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토트넘에서는 연간행사가 있었다. PFA 올해의 팀이 발표되고 나면 토트넘의 골키퍼 코치들이 왜 휴고 요리스의 이름이 간과되는지 궁금해하며 고개를 가로지르는 일이 그랬다.
언제나 요리스는 위대한 골키퍼들 - 다비드 데 헤아 (6차례 PFA 올해의 팀에 선정), 페트르 체흐와 경쟁한 이후에는 에데르송과 알리송 - 과 경쟁했지만 그를 높이 평가하던 그의 동료들은 요리스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 있다는 것을 정말로 믿지 못했다. 겸손하고 잘난 체하지 않는 요리스가 이런 일에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마 요리스가 제외된 것은 어쩌면 그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키퍼에는 항상 들어갔지만 다른 선수들이 더 시선을 사로잡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요리스가 일반적으로 저평가되서일 수도 있다.
토트넘과 관련있는 몇몇 사람들의 눈에는, 그리고 그와 함께하면서 그의 위대함을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그렇다. 지난해 요리스가 토트넘 역사상 가장 많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선 선수가 되면서 이 부문 2위로 밀려난 데런 앤더튼은 요리스가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기 전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너무 저평가돼서 화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요리스는 또다른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 2012년 8월 31일 질질 끌었던 협상 끝에 토트넘에 합류한 지 정확히 10년이 되었다. 꾸준함과 그의 성취가 종종 당연시 여겨지는 선수를 주목할 적절한 때다. 토트넘이 이적시장 마감 전에 3순위 혹은 4순위의 공격수를 데려올 거라는 추측에 요리스의 구단 합류 10주년이 가려지는 것도 어쩐 일인지 딱 맞는 것처럼 느껴진다.
AVB시절 영입된 그는 지금까지 6명의 감독(라이언 메이슨 임시감독까지 더하면 7명)과 함께했고 지금까지 420경기에 출전했으며 이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선수들 중 10위 안에 해당되는 수치다. 프리미어리그 시대에서 토트넘 소속으로 요리스보다 더 많은 경기(340)에 나선 선수는 없으며, 그보다 많은 클린시트(122)를 기록한 선수도 없다.
지금의 토트넘에서 그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인물 - 그와 비슷하게 구단에 합류했던 대단한 선수들(토비, 베르통언, 에릭센 등)보다 더 오래 남아있다. 아주 재능있던 25세 때 합류한 그는 이제 34세의 프레이저 포스터, 33세의 이반 페리시치보다 더 많은 35세의 나이가 되었다.
2012년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라치오를 상대로 데뷔할 당시 그와 같이 뛰었던 선수들 중에는 가레스 베일(2020년에 잠시 복귀), 메이슨(이제는 코치이자 임시감독도 수행) 그리고 저메인 데포(최근 아카데미 코치로 복귀)가 있었다. 윌리엄 갈라스가 토트넘 벤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다른 세계처럼 느껴진다.
이 당시에도 레블뢰의 주장이었던 그는 그러나 처음에 브래드 프리델의 백업으로 시작해야 했다. AVB는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거의 매번 왜 요리스가 주전이 아닌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디디에 데샹 프랑스 국가대표팀 감독은 요리스의 토트넘 이적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묘사하기도 했다.
처음에 요리스의 팀동료들은 그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잘 알지 못했다. 그들은 요리스의 명성 - 그리고 레블뢰의 주장 - 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용하고 겸손하다는 사실에 약간 놀랐다. 그들은 점차 요리스가 고함지르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강하게 느낀다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었다.
2012년 11월 중순이 되자 요리스는 프리델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찼고 빠르게 구단의 기준이자 참조의 대상이 되었다. 골키퍼로서, 프리델은 그의 동료에 스킬에 눈이 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빠르다. 가까운 거리에서의 선방 능력과 첫 발 스타트 능력이 일품이다."고 언급했다.
프리델은 요리스를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15명의 골키퍼 중 한 명에 넣을 거라 덧붙인 한편 토트넘의 코치들은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팀같은 영예에 그의 이름이 아닌 라이벌들의 이름이 들어가자 "왜 요리스는 안 되는거야?"라고 꾸준히 의문을 제기했다. 토트넘의 골키퍼 코치들은 절대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요리스를 알기에 그를 밀어붙이려 할 것이고 이는 에이전트도 없고 브랜드 스폰서십과 자신의 프로필을 만드는 데에 관심없는 전형적인 요리스다운 모습이다.
구단 내 다른 사람들도 요리스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2020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3순위 골키퍼 브랜든 오스틴은 "그의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본지의 골키퍼 코치이자 프로 골키퍼 출신 맷 피즈로우스키는 요리스가 저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로 그가 유난히 대단한 키퍼 - 특히 알리송, 에데르송 그리고 데 헤아 - 시대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단 내에서 그가 가지는 중요성은 머지않아 분명해졌다. 2015년 그는 주장이 됐고 다음 해의 토트넘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골을 실점한 팀이 됐다. 그 다음 시즌에도 마찬가지였고 17-18시즌에는 최소실점 3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요리스는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최고 기록인 16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구단 내 사람들은 여전히 2016년 10월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충격적인 선방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가는 길에도 요리스는 여러 차례 중요한 선방들을 해줬다.
이 과정에서 좋지 못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혼란스러웠던 2018년과 2019년 이후 부상에서 돌아온 2020년 초반부터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줘왔다.
그리고 우리가 지난 몇 년간 그에 관한 말을 거의 듣지 못했다는 사실은 구단에게 아주 좋은 위치를 가져다주었다. 지난 몇 년간 리버풀, 첼시 그리고 아스날같은 팀들이 키퍼 때문에 견뎌온 사이코드라마를 생각해봐라. 심지어 유나이티드도 데 헤아가 후방에서 전개할 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리스는 이와 달리 계속해서 눈에 띄는 숫자들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슈팅을 막아내는 데에 뛰어난 선수고 이는 아래의 그래픽에서 잘 드러난다. 2년 전 요리스는 기대득점수치(xG) 대비 얼마나 많은 골을 키퍼가 허용했는지 계산하면서 나온 실점 억제 부문에서 1등이었다.
이 수치에 의하면 당시의 요리스는 예상보다 5.4골을 막아냈다 - 비록 지난 시즌 xG보다 1골 더 허용했지만 말이다. 지난 10년간 요리스는 슈팅 방어에 있어서는 엄청난 시즌들을 보내왔는데, 16-17 시즌의 경우에는 예상보다 10골 이상을 막아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도 그는 여전히 엄청난 선방들을 보여줬었다. 아래 그래픽에 있는 큰 검은 원은 xG값이 높았지만 그가 막아낸 슈팅들이다.
아래의 그래픽은 요리스의 슈팅 방어 능력을 그의 경쟁자들과 비교한 것이다.
지난 시즌 요리스가 종종 박스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전에 그를 향했던 비판들은 처음에는 스위퍼 키퍼로 여겨졌지만 몇 차례의 실수를 범한 후 망설여졌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지난해 본지의 골키퍼 데이터 분석가 존 해리슨이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지난 시즌의 요리스는 17-18 시즌 이후 90분당 박스 바깥에서 한 수비적 행위가 가장 많았다.
요리스는 또한 이전보다 점점 덜 롱볼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콘테 하에서 그는 이전보다 롱볼을 줄였고 이는 13-14시즌의 절반 가까이 되는 수치였다. 지난 시즌 홈에서 울브스를 상대로 실점한 2번째 골을 제외하고 큰 놀라움 없이 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공로고, 특히나 데 헤아나 체흐같이 위대한 키퍼들도 꾸준히 짧은 패스를 하도록 요구받을 때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눈에 띄는 골키퍼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요리스가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에서 중요한 또다른 부분은 그의 조용하지만 존경받는 리더십이었다.
전형적인 솔선수범형 캡틴인 요리스의 지능은 그가 빠르게 토트넘에서 존경을 얻는 데에 도움을 줬다. 그는 심지어 다니엘 레비 회장에 영향력을 끼치며 구단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그와 상의하기도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는 거칠게 말하는데, 가장 유명한 인터뷰는 2021년 3월 자그레브 원정에서 수치스러운 3-0 대패를 당해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한 후 팀에 대해 말했던 일이다. 당시 그는 기본과 기초의 부족을 언급했고 팀동료들에게 팀의 방식을 따르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요리스의 친한 친구는 지난해 본지에 "휴고는 아주 총명하지만 울화통을 터뜨릴 수도 있다. 경기에서 지면 그는 정말 열받는다. 그는 정말로 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많은 토트넘 선수들은 그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요리스는 그러한 멘탈리티를 팀에 심으려 노력했고 라커룸에 천성적인 리더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때로는 리더십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짊어지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그와 비슷한 안토니오 콘테의 부임은 요리스로 하여금 다른 선수들도 그와 같은 태도를 가질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 이는 그가 올 여름 FA가 될 기회를 거절하고 1월에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이유 중 하나기도 했다.
구단에 대한 그의 충성심도 유명한데,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적에 매료된 적이 없고 2015년 여름 데 헤아가 팀을 떠날 것처럼 보일 때 그에 대한 유나이티드의 관심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었다. 몇 년간 이어졌던 PSG와 로마 같은 구단들의 관심도 있었지만 그의 미래를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지 기억하는가? 요리스와 그의 아내 그리고 세 아이들이 북런던에 잘 정착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패배에 대응하는 것에 대해 콘테는 지난 시즌 토트넘 선수들이 자신만큼 패배를 아프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때 패배를 너무 심하게 받아들여 지고 나서 3일간 아내와 대화하지 않은 적도 있던 요리스에게 이는 기분 좋은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이제 아이들이 있기에 3시간만 침묵한다고 농담하는 요리스지만 말이다. 주장으로서의 요리스는 그의 전임자인 레들리 킹 - 킹은 많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그가 말을 하면 모두가 주목했다 - 과 비교된다. 토트넘의 주장이었던 마이클 도슨은 2019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프리델은 말을 멈추지를 않는 반면 요리스는 좀 더 신중했다. 그는 소리를 지르거나 고함치기보다는 약간의 정보와 위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꽤 조용한 인물이었고 사려 깊은 사람이며 아주 지능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요리스의 지능은 종종 자기 성찰로 넘어가고 그는 콘테처럼 비디오 분석에 관심이 많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실수들을 반성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며 때로는 코치들과 동료 키퍼들이 놀랄 정도로 스스로에게 가혹하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하면 기죽을 수도 있는 선수다.
이러한 분석 수준 때문에 그가 은퇴하면 감독으로 갈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먼 이야기가 될 것이다. 프리델은 요리스가 5년 후인 2027년 - 요리스는 이 해에 40세가 된다 - 에도 그가 토트넘의 키퍼가 될 거라 믿고 있다.
만약 그가 지금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그는 프리델의 말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언젠가는 고향팀인 니스로 돌아갈 거라는 예상이 있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임박한 것이 없다.
아직 요리스를 위한 토트넘의 기념경기도 계획된 게 없으며 그가 이러한 일을 꽤나 불편하게 생각할 거라 상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팬들과 동료들 사이에서 지난 10년간 보여준 경기장 안팎에서의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https://theathletic.com/3544514/2022/08/31/hugo-lloris-tottenh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