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강아지 못난 똥강아지
#2。
‥‥‥‥Miss You.
거실쇼파에 벗어놓은 패딩하나만 대충걸친체,
츄리닝차림에 이추운 겨울에 맨발에 쓰레빠하나 질질 끌며,
지하는 그렇게 다급히 어디론가 향했다.
'이마트맞지? 여기서 제일 근접한 마트는 그곳밖에 없다. 김아연, 왜돌아온거야. 도대체!'
지하는 뭐가 그렇게 다급한지 쓰레빠가 끌리는 소리가 멈추질 못한다.
얼마나 한참을 끌렸을까 지하의 하얀 입김이 헉헉 소리에 거칠게만 보인다.
대충주머니를 디지면 꼴랑 3000원 담배하나사면 500원밖에 남질않는 돈이다.
지하는 대충 머리를 긁적이다 이내 춥다는걸 뒤늦게야 늦겼는지 가까운 작은 슈퍼로 들어갔다.
"아줌마! 엔츠엔츠"
"응? 뭔츠?"
"엔츠엔츠!! 담배요 담배"
"학상- 학상한테 담배안.."
"아 대학생한텐 담배도 안파남!"
"대학상이여?"
"제가 이렇게 점고 늠름해서 그런가본데요! 아줌마 이래뵈도 나 대학생이에요, 담배줘요"
"....저기 학상 담배 뭐줘?"
"....저거요, 아 됐어요. 아무거나주세요"
대충 아줌마가주는 담배를 멍하니 보던 지하의 표정은 점점 굳어저만갔다.
하필이면 그녀가 제일 싫어하던 담배..
새로나왔다며, 순하고좋다며 그뒤 그녀가 권한것이 바로 엔츠였다.
지하는 결국 안돼겠다싶어 이리저리뒤지다 구석에 세워둔 엔츠를 집으며말했다.
"아줌마, 앞으로 젊은사람들.. 저같은 사람들오면! 이거주면돼요."
"이거- 새로나온기라 암두 안사~"
"그냥 이거주면돼요! 여기 돈이요-"
"응, 자, 잔돈~ "
"수고하세요- 아, 라이타는 제이름으로 달아놔요~"
그렇게 대충 슈퍼에서 빠져나온 그는 담배한개피를 입에문체 패딩주머니에 두손을 찔러넣으며 천천히 걷기시작했다.
그녀가 좋아하던 커피를 팔던 카페, 그녀와 함께걷던 골목길..
그리고 그녀와의 첫키스장소..
떠오르는곳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지하는 느끼고있었다, 그녀는 그가생각하는 장소 그 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몇차레 동네를 돌다가 애기생각에 지하는 급히 뒤돌아 뛰기시작했다.
툭/
누군가와 부딫이긴 했는데..
지하는 그 누군가보단 떨어진 담배에 기분이 상해버렸다.
그러나 지금 그에겐 자기기분보다 애기가더 걱정이다.
혹시나 울거나 혹시나 새끼들, 그럴일은 없지만 애기를 갔다버리거나하면..
어휴- 지하는 조금만더 생각하다간 그자리에서 욕설을 퍼붓다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죄송합니다."
"아..유.."
그렇게 달려가는 지하의 뒷모습.
그녀는 한참을 그렇게 지하의 뒷모습만 바라본체 그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자신의 어깨너머로 덜어진 비파만 담배를 보며 살짝 미소지을 뿐이었다.
흐르는 눈물한방울에 감춰진 작은 미소를..
집에 도착한 지하는 애기부터 찾는다.
곤히 자는 애기에 도진이는 시끄럽다며 조용하라고 성화다.
그제야 숨을 돌리기 시작하는 지하.
녀석들 역시 지하에겐 부모이상으로 필요한 존재다.
어느새 엉성한 밥상을 차려놓고선 밥부터 먹으라며 지하를 부축인다.
"......너, 그기집- 아니, 걔보단 그새끼부터 먼저 찾아야 하는거아니냐?"
"누구-"
시우의 물음에 시큰둥하게 지하가 대답한다.
"누구긴 누구야!"
"냅둬, 그새끼가 누군지 아연이도 모르고 나도몰라. 찾지않아도되."
"애기가 무슨 어디서 주워온 강아지도 아니고 언제까지 데리고살려고, 이러다 아예 호적에도 올리겠다?"
"되면-"
"야!"
"시끄러- 애기자."
"류도진, 유지하. 쌍으로 아주 애기애기 솔직히 마음에 안든다. 난 아직도.."
시우의 마음을 이해못하는건 아니었다.
한새도 광수도 아직 애기를 탐탁지않게 생각한다는걸..
그래도 그땐..
아연이에게 애기를 맡길수없었다.
누가 뭐래도,
어느누가 어떤새끼가 아연이를 욕해도,
지하에겐 친구였고,
지하에겐 동갑내기 자신의 마음을설레게한 첫사랑이였으며,
......하나의 여자였다.
"근데, 김아연이 찾아와서 애기달라그러면, 어쩔꺼야?"
해빈이의 질문에 지하는 뜨던 수저를 내려놓았다.
사실 거기까진 생각해보진 못했다.
아무말없이 모두 지하에게 시선이 머물렀고, 지하는 그 어떤대답도 쉽게 내뱉을수없었다.
때마침 반갑게 애기가 울기시작했다.
"귀져기는 확인했냐? 우리 똥강아지는 누구들이랑 달라서 깔끔하다고-"
"그놈의 똥강아지가 얼마나 귀하다고-"
언제나 지하말의 토달기를 하는 시우지만, 질문의대한 어느 집착도 하지않았다.
사실 해빈이의 질문에 지하는 두려웠다.
언제부터 그렇게 소중했다고.. 자기자신이 한심했는지 우스울뿐이다.
그렇게 여느때처럼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들에게도 크리스마스가 왔다.
광수가 새로사온 이쁜옷에 한새가사온 신발도신고,
춥다면 해빈이가 끼여준 작고 작은 장갑에 지하는 애기를 유모차에 앉힌체 거리를 나왔다.
[설마 그꼴로 시내에 갈꺼냐? 시내에 너모르는인간 없이 임마. 너 니무덤파지마라]
[미안해, 지하야. 오늘은 애기랑 못있을꺼같아 대신 도진이보낼께!]
[애기야~ 미안타~ 애기아빠, 너도미안타. 내가 좀 야 좀 바빠.]
[알지- 우리, 곧 미국가느라 이번크리스마스는 시간이없다~]
[그래, 미안하다. 도진이나 해빈이한테 연락해봐-]
용기있게 애기를 데리고 시내에도 못나갈 판인데..
삼촌이란 작자들도 애기옆에 있어주질 않는다.
그렇다고 집안에만 있을수도없으니, 지하는 캐롤이 울리는 거리라도 나서야겠다며 나온것이다.
"여기는 애기야. 너네 엄마가 좋아하던 거리야.."
천천히 걸음이 느려지고..
지하는 자구만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아연이는 사실 처음부터 지하의 여자가 아니였다.
처음 아연이를 만난건, 늦은밤 시내.
하루하루 몸으로 때우며 살던 아연이를 시우가 불쌍하다며 꺼내온것이다.
그렇게 몇일 시우와 지내던 아연이가 지하를 좋아하게되버렸다.
바보같이,
처음엔 동정심이었을 뿐인데..
너무 사랑하게 되버린건 오히려 지하가 되버렸다.
그런 지하를 이렇게 덜렁 두고가버린 아연이.
하지만 그렇게 보내버린건 자기자신이라는걸 증명하듯 애기가 응얼거린다.
"내가, 내가 니아빠야. 그리고 김아연이 니엄마야.. 니엄마야. 김아연, 바보같은애.."
"지하야!"
"아.. 너.."
"오랜만이다아! 애기는 누구야?"
"아.. 똥강아지."
"응?"
"똥강아지-"
"아.. 뭔지모르겠지만 데게 못생겼다~"
"이쁘게생긴거야. 너 눈깔이 뼛냐?"
"..애기는 다싫어. 징징대고 침만 흘리고 아휴~"
"저리꺼져, 애기앞에서 그딴소리 지껄이지마라."
"너나 애기앞에서 그게 무슨 말투냐! 그것보단- 이번 크리스마스 파티엔 왜 안왔어~"
"보면모르냐?"
지하와 어렸을적부터 알고지내던 은혜.
은혜는 지하네 아버지가 유독 좋아하는 아이이기도하다.
깐깐하고 깔끔한성격에 털털하기까지하는 그녀는 지하와 비슷한 점들도 많다.
"연락도 끊긴지 몇년이냐- 정말. 너 여자만난다는 소리는 잠깐들었는데.."
"이제 없어"
"...그래? 잘됐다. 근데 설마- 이애기는"
"내새끼"
"거짓말! 야! 너 아버님이 아시면정말~"
".....그러니까 걱정이다. 이제 집으로 들어가면.."
"어쩔꺼야.. 그날 나도 같이갈까?"
"니가 가서 어쩔건데?"
"아버님 원래 내가 잘못한건 잘 용서해주시잖아.. 그러니까 잘말려는볼께.
...몸파는 여자 만났다더니.. 그여자가 너한테 애 떠넘기고 가든? 못된기집애네!"
"닥쳐"
너무나도 차갑고 날카로운 지하의 말투..
오랜세월 함께한 은혜기에 지하의 말투와 목소리톤만 들어도 거의 모든상황을 파악할수있는 그녀였다.
"....알았어. 애기야~ 안녕?"
너무 해맑게 웃는 애기.
흔드는 은혜의 손가락은 작은 손으로 꼬옥 잡는다.
그런 애기의 모습에 은혜는 자기도 모르게 그자리에 앉아서 한참을 애기를 바라보고 있다.
"너 안가냐?"
"오늘 너혼자 애보는것도 쓸쓸하잖아. 나랑 같이있자."
"귀찮아. 쓸떼없는 짓이다."
"너한텐 그래도, 얘한테는 아닐껄? 그치 아가~"
"쳇.."
한참을 애기를바라보던 지하는 모르겠다는듯 가까운 벤치에 안장 담배를물었다.
은혜는 온갖인상을 쓰며 애기옆에서 뭐냐며 궁시렁되기 시작했다.
"니가 애기엄마냐?"
"왜? 애엄마아니면 이런소리도못하냐?"
"시끄러..나 곧 집에 들어가면 줄줄이 니 잔소리 들을게 뻔한데.."
"지금부터라도 들어! 그럼."
"지겨워-"
"....내일들어가는거야?"
"이틀뒤-"
"애들이서운하겠다. 특히도진이"
"그렇지뭐.."
"복학하면되지, 도진이도~"
"그렇게좀 해야하는데, 새끼 학교는 죽어도싫데.."
"...으이고.. 그래도 머리하난좋은데."
"인정머리?"
"훗- 맞아.. 인정머리.."
은혜는 한참을 애기를 쓰다듬다가 지하앞으로 성큼다가왔다.
자신을 내려다보며웃는 은혜를 보며 인상을 쓰며 담배를 문체 지하가묻는다.
"애기한테가, 왜 내앞에서 알짱거려?"
"애기엄마할까?"
"뭐?"
"나말야-"