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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르르르릉-!! 짹짹짹.. 새소리가 들려야할 아침에 이게 웬 소리란말인가..
아침 댓바람부터 그녀의 뱃속에서 나는 공포의 소리였다.
어제의 그 말도안되는 처녀확인문제로 비비는 평소 잘시간도 아닌 시간에 방으로 들어가
정유건에 대해 곱씹어보는건 둘째고, 이런저런 욕을하다보니 어느새 아침..
그녀가 방에 들어간 순간부터 그녀가 잠이든 순간까지 밖에선 계속해서 시끌러운 소리가 들렸고,
간혹, 접시소리와 문닫는소리도 들렸다.
비비는 부비적거리며 방을 나왔고 나온순간,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상에도, 내가 이사온 이례로 한번도 이렇게 깨끗한집은 처음본다. (적어도 내집은..)
원래있던 커텐이나, 쇼파나 새로 다 어떻게 바꿔버린건지, 너무도 그녀의 취향에 맞게
재설치되있었으며 주방과 화장실은 죄다 거울이라해도 될정도로 얼굴이 비쳤고, 어디 모델하우스에
온것같은 착시를 불러일으켰다.
유건은 어느새, 그녀의 아침상을 차려놨었고, 그녀에게 깍듯히 인사하며 의자를 빼주었다.
여기서 갑자기 드는 생각하나는, 그전에 있던 고용인은 대체 뭐였단말인가 -_-
"안녕주무셨습니까 아가씨. 오늘은 아가씨가 좋아하시는 감자볶음을 준비해봤습니다."
얼떨떨한 비비는 유건이 빼어주는 의자에 앉았고, 차려진 음식을 보며 감탄을 금치못했다.
oh, my god!.. 세상에.. 이것이 정녕 남자가 한것이란건가..
그치만 그것도잠시, 비비는 어제의 처녀확인문제가 떠올라, 갑자기 짜증이났다.
"감자볶음? 나 감자볶음 안좋아하는데? 그리고 누가 멋대로 이러래? 고용인이 이래도되는거야?!"
"죄송합니다 아가씨. 전 아가씨께서 좋아하셨던걸로 한번 꾸며봤는데..마음에 안드셨다면
다시 원상복귀해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 아침안먹으니깐 오렌지쥬스나 줘"
그순간 유건에 눈빛이 변해보인건 착각이였을까.. 유건은 고개를 똑바로드며, 단호하게말했다.
"아침은 꼭 드셔야 건강에 좋습니다. 제가 아가씨를 모시는이상. 아침은 필수며,
인스턴트는 금지입니다. 아침은 황제처럼!이란, 말이있습니다. 아침이 그날하루 시작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도록 제가 보필하겠습니다."
유건의 단호한 그말에 비비는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너무 압도적인 아우라때문에..
대체 뭐란말인가?!, 어렸을적에 다정하고 따뜻했던 그사람은 어디가고,
이렇게 사무적이고.. 딱딱한사람이 동일인물이 맞는가 말이다!
적어도 그떈 이렇게 진짜 고용인처럼굴진 않았는데..
"하. 내가 좋아하는것 좋아하네..난 댁같은사람 몰라.내가 아는 사람은 이렇게..!"
됬다..그만하자. 그래 내가 아는 그사람은 없어. 잠깐의 추억이 그사람의 다라고 생각할순없지
비비는 말을 멈추고, 눈앞에 놓인 밥을 먹기시작했다.
밥은 너무나도 맛있었다. 따뜻하고..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반찬과.. 내가 좋아하는 취향 그대로인
이 순간. 그녀는 그때로 돌아간것 같았다.
이렇게 나에대해 기억하고 있는데.. 내가알고있는 그모습은 가짜란말이야?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따뜻한 집에 돌아가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그리운 집같은 느낌이 들었다.
옛날보다 훨씬 더 멋있어지고, 늠름해지고.. 처음본순간 묻고싶었지만 참았던 그말.
진짜 지금은 말하고싶어졌다. 왜 이제왔냐고, 그동안 뭐했냐고, 날 잊고잘살았냐고 소리치고싶었다
추억으로 넘기기엔 꽤나 심각한 사랑이였다.
"우리집떠나고 잘 살았어요? 공부 열심히 했나보네.. 왜연락한번 없었어요?"
"기억도 가물가물한 옛날이야기입니다. 지금 이순간 아가씨께 충성을 다하면 됩니다"
"하..! 기억이 가물가물? 내가 가지말라고 울었던것도! 내가 결혼..!,
아.. 당신과 나사이는 고용인과 고용주일뿐인가? "
"..국 식습니다. 오늘 2시에 스케쥴있지않습니까"
탁.! 비비는 신경질적으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나혼자만 이런감정이고
나혼자만 안달나는것이 분하고 속상했다. 유건은 전혀 내말에 동조하고있지도 않았고
고용인,고용주. 그 관계에서 조금도 벗어나지않았다.
..
거의 20년가까이 되가는 세월이 흐른만큼. 그는 김회장의 연락에 놀라지않을수없었다.
그 시절에 그렇게 아가씨와 헤어진뒤, 나는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있었고
중간중간 한국엔 나갔지만, 아가씨를 찾아뵈진못했다. 그렇게 17년에 세월이 흘러갈쯤
영국으로 날라온 김회장에 단 한마디에 나는 모든 공부를 마치지도 않고 한국을 향했다.
아가씨를 맡아달라는.. 그토록 세월이 흘렀지만, 아가씨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림으로 떨려왔다.
17년만에 보는 아가씨.. 그때 그 어리고 귀여웠던 아가씨는 없고, 어느새 성숙미가 넘치는 숙녀가
내 앞에 있을뿐이였다. 그 시절처럼 내가 껴안고, 볼을 쓰다듬기엔.. 너무 자라버린 아가씨였다.
"우리.. 아는 사이에요?"
아가씨에 물음에 많이 망설일수밖에 없었다. 나의 어리고 어린 나의 아가씨..
김회장님께서 아버지에게 주신 은혜는 갚을 길이 없고, 끝이없다.
오로지, 아가씨를 예쁘고, 참한 아가씨로 보필해드리는것뿐..
이것이 내가 회장님께 은혜를 갚을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매일 아침 저런 모습의 아가씨를 볼 생각하니, 내 마음이 이상해졌다.
아가씨는 아가씨일뿐인데.. 내가 아가씨를 여자로 보고있는것인가?
짧은 핫팬츠에, 조금만 숙인다면 속옷이 충분히 보이고도 남을 상의는. 남자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안되겠다. 저런 단정치못한 패션을 당장 고쳐드려야겠다.
..
"아가씨, 옷장에서 외출복을 준비해놨습니다."
"뭐?! 이봐 고용인. 왜 남의 옷장을 함부러 열고그래? 프라이버시몰라?"
"죄송합니다. 저는 아가씨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책임지고 있기에, 옷은 당연한겁니다"
"에?, 설마 저걸 나보고 입고가란건 아니지?"
비비는 침대위에 놓여있는 가지런한 세미정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뭐, 사실상 그녀는 프리랜서로써, 딱히 저런 격식차린 정장을 입을 필욘없는데말이다.
게다가, 오늘 밤에는 그동안 해오던 문서작업이 끝나, 신나게 놀 계획이였다.
그러니 더더욱, 저런 옷은 맞지않는 것.
"이봐 고용인씨- 내 먹는취향은 알아도, 옷입는 취향도 알아두시는게 좋을거같네요
그리고 오늘은 늦을거니깐 대충 하고 돌아가도록하구, 기다릴 필요도 없어요"
"오늘은 2시에 역삼동 스케쥴말곤 없지않습니까? 아,그리고 얘기안드린것같은데
어제부로 전 여기서 아가씨와 함께 사니까, 돌아갈필요도없고 기다리지말라 하셔도 기다립니다"
"뭐라구요?! 여기서 산다고!!?"
비비는 기가막힘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건은 아무렇지않게 그녀를 지나쳐, 옷장을 열었고
그녀가 입을 옷이 무엇인지 꺼내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고보니, 어제처음봤을때부터, 오늘까지 쭉 같은 옷에다, 저 머리스타일까지..
유건은 맞춤블랙슈트에, 깔끔하고 단정하게 올린 머리에 얼핏보면 보디가드? 라는 느낌이 들지만
자세히 보면..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때문에 다들 모델인가? 하는 느낌이 들정도였다.
도저히 34살이라고 볼수없는 남자였다.
"세상에 기가막혀.. 내가 하루사이에 대체 무슨 일을 격는거야 진짜."
비비는 언제 입을 다물었는지, 유건이 열어둔 옷장에서 옷 몇벌을 꺼내 들었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허물벗듯 옷을 벗어버렸다. 유건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
유건이 나타난 이후로 갑자기 머리속에 혼란이 왔는지, 그녀는 지금 유건이 눈에 들어오지않았다.
지금그순간만큼은, 철저히 유건을 잊고있었다.
"아가씨, 남이 있는데서 그렇게 옷을 벗으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이게 뭡니까?
허물벗듯이 바닥에 내버려두고말이죠. 그리고 그 옷을 입고는 나가실수 없습니다"
"꺄악-! 뭐야! 안나갔어?! 나가! 당장!!"
짧은 민소매에, 역시나 초미니스커트.. 유건은 그녀의 옷차림이 맘에 안들었지만
완강하게 거부하는 비비때문에 한발 물러설수밖에 없었다.
***
화려한 조명아래로 신나게 흔들어대고 있는 비비.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적절한 땀으로
슬슬 그녀에 곁으로 남자들이 다가왔다. 그녀는 도발적이면서도 섹시한 춤사위를 선보였고
남자들을 유혹하기엔 충분한 몸짓이였다.
어느 틈엔가, 웬 남자가 그녀에 허리에 손을 둘렀고, 적당히 취한 그녀는 남자의 무게중심이
그녀에게 쏠리면서, 놀이기구를 타는것같은 현상을 불러일으켰고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와 남자는 아무런 말을 하지않았지만, 서로에 눈빛을 바라보며 분위기에 휩쓸려갔다.
오늘아침에 그의 모습은 정말이지.. 내가 17년전에 느꼇던 떨림보다 더 심하게 떨렸을거다.
언제 그렇게.. 남자가 되버렸는지.. 내가 올려다봐야하고, 슈트를 입었지만
다부진 근육에, 언제나 날 바라보는 그 눈빛까지.. 내 심장을 떨리기엔 충분한사람이였다.
그의 얼굴을 보고있자니, 가슴이 떨려서.. 그의 입술을 만져봤으면.. 그와 키스해봤으면...
비비는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유건을 떠올리니 저도 모르게, 매혹적인 얼굴을 하게되었고
그녀의 옆에 있던 남자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잡고 살포시 입술을 맞대었다.
"음..."
생판 모르는 남자와에 키스가 어느새 유건과의 키스가 되버린 비비는 점점 더 대담해져갔고
그런 남자에 손도 더 대담해져갔다.
그 순간이였다. 갑자기 서로에 몸이 떼어지면서, 열기가 식었고. 비비는 그제서야
신속하게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세상에..내가 무슨짓을한거야? 미쳤어..미쳤어!
비비가 민망함에 정신을 못차린 그순간, 누군가 그녀의 손을 잡고 끌고 나갔다.
"아! 아파요! 이거놔요!!"
비비는 손목에 통증에 그녈 끌고가는 사람이 누군지 확인할 겨를이 없었고
어느 창고같은곳에 들어가고 나서야 그가 그녀의 손을 놓았고,
그제서야 비비는 남자에 정체를 알수있었다.
"고..고용인?"
순간 아까까지만해도 그를 생각하며 키스를 했던 그녀라, 막상 유건과 마주하게 되자
얼굴이 달아올라, 그를 쳐다볼수가 없었다.
그의 비해, 싸늘하게 무표정한 유건은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순간. 안그래도 더운 날씨. 왜이리도 후덥지근한지.. 비비는 호흡하기 답답했다.
"이게 뭐하는짓입니까, 이렇게 아무하고나 키스하는 그런 사람입니까?!"
"뭐?.."
"저는 언제나 아가씨에 품행을 위해 애쓰는 사람입니다. 이런모습은.. 무척이나 실망스럽습니다"
"실망?.. 하- 뭐야.. 또 나혼자 오바한거네.."
솔직히. 조금은 질투를 해줄줄알았다. 하지만 역시나 저 지긋지긋한 집사근성이라니..
또다. 또 나혼자 이런 감정이고, 나혼자 오바한거다. 정말 꼴사납다 김비비.
"이러시면 저는 회장님을 뵐 면목이없습니다."
"..키스해줘."
"..네?"
"키스해달라고!"
서로에 숨소리가 들릴 그곳에서, 비비는 무리한 억지를 내고잇었다.
잠깐에 시간이 흘렀을까 ,유건은 그녀에게 다가갔고 그녀와 얼굴을 마주했다.
"됬어! 그만해, 괜한 소리한거니깐"
정말이지.. 억지내는 나도 나지만 그렇다고 진짜 하는 사람은 또뭐야!
날 정말 비참하게 만들고말이야.. 비비는 유건에 손을 뿌리쳤지만, 그순간 유건이
비비에게 달려들다싶히 다가가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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