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칠전에 작은 아이가 틀어놓은 TV프로를 잠깐 엿보게 되었습니다.
한여자가 차에 치어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가 막 정신이 든 상태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하나 둘 셋 넷... 하면서 환자에게 세어보라 하더군요..
그런데 환자가 하나 둘 셋 다섯 일곱... 하니까 의사가 보호자에게 하는말
'부분 기억 상실증입니다..'
작은 아이와 제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넷하고 여섯을 잃어버린 부분 기억 상실증 환자..
웃고 돌아서 생각해보니 제 자신이 부분 기억 상실증 환자더군요..
지체들이 맘상하게한 말한마디..
묻는 말에 썰렁하게 대답한 긴 얼굴들
어렵고 짜증스런 환경들
좁혀들고 옥쬐는 주님의 손길
미움
원망
시비
환멸
..
..
이런 것들은 잘도 기억하면서..
주님이 다 기억할 수도 없는 돌봄들
지체들이 따뜻한 위로의 말한마디
고생한다며 이유없이 사주던 지체들의 점심들
주님의 사랑스럽고 달콤했던 누림의 순간들
죽네 사네 울며 불며 기도할때마다 들으셨던 기도응답들
..
..
..
어찌 이런 일들은 기억을 못하고 아프고 힘들었던 일들 특별히 지체들에 대한 원망거리는 날짜까지 시간까지 삿갈리지도 않고 어찌 그리 기억을 잘하는지요..
넘치는 주님의 공급과 지체들의 돌봄은 그순간 감사하며 몽땅 뒤로 놓고 기억도 못하면서...
주님께 헌신한다 말만해놓고 왠지 손해보는 것같아 주님도 기억 못하셨슴좋겠다 싶어 내가 먼저 기억 상실증에 걸려버리고..
주님이 기억나게 하시면 다 알면서도 언제 그랬냐는듯 멀뚱한 얼굴로 주님께 대하는 정말 코믹 드라마 같은 부분 기억 상실증...
이순간 이후부터
주님에 관한 모든 적극적인 것만 기억하고..
소극적이 모든 것은 다 망각하는
부분 기억 상실증 환자가 되길 사모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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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눔터
부분 기억 상실증
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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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4.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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