 識(식)은 (1)사물의 시비(是非)를 판단하는 작용 (2)오온(五蘊)의 하나. 사물을 인식, 이해하는 마음의 작용 등의 뜻으로 ①알다 ②지식(知識) ③식견(識見) ④친분(親分) 그리고 적을 지의 경우는 ⓐ적다(지) ⓑ기록하다(지) ⓒ표시하다(지) ⓓ표지(標識: 표시나 특징으로 다른 것과 구분함)(지) 그리고 깃발 치의 경우는 ㉠깃발(旗-)(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알 인(認)이다. 용례로는 사물을 식별하고 관찰하는 능력을 식견(識見), 사물의 성질이나 종류 따위를 구별함을 식별(識別), 사람이 지니고 있는 학식이나 견문이나 도량을 식량(識量), 학식이나 상식 따위가 있는 사람을 식자(識者), 학식과 사람을 잘 알아보는 감식력을 식감(識鑑), 어떤 의식 작용의 생기와 소실과의 경계를 식역(識閾), 견식이 있고 사물의 도리에 밝음을 식달(識達), 학식과 덕행을 식덕(識德), 견식과 도량을 식도(識度), 사물을 식별하는 능력을 식력(識力), 마음과 영혼을 식신(識神), 일식 또는 월식 때에 해 또는 달이 제일 많이 가리워진 때를 식심(識心), 어떤 순간에 있어서의 의식 경험의 전 범위를 식야(識野),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아는 일을 인식(認識), 생각이 미치어 대상으로서 알거나 깨닫거나 느끼는 것을 의식(意識), 어떤 대상을 연구하거나 배우거나 또는 실천을 통해 얻은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지식(知識), 일반인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보통의 지식을 상식(常識), 양심적인 지식과 판단력을 양식(良識), 감정을 하여 식별함을 감식(鑑識), 많이 알고 있음을 다식(多識), 배우지 못하여 아는 것이 없음을 무식(無識), 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됨 또는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 때를 이르는 말을 식자우환(識字憂患),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정丁자인 줄 모른다는 뜻으로 글자를 전혀 모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한 글자도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자무식(一字無識), 학문이 넓고 식견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박학다식(博學多識), 얼굴을 반만 아는 사이라는 뜻으로 서로 알아는 보지만 친하게 지내지는 않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반면지식(半面之識), 잠깐 만난 일이 있었을 뿐인데도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반면식(半面識), 한 번 서로 만난 일이 있어 약간 안면이 있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일면식(一面識), 늙은 말이 갈 길을 안다는 뜻으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 또는 경험 많은 사람이 갖춘 지혜를 일컫는 말을 노마식도(老馬識途), 얕게 보고 엷게 안다는 뜻으로 천박한 견문과 지식을 이르는 말을 천견박식(淺見薄識), 배우지도 못하고 아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학무식(不學無識), 듣고 보고 한 것이 적고 지식이 얕음을 일컫는 말을 과문천식(寡聞淺識), 보고 들은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음을 일컫는 말을 다문박식(多聞博識) 등에 쓰인다.
▶️ 拙(졸할 졸)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서툴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出(출, 졸)로 이루어졌다. 손재주가 남보다 서툴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拙자는 '옹졸하다'나 '둔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拙자는 手(손 수)자와 出(날 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出자는 발이 입구를 벗어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나가다'나 '떠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拙자는 본래 '둔하다'나 '서툴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래서 '나가다'라는 뜻의 出자에 手자를 결합해 '손이 나가다' 즉 '손재주가 별로이다' 라는 뜻을 표현했었다. 정밀한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손이 자꾸 엇나간다는 것을 出자를 응용해 표현한 것이다. 拙자는 후에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어리석다'나 '옹졸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拙(졸)은 ①옹졸(壅拙)하다, 졸(拙)하다 ②둔(鈍)하다, 어리석다 ③질박(質樸)하다(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④서툴다 ⑤불우(不遇)하다, 곤궁(困窮)하다 ⑥저(겸사/謙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못할 렬(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교할 교(巧)이다. 용례로는 서투르지만 빠르다는 뜻으로 지나치게 서둘러 함으로써 그 결과나 성과가 바람직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졸속(拙速), 옹졸하고 비열함을 졸렬(拙劣), 보잘것 없거나 서투른 전투 또는 시합을 졸전(拙戰), 보잘것없는 작품을 졸작(拙作), 자기의 원고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졸고(拙稿), 변변치 못한 서투른 글 못 지은 글을 졸문(拙文), 졸렬한 계책으로 자기의 계책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졸책(拙策), 서투르게 쓴 원고라는 뜻으로 자기의 원고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졸고(拙稾), 늙은이가 자기 스스로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졸로(拙老), 남편이 아내에 대하여 자신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졸부(拙夫), 자기의 아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졸처(拙妻), 자기를 겸손하여 이르는 말을 졸생(拙生), 자기의 의견이나 의사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졸의(拙意), 성질이 고지식하고 조금도 변통성이 없음을 졸직(拙直), 보잘것없는 의견이나 견해를 졸견(拙見), 재주가 둔하고 말을 떠듬거림을 졸눌(拙訥), 아주 재미가 없고 졸망하게 생긴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을 졸보(拙甫), 유치하고 졸렬함을 치졸(稚拙), 성질이 너그럽지 못하고 생각이 좁음을 옹졸(壅拙), 면밀하지 못하고 능숙하지 못함을 소졸(疏拙), 용렬하고 졸렬함을 용졸(庸拙), 예스럽고 솜씨가 서투름을 고졸(古拙), 말솜씨가 없음을 언졸(言拙), 자기의 변변하지 못한 점을 감춤을 장졸(藏拙), 말솜씨가 없음을 어졸(語拙), 둔하고 서투름 또는 그 모양을 둔졸(鈍拙), 성품이 단아하나 고지식함을 아졸(雅拙), 어리석고 못남을 우졸(愚拙), 융통성이 없고 옹졸함을 구졸(拘拙), 부끄러움이 많고 수줍음을 수졸(羞拙), 데면데면하고 보잘것 없음을 건졸(蹇拙), 자신의 졸렬한 점을 드러냄을 노졸(露拙), 어리석음을 지키고 본성을 고치지 않음을 수졸(守拙), 잘 만들려고 너무 기교를 부리다가 도리어 졸렬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너무 잘 하려 하면 도리어 안 됨을 이르는 말을 욕교반졸(欲巧反拙), 지나치게 솜씨를 부리다가 도리어 서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농교성졸(弄巧成拙), 서투른 것을 보충하는 데에는 부지런함이 으뜸이라는 말을 근장보졸(勤將補拙), 교지는 졸속만 못하다는 뜻으로 뛰어나지만 늦는 사람보다 미흡해도 빠른 사람이 더 낫다는 말을 교지졸속(巧遲拙速)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무원고립(無援孤立),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기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버지도 임금도 없다는 뜻으로 어버이도 임금도 모르는 난신적자 곧 행동이 막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부무군(無父無君),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몹시 고집을 부려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가내하(無可奈何),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용지물(無用之物) 등에 쓰인다.
▶️ 妄(망령될 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계집 녀(女; 여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어둡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亡(망)자로 이루어졌다. 도리(道理)나 예법에 어둡고 이치에 거슬리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妄자는 '망령되다', '허망하다', '제멋대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妄자는 亡(망할 망)자와 女(여자 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亡자는 부러진 칼을 그린 것으로 '망했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망하다'라는 뜻을 가진 亡자에 女자가 결합한 妄자는 여자가 그릇된 생각이나 행동을 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부권의식이 강했던 고대 중국에서 女자는 주로 부정적인 뜻으로 쓰였었다. 妄자도 그러한 예 중 하나로 여자들은 제멋대로이며, 거짓이 많고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妄(망)은 ①망령(妄靈)되다, 어그러지다 ②허망(虛妄)하다, 헛되다 ③속이다 ④잊다, 잊어버리다 ⑤거짓 ⑥제멋대로, 함부로 ⑦대개(大槪: 대부분), 모두, 널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망령된 말을 망언(妄言), 늙거나 정신이 흐려져서 말과 행동이 정상에서 어그러지는 상태를 망령(妄靈), 이치에 어긋나는 헛된 생각을 망상(妄想), 그릇되게 하여 자신에게나 조상에게 욕이 되는 말이나 행동을 망발(妄發), 망령된 생각이나 주장을 망설(妄說), 잘못 깨닫거나 거짓 깨닫는 지각의 병적 현상을 망각(妄覺), 이치에 어긋나는 헛된 생각을 망념(妄念), 분수없이 망령되이 행동함을 망동(妄動), 망령되이 하는 변론이나 변명을 망변(妄辯), 아무 생각 없이 경솔함을 망솔(妄率), 그릇되게 함부로 믿음을 망신(妄信), 허망하게 분별하는 마음을 망심(妄心),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고집하는 일을 망집(妄執), 그릇되게 함부로 하는 비평을 망평(妄評), 망녕되게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함을 망량(妄量), 언행이 가볍고 방정맞음을 경망(輕妄), 거짓되어 망령됨 또는 거짓이 많고 근거가 없음을 허망(虛妄), 늙어서 부리는 망령을 노망(老妄), 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맴을 미망(迷妄), 속임수 많고 요망함을 무망(誣妄), 하는 짓이 까불까불하고 망녕됨을 산망(酸妄), 하는 짓이 사리에 어긋나고 망령됨을 전망(顚妄), 걷잡을 수 없이 망령되어서 이치에 맞지 않음을 광망(狂妄), 아무런 동기도 없이 갑자기 일어나는 헛된 생각을 이르는 말을 망상착상(妄想着想), 망령되이 자기만 잘났다고 뽐내며 남을 업신여김을 이르는 말을 망자존대(妄自尊大), 편지 따위의 글 끝에 자신의 말을 겸손히 낮추는 뜻으로 쓰는 말을 망언다사(妄言多謝), 정해진 법률에 대하여 함부로 이의를 일으킴을 이르는 말을 망생이의(妄生異議), 남이 자기에게 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피해망상(被害妄想), 남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체하여 속인다는 말을 지정망모(知情妄冒), 가볍고 망령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도리나 사정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경솔하게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경거망동(輕擧妄動), 턱없이 과장하여 엉뚱하게 생각함을 이르는 말을 과대망상(誇大妄想), 화는 망령되이 이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화가 도래함은 다 그 원인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화불망지(禍不妄至), 되는 대로 말한다는 뜻으로 어떤 이야기라도 들려 달라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고망언지(姑妄言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